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승기]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 심장 울리는 환상 질주 실현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9-03-19 08:57:00 수정 2019-03-19 17: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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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왼쪽)와 콰트로포르테.

한동안 영국 전설의 밴드 ‘퀸’에 빠져 살았다. 수십 년 전 활동했던 무대 영상은 물론, 퀸과 연관된 모든 것을 틈만 나면 찾아다녔다. 차에 오르면 매번 퀸 음악을 트는 습관도 생겼다. 지금도 재생 목록에 담아둔 첫 번째 곡은 보헤미안 랩소디다.

얼마 전 마세라티 ‘그란카브리오’를 만났을 때도 퀸은 곁에 있었다. 여행길에 듣는 노래는 언제나 흥을 돋운다. 3시간 가까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라 음악은 더더욱 필수 요소였다.

마냥 여유로운 음악 감상은 오래가지 못했다. 그란카브리오 주행 5분 만에 오디오시스템을 완전히 꺼버렸다. 이 순간만큼 좋아하는 퀸도 잠시 잊게 할 정도로 강력한 자극이 심장을 울려댔다. 처음 접해보는 그란카브리오의 엔진 배기음에서 강렬함을 넘어 파괴력이 느껴졌다. 순식간에 엔진 소리에 마음을 뺏겼다. 마치 첫 눈에 반한 이성을 본 것 같은 떨림이었다. 그래서 다른 소리에 한눈 팔 수 없었다. 오로지 그란카브리오에만 집중했다.

마세라티는 ‘고가의 악기’라는 별칭이 있다. 오케스트라 연주를 접하듯 속도에 따라 각기 다른 엔진 소리를 뿜어내는 능력이 출중하다. 기본 바탕은 중저음에서 시작하고, 음량은 상당히 우렁차다. 그란카브리오는 마세라티 라인업 가운데 엔진 배기음이 가장 화려하다. 배기음이 화려하다는 것은 바꿔 말해 최고 성능을 지녔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전세계 도로로 범위를 넓혀봐도 그란카브리오에 대적할만한 차는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그란카브리오는 ‘그란투리스모’의 카브리올레 모델이다. 레이싱 스타일 인체공학적 인테리어를 통해 마세라티 특유의 우아하면서도 스포티한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그란카브리오는 이전 모델 대비 더욱 날카로워진 전면과 웅장해진 후면, 역동적을 강조한 바디라인으로 정지 상태에서도 질주하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기존 돌출된 타원형 그릴은 대형 ‘상어 코’ 형태 육각형 그릴로 대체돼 역동성을 강조했다.

그란카브리오 실내는 매우 간결하다. 운전석에 앉으면 아날로그 계기판, 모니터, 변속기가 눈에 들어온다. 최신 전자장치로 치장하기 바쁜 다른 차들과는 확실히 다른 감성을 전달하는 설계다. 계기판 위쪽 마세라티 시계는 차 아날로그적 매력을 더욱 강조한다.

마세라티는 그란카브리오의 질주본능을 뽐내기 위해 레이싱 역량을 쏟아 부었다. 이 차에는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작된 4.7리터 V8 자연흡기 엔진과 6단 ZF 자동 변속기가 탑재됐다. V8 엔진은 마세라티 레이싱 혈통을 여실히 보여주는 고회전력 퍼포먼스와 즉각적인 반응력을 선사한다. 4.7초 만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할 수 있다. 최고 속도는 301km/h에 이른다.

시승 내내 그란카브리오 한계를 최대치로 끌어내기 위해 패들시프트만 사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가속페달을 꾹 밟자 엔진회전수는 단숨에 4000~5000rpm에 육박했다. 2단에서 예열중이던 그란카브리오는 변속 단수를 3단으로 넘기자 폭발적으로 튀어 나갔다. 변속 할 때 마다 뽑아내는 엔진 배기음은 압권이다. 주변 소리를 모두 잠재울 정도로 크고 날카로웠다. 엔진음은 확실히 운전의 재미를 가져다주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특히 섬세한 엔진 배기음은 마세라티만의 고유 가치다. GTA4 레이싱 차량과 같이 차량 후방 중앙에 재배치된 작고 가벼운 소음기는 스포츠 모드에서 숨이 멎을 정도로 짜릿한 사운드를 만들어 낸다.

2단에서 3단으로 변속되는 사이 속도는 이미 도로 허용 범위에 도달해 있었다. 주변에서 같이 달렸던 차들은 이미 뒤쳐진지 오래다. 새로운 프론트 범퍼와 프론트 스플리터는 차체 공기 흐름 분포를 개선하면서 이 같은 역동적인 주행을 가능케 한다. 그란카브리오는 최고 출력 460마력에 최대 토크 53.0kg.m를 발휘한다. 원하는 만큼 쭉쭉 뻗어나가는 그란카브리오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뻥 뚤리고 후련해졌다.

마세라티는 코너링이 좋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낮은 무게중심과 최적의 무게 배분 때문이다. 그란카브리오는 속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브레이크 조작 없이 곡선 주로를 쉽게 탈출했다. 위험 상황에서 각 바퀴에 고른 무게 배분을 통해 주행 경로를 벗어나는 롤 현상을 최소화해준 것이다. 브램보 브레이크 캘리퍼가 장착돼 제동력도 탁월했다. 아무리 속도를 높여도 운전자 의도대로 즉각적으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기 때문에 안전하고 즐거운 주행을 완성할 수 있다.

마세라티는 연료효율성을 염두하고 타는 차가 아니다. 질주에 최적화된 차다. 그래서 복합 연비 6.2km/ℓ는 충분히 납득 할만하다. 그란투리스모·그란카브리오 가격은 2억3400만~2억5400만 원이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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