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올 뉴 말리부 2.0터보 ‘타보면 공감할 몇 가지’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5-05 08:00:00 수정 2016-05-13 16:52:31

|
폰트
|
뉴스듣기
|
기사공유 | 
  • 페이스북
  • 트위터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바닥까지 밟고, 산길 와인딩에서 좌우로 심하게 몰아붙여도 좀처럼 단점을 찾기 힘들었다.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들은 고속에서도 적당히 잘 거르고 어지간한 속력에선 추월 가속력도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몇 가지 아쉬운 부분이 시승을 통해 엿보였다.

지난 4일 서울 광장동 W워커힐 호텔을 출발해 경기도 양평 중미산천문대를 왕복하는 120km의 구간에서 한국지엠 쉐보레 ‘올 뉴 말리부(Malibu)’를 타고 달렸다. 시승차는 최상위 2.0터보 LTZ 트림으로 서울춘천고속도로와 자동차 마니아들의 성지로 불리는 중미산 와인딩 코스를 포함해 신차의 운동성능과 실주행 연비를 위주로 상품성을 알아봤다.

9세대 완전변경모델로 출시된 신형 말리부의 외관은 앞서 지난해 선보인 쉐보레 임팔라(Impala)와 비슷했다. 차급을 뛰어넘은 차체 사이즈와 역동성이 강조된 외관, 첨단 기술력을 뽐내는 실내가 서로 닮았다.


신형 말리부는 전장×전폭×전고의 크기가 각각 4925mm, 1855mm, 1470mm에 휠베이스가 2830mm에 달해 이전 모델 대비 전장이 60mm, 휠베이스가 93mm 증대됐다. 실내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의 경우 임팔라와 비교해도 고작 5mm가 짧다. 특히 동급경쟁 모델 SM6 대비 20mm, 쏘나타와 K5 보다는 25mm가 더 길다. 전장 역시 SM6 보다 75mm, 쏘나타와 K5 보다 70mm 길며 사실상 준대형급 크기를 자랑한다.
전면부 디자인은 날렵한 모습의 HID 프로젝션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을 탑재하고 쉐보레 제품 라인업의 새 패밀리룩을 상징하는 듀얼 포트 그릴이 신차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후면부는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의 LED 테일램프와 스포일러 기능을 겸비한 살짝 올라간 트렁크 라인이 적용됐다. 측면은 지붕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C필러를 완만하게 떨어트려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킨다.

실내 디자인의 변화도 이전 세대에 비하면 큰 폭의 개선을 보인다. 스티어링 휠, 계기판은 물론 다양한 버튼들까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 적용되고 운전석 및 동반석과 더불어 2열 실내 거주성이 휠베이스 증대와 함께 대폭 확장됐다. 4.2인치 LCD 디스플레이와 결합된 계기판은 임팔라의 것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다양한 그래픽과 색상으로 멋을 부렸다. 다만 오밀조밀 구성된 탓에 시인성은 조금 떨어진다.
센터페시아 상단에는 터치스크린 타입 8인치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아래로 공조장치 버튼을 빼냈다. 쉐보레 마이링크 시스템을 제공하는 터치스크린 방식 고해상 디스플레이는 기본적으로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애플 카플레이 연동을 통한 전화 통화, 메시지 확인, 시리 음성 명령 등이 가능하다. 터치에 따른 빠른 응답성과 비교적 단순한 그래픽, 스마트폰과 유사한 구성은 친숙했다. 처음 사용하는 운전자들도 별다른 설명 없이 쉽게 조작이 가능할 것 같다.

다만 살짝 뒤로 누운 디자인 탓에 빛 반사로 인한 시인성이 떨어지고 실내에서 공조장치를 포함한 운전대 버튼들은 여유 간격 없이 붙어 있거나 크기가 작아 예기치 못한 조작을 유도해 불편했다. 또한 신형 말리부는 최고급 트림에서도 빠진 2열 열선시트 등 뒷좌석 편의장비 부족과 수납공간이 의외로 많지 않아 공간에 대한 배려를 감안하면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엔진 라인업은 1.5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과 2.0리터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으로 구성됐다. 4기통 1.5리터 엔진은 166마력, 25.5kg.m의 최대 출력과 토크를 바탕으로 기존 2.0리터 자연흡기 엔진을 대체한다. 캐딜락 CTS에 적용된 바 있는 4기통 2.0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은 253마력의 최대 출력과 36.0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해 기존 2.4리터 자연흡기를 대체했다.
1.5와 2.0 터보 엔진 모두 한국지엠 보령공장에서 생산되는 3세대 6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렸다. 다만 국내에 앞서 지난해 미국 판매를 시작한 모델들은 1.5리터와 2.0리터 모델에 각각 6단과 아이신의 8단 자동변속기가 적용된 바 있다.

차세대 지엠(GM) 중형세단 아키텍처를 바탕으로 개발된 신형 말리부는 기존 대비 커진 차체와 더불어 130kg의 경량화 역시 주된 특징이다. 이를 통해 이전 쉐보레 제품군의 주행 특성인 육중한 무게감은 사라졌다. 출발가속은 가뿐하고 가속페달에 힘을 실을 때 마다 터보 엔진의 즉각적인 반응이 인상적이다.

미국과 달리 적용된 6단 자동변속기는 부드러운 세팅으로 직결감이 우수하고 엔진의 힘을 효율적으로 바퀴로 전달했다. 우려와 달리 변속은 매끄럽고 부드러운 세팅이다. 다만 수동 변속의 경우 타코미터 바늘이 레드존을 넘나들어도 한참을 고정 단수를 유지하는 등 내구성이 우려됐다. 또한 주행모드 선택 기능은 찾을 수 없었고 수동 변속은 변속기 레버 위쪽 토글 스위치 만을 이용해야 했다. 어딘지 허전하고 불편하다.
스티어링 휠 사이즈는 평균에서 조금 벗어났지만 손에 잡히는 감각이 만족스럽다. 패들 시프트가 있어야 할 위치는 오디오 조절버튼이 자리해 조금 당황. R-EPS 타입 파워 스티어링은 수준 높은 조향감을 제공한다. 하지만 고속주행 중 차체 전반적인 무게감이 조금 가볍고 서스펜션 세팅과 맞물려 스티어링의 묵직한 느낌이 이전에 비해 덜하다. 특히 저속에서 스티어링 반응은 지나치게 가벼워져 운전자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겠다.

전륜 맥퍼슨, 후륜 멀티링크를 적용한 서스펜션은 노면 대응력과 민첩한 운동성을 제공한다. 다만 서스펜션의 감각은 독일차 혹은 동급 경쟁차와 비교해 소프트한 세팅을 시종일관 유지했다.

이날 시승 중 충분한 차간거리를 유지하고 짧지만 제동성능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약 80km/h의 속도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바닥까지 깊게 밟자 각종 안전장치가 즉각적으로 개입되며 예상했던 수준의 만족스러운 성능을 보였다. 다만 속도계 바늘이 절반을 넘기는 초고속주행의 경우 이 같은 제동 상황에서 차체 후미가 흔들리는 불안한 움직임을 간혹 경험해 볼 수 도 있었다.
이날 시승을 마치고 계기판 평균연비는 10.0km/L를 기록했다. 2.0리터 터보의 정부공동고시 복합 연비는 10.8km/L로 이보다 조금 밑도는 수치였다.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고 와인딩 코스를 신나게 달렸던 걸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결과다.

르노삼성차 SM6에서 시작된 국내 중형세단 경쟁에서 기본에 충실하고 여유로운 차체를 자랑하는 쉐보레 신형 말리부가 또 한 번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말리부의 가격은 1.5L 터보 2310만~2901만 원, 2.0L 터보 2957만~318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관련기사

자동차 핫포토

라이프



동아오토 +팔로우, 동아만의 쉽고 재미있는 자동차 콘텐츠!, 네이버 포스트에서 더 많이 받아보세요
모바일 버전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