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L사’에 도전장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04-07 08:44:00 수정 2017-04-08 09:16:25

“‘지금부터 그랜저IG 하이브리드와 L사 하이브리드 모델을 비교해보겠습니다.”
지난 5일 현대자동차 그랜저 하이브리드 언론 시승행사가 열린 서울 강서구 한 행사장. 이날 박상현 현대차 중대형총괄PM 이사는 신차의 경쟁 상대를 L사 모델로 지목하고 우위 항목을 조목조목 따져 나갔다. L사는 다름 아닌 일본 도요타 상위 브랜드인 렉서스. 비교대상은 ES300h.
현대차가 이번에 렉서스를 끌어들인 이유는 비교 모델보다 그랜저가 앞선 제원을 갖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 이사는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연비·가격·공간 활용성 등에서 상대를 압도하는 경쟁력을 갖췄다”며 “신차가 중대형 하이브리드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제원상으로 보면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L사 경쟁 모델보다 더 좋은 조건을 갖췄다. 연비는 0.9km/ℓ 앞선 16.2km/ℓ를 달성하고, 휠베이스와 너비도 각각 20㎜·4㎜ 길다. 이로 인해 실내 공간은 그랜저가 더욱 넓어 보인다. 특히 뒷좌석 무릎 공간이 넉넉히 확보돼 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트렁크 용량(426ℓ)도 12ℓ 더 크다. 무엇보다 두 모델의 가격은 세부 옵션에 따라 1730만~2500만 원 차이가 났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외관은 익숙하다. 기본적으로 그랜저IG 모습에 휠 디자인(17인치 에어로 다이나믹 휠)만 살짝 바뀌었고, 트렁크 도어 오른쪽 상단에 영문으로 하이브리드(hybrid)를 새겨 넣은 게 전부다. 실내에는 하이브리드 전용의 계기판을 달고, 최고급 트림에는 전 세계 자동차 최초로 코르크 나무를 사용했다.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본격적으로 차에 올라 현대차가 자신하는 신차의 주행 성능을 파악해봤다. 비교를 위해 이전에 ES300h를 타본 경험을 최대한 끌어내면서 시승에 나섰다. 이날 시승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파주 헤이리 마을을 오가는 왕복 약 80km 구간에서 이뤄졌다. 헤이리 마을에서 돌아오는 편도 40km 구간을 운전했다.

가장 먼저 계기판에 ‘EV’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전기모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저속 구간에서 주로 EV 모드가 작동된다. 모터출력은 기존 35kW(약 47.6마력)에서 38kW(약 51.6마력)로 바꿨다. 모터토크는 205Nm(약 20.9㎏·m)이다. 또한 모터 제어 로직을 개선해 연료 효율성을 전 세대 대비 8% 이상 높였다고 한다.
가속 페달에 일정한 힘을 주자 이내 엔진이 개입됐다. 가벼운 답력으로 다시 해봐도 EV 모드가 5초를 버텨내지 못했다. 더 이상은 교통흐름에 방해될것이란 판단에 시도를 멈추고 엔진의 도움으로 주행을 이어갔다. 어느 정도 속도가 붙자 EV 모드가 다시 활성화됐다. 배터리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를 밟을 때 충전을 착실히 하고 있었다.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실내 정숙성은 뛰어나다. 신차에는 도어 3중 실링과 함꼐 전면 윈드실드 및 앞좌석 도어 글라스에 차음 필름이 내장된 이중접합 차음 유리를 기본 적용해 외부소음을 차단한다. 능동부밍제어 기술로 엔진 구동소음을 최소화했다. 이로 인해 100km 이상 고속 구간에서도 소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옆 사람과 수월한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지능형 안전기술 패키지 ‘현대 스마트센스’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주행 중 차선을 벗어나면 센서가 감지해 경고음을 냈다. 이때 스티어링 휠은 조금 뻣뻣해져 차선이탈을 방지해준다. 다만, 이날 많은 비가 내려 도로 사정이 좋지 못해 센서 오작동이 잦았다.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 기능은 고속 구간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계산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거나 높여 잠시나마 운전자를 편안하게 해준다. 현대 스마트센스 패키지1은 145만 원, 패키지2는 155만 원에 선택가능하다.
서스펜션은 비교적 단단하게 설정이 돼있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울퉁불퉁한 도로를 지나칠때마다 차체의 균형을 잘 잡아줬다. 방지턱은 부드럽게 넘어갔다. 빗길 제동 성능은 나무랄 데 없다.
시승 후 연비는 제원과 똑같이 나왔다. 이번 시승은 비로 인해 노면 상태가 좋지 못해 급가속과 급정지 등 다양한 테스트가 불가능했다. 고속과 저속 구간 비율이 6대 4정도로 최종 연비는 16.2km/ℓ를 기록했다. 육중한 몸을 이끌고 이정도 연료 효율성을 보인다면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신형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 가격은 3540만~3970만 원이다. 엔트리 트림의 경우 기존 대비 26만 원 인하됐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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