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쉐보레 트래버스…한국GM의 ‘정공법’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10-04 08:00:00 수정 2019-10-04 08:00:00

○ 쉐보레 트래버스, 한국GM 구원투수로 등판
‘기묘한’ 판매 및 마케팅 전략에서도 한국GM이 트래버스와 콜로라도에 거는 기대감을 엿볼 수 있다. 먼저 한국GM은 신차 출시에 앞서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했다. 트래버스와 콜로라도가 전량 미국에서 생산돼 국내 도입되는 차종인 만큼 철저하게 ‘수입차’로 관리해 마케팅을 전개하겠다는 의도다. 이를 통해 다른 대형 SUV와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모양새다. 트래버스 국내 판매 가격은 4000만 원 중반부터 시작한다. 국산 모델인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보다 높게 책정됐지만 수입 모델인 ‘포드 익스플로러(5000만 원 중후반)’와 비교하면 해볼 만하다.

제너럴모터스(GM) 본사 입장에서 보면 현지 인기모델을 굳이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한국에 내어줄 필요가 없어 보인다. 트래버스는 작년에만 2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한 모델로 생산물량을 모두 현지에서 소화 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GM은 지속적으로 GM을 설득하면서 트래버스의 국내 출시를 타진해왔다. 작년 여름 트래버스를 국내에 처음 소개한 후 출시까지 1년 이상 걸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국 공장 생산계획을 조율하고 국내 모델 사양을 결정하는 등 수입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관의 경우 첫 눈에 봐도 거대한 몸집이 인상적이다. 크기에서 느낄 수 있는 존재감이 주변을 압도한다. 사실 지난 2009년 선보인 1세대 트래버스는 미국 시장에서 ‘풀사이즈(초대형) SUV’로 분류돼 판매됐다. 8인승 탑승 구조로 만들어졌고 경쟁사 모델보다 차체 크기가 컸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트래버스가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와 동급으로 분류됐던 것이다. 국내 출시된 현행 트래버스는 2세대 7인승 모델로 2017년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차체 길이는 이전 세대 모델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미국 시장 기준이 변경되면서 2세대 모델부터는 ‘미드사이즈 SUV(Mid-Size SUV)’로 분류돼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다른 업체들이 SUV 덩치 키우기에 나선 영향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트래버스를 비롯해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모하비(현지명 보레고), 텔루라이드, 포드 익스플로러 등 국내에서 대형 SUV로 불리는 모델들은 실제로 미국에서 미드사이즈 SUV로 분류된다.

육중한 체구지만 외관 디자인은 도시적인 느낌이 강하다. 브랜드 특유의 듀얼포트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중형 세단 말리부 등에 적용된 쉐보레 ‘패밀리룩’이 곳곳에 녹아들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이지만 체구에 걸맞게 조금 더 과격한 스타일을 기대했다. 콜로라도와 패밀리룩을 이뤘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RS 트림’이나 ‘레드라인 스페셜 에디션 트림’을 선택하면 다소 심심한 디자인이 보완된다. RS 트림은 블랙 엠블럼과 20인치 다크 알로이 휠, 블랙 크롬 그릴 및 안개등 베젤 등이 적용된다. 레드라인 에디션은 전용 20인치 휠과 레드 컬러 포인트, 다크 테일램프 등이 더해진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쉐보레 보유자들에게 익숙한 구성이다. 특히 공조기 버튼과 기어노브 디자인이 말리부와 비슷하다. 화려한 치장보다는 실용성에 중점을 둔 모습이다. 익숙함을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지만 단조로운 구성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덩치에 걸맞게 실내공간은 여유롭다. 좌석이 2+2+3으로 배치된 7인 탑승구조로 이뤄졌으며 2열 좌석은 독립식 ‘캡틴시트’가 적용됐다. 3열 시트 레그룸은 850mm로 동급에서 가장 넓은 수준이라고 한국GM 측은 강조했다.




파워트레인은 3.6리터 V6 가솔린 직분사 자연흡기 엔진과 하이드라매틱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3.6리터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은 GM 산하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이 주력으로 내세우는 엔진으로 이미 다양한 차종을 통해 검증을 마쳤다. 이 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국내에 처음 도입된 구성이다. 향후 연식변경 될 ‘캐딜락 XT5’에도 해당 조합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주행 초반 고배기량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묵직한 감각이 인상적이다. 2톤(공차중량 2090kg)이 넘는 차체를 가볍게 밀고 나간다. 스티어링 조향 감각은 부드럽다. 한 손 조작도 무리가 없다. 여성 운전자들이 긍정적으로 여길 수 있는 요소다. 저속에서는 정숙하지만 발끝에 조금만 힘을 주면 경쾌한 엔진음이 울리면서 즉각 달려 나갈 채비를 갖춘다. 엔진음은 기계적인 튜닝이나 기교가 더해지지 않았다. 자연흡기 고유의 ‘날 것의 맛’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요즘 흔한 터보 엔진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감성이다.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평소에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하지만 요철이나 험로에서는 꽤 단단하게 하체를 잡아준다.


기본 적용된 사륜구동 시스템은 ‘스위처블 AWD(Switchale AWD)’ 기술이 탑재돼 필요에 따라 전륜구동 모드(FWD)와 사륜구동 모드(AWD)를 운전자가 직접 전환할 수 있다. 전륜 모드에서는 프로펠러 샤프트 회전을 차단해 불필요한 동력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오프로드 구간을 체험할 수 있는 짧은 시승 코스도 마련됐다. 좁은 산길을 따라 언덕을 오르내리는 최대 10° 경사로 이뤄진 코스였다. 비가 내려 길이 미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정도 구간에서는 트래버스의 오프로드 성능을 정확히 확인해 볼 수 없었다. 전륜구동 모드로도 충분히 산길 주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래버스에는 강력한 오프로드 기능이 탑재돼 있다. 간편한 다이얼 조작으로 구동방식 변경 뿐 아니라 통합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 이 모드는 진흙과 모래 등 험로 환경에서 지면 상황을 스스로 감지해 구동력을 배분하고 엔진동작을 제어한다. 여기에 트레일러 견인을 돕는 토우홀 모드까지 적용됐다. 캠핑 등 레저를 즐기는 소비자에게 적합한 기능으로 트레일러나 카라반 견인 상황에 따라 변속패턴과 토크 배분, 스로틀 민감도 등을 최적화해 안전한 견인을 지원한다. 쉐보레에 따르면 트래버스는 별도의 차량 개조 없이 최대 2.2톤에 달하는 트레일러를 견인할 수 있다. 헤비듀티 쿨링 시스템과 히치 가이드라인, 히치 뷰 모니터링 시스템 등은 안정적인 트레일링 퍼포먼스를 위한 브랜드 고유의 기능이다.




준비는 끝났다. 한국GM에 따르면 트래버스는 이달 초부터 영업소에 전시돼 소비자를 맞이하게 된다. 정식 출고는 10월 말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사전계약 물량은 공개할 수 없지만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특히 약 일주일동안 700대가 계약된 콜로라도보다 계약 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 관계자는 “트래버스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예상보다 뜨겁다”라며 “월 400~500대 정도 판매되면 성공적인 실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래버스는 국내에서 사양에 따라 LT 레더(Laether), LT 레더 프리미엄, 프리미어 등 3가지 트림과 스타일 패키지인 RS와 레드라인 등 총 5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가격은 LT 레더가 4520만 원, LT 레더 프리미엄 4900만 원, RS 5098만 원, 프리미어 5324만 원, 레드라인은 5522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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