로그인

[신차 시승기]도요타 최상급 모델 ‘아발론 하이브리드’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20-08-31 17:37:00업데이트 2023-05-09 15:30:16
인간은 시각에 매우 예민한 종족이다. 그래서 눈앞에 무언가 지나치는 순간 머릿속에선 판단이 금세 내려진다. 심지어 그 짧은 시간 안에 호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섣부른 결정은 금물이다. 겉모습보단 내실을 따져 봐야 비로소 고유 가치가 전달되기 때문이다.

최근 만나본 도요타 최상급 모델 ‘아발론 하이브리드’는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충족시킨 차였다. 도요타 디자인은 8세대 ‘캠리’ 이후 완전히 달라졌고,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을 통해 완성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아발론 디자인은 이질감에서 오는 묘한 매력이 있다. 아발론은 전체적으로 날렵한 형상이다. 외형은 스포츠카 같지만 플래그십 다운 품격을 놓치지 않았다. 풀 LED 헤드램프와 언더 그릴을 강조한 전면 디자인은 과감하면서도 세련된 아발론의 저중심 스탠스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는 향후 도요타가 지향하는 디자인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특히 아발론에는 ‘보다 좋은 차 만들기’를 위한 도요타 TNGA 플랫폼이 들어가 디자인뿐만 아니라 주행성능도 크게 개선됐다. 첨단 기술인 구조용 접착제와 레이저 스크류 용접(LSW) 공법을 적용해 차체강성을 높여 뛰어난 승차감과 고속에서의 주행안정성을 실현한 것. 그 결과 보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해졌다.

실제로 아발론은 서울 서초동에서 경기도 남양주까지 왕복 약 60km를 달리는 내내 거침없는 주행 능력으로 도로 위를 장악했다. 저속에서는 전기모터의 뛰어난 토크를 경험할 수 있고, 속도를 더 올려보면 2.5ℓ 직렬 4기통 다이내믹 포스 엔진 위력이 그대로 나온다. 가속페달의 즉각적인 반응은 독일 고성능차 못지않았다. 이 차는 20% 효율을 높인 파워컨트롤 유닛과 트랜스미션이 결합돼 218마력의 시스템 총 출력을 낸다.

아발론은 도요타 최상위 차급답게 편안한 주행감도 제공한다. 새로 개발된 맥퍼슨 스트럿 프론트 서스펜션 및 더블위시본 리어 서스펜션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한 편안함과 높은 수준의 직진주행성을 보여준다. 또한 서스펜션 암, 부싱 및 쇽 업소버를 최적으로 배치해 고르지 않은 도로 주행 시에도 충격을 최소화했다.

정숙성은 편안한 주행감을 배가 시킨다. 대시보드패널, 바닥, 천정 부위 등에 광범위하게 흡∙차음재를 최적으로 재배치해 소음을 최대한 억제했다. 4점식 엔진 마운트 배치를 통해 엔진 진동도 크게 줄였다.

다만 주행 중 운전자를 돕는 주행 보조 장치는 경쟁차들에 비해 다소 부족해보였다. 이 차에는 주행 중 차선 중앙을 유지해주는 기능이나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지능형 크루즈컨트롤이 빠져 운전자가 장거리 운행 시 부담감을 느낄 수 있다. 현재 아발론은 차선 이탈 시 경고만 해주는 수준이다.

편의사양은 무난한 편이다. 대형 세단인 만큼 넉넉한 트렁크 공간과 여유로운 뒷좌석 레그룸, 헤드룸이 돋보인다. 여기에 60대 40 리어 폴딩 시트, 탑승자의 위치를 고려한 S-플로우 에어컨디셔닝 시스템, 넓은 개방감을 주는 썬루프,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등 탑승자를 배려했다.

시승을 마친 후 연비는 공인 복합연비(16.6km/ℓ)를 훌쩍 뛰어넘는 21.4km/ℓ를 기록했다. 차량 특성 파악을 위해 급가속과 급정거를 자주했지만 저속 주행이나 일정한 속도 유지 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절히 활용한 결과다. 계기판에 나오는 하이브리드 시스템 에코 모드 수치를 올리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발론 하이브리드 가격은 4673만 원이다. 국산 대형차 최상위 트림 수준으로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

남양주=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