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재규어 올 뉴 XF, 330km 달린 뒤 ‘독일차에 없는 뭔가 느껴져’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6-04-06 08:00:00 수정 2016-04-06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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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속과 고속에서 일관되게 안정적이던 운전대 반응은 커브길에서 잔뜩 날이 선 칼날처럼 정확하고 날렵하게 차체를 이끈다. 가솔린 엔진은 줄곧 여유롭고 디젤은 보다 즉각적이다. 서스펜션 반응이 다소 생소하지만 이내 부드러움과 딱딱함의 적절한 타협점을 찾은 듯하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요식행위로 진행되던 최근의 미디어 시승회 추세에 정신과 육체가 지쳐갈 때 즈음 반나절 동안 330km를 달린 뒤 다음날 추가로 개별 시승까지 제공하는 제대로 된 시승의 기회가 주어졌다. 주인공은 다름 아닌 영국 출신의 프리미엄 브랜드 재규어의 신차 ‘올 뉴 XF(All New XF)’이다.

지난 1일 전남 여수를 출발해 경남 함양과 하동을 거쳐 다시 여수로 돌아오는 총 330km의 거리를 약 5시간 동안 달렸다. 시승코스는 고속도로와 국도, 산길이 포함돼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재규어 신차의 성능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재규어 올 뉴 XF는 8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2세대 모델로 지난 2월 23일 국내 시장에 출시됐다. 디젤과 가솔린 등 총 7가지 트림으로 판매되는 모델 중 이날 시승은 XF 2.5t 프레스티지와 2.0d 포트폴리오를 차례로 경험해 봤다.


외관은 1세대 모델과 비교해 전·후면부 디자인 변경이 주로 이뤄져 보다 날렵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전면부는 새롭게 디자인된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가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방향 지시등 기능이 추가된 시그니처 J 블레이드 주간주행등은 브랜드 역사성을 반영했던 둥근 모습의 이전 모델과 비교해 보다 얇고 길어져 날렵함과 함께 상위 라인업 XJ를 떠올리게 한다.

직각으로 꺾인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시작된 프론트 엔드는 볼륨감을 강조한 후드를 지나 길어진 휠베이스, 날렵한 차체 라인 등으로 이어지며 부드럽지만 강렬한 스타일의 조화를 이뤘다. 후면부는 스포츠카 F타입(F-TYPE)을 연상시키는 후미등과 가로 배치된 크롬 라인으로 간결하지만 무게감을 더했다.
2세대 XF의 실내는 이전에 비해 전장과 전고가 각각 7mm, 3mm 줄어들고 전폭이 3mm 늘어나며 보다 안정적인 자세를 취한다. 실내공간을 가늠하는 축간거리는 이전에 비해 51mm가 증대돼 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제공한다.

특히 뒷좌석의 경우 이전모델의 단점으로 지적되던 차급에 비해 비좁은 레그룸이 24mm 늘어나고 헤드룸이 27mm가 늘어나 한결 여유롭다. 또한 필요에 따라 40:20:40으로 폴딩이 가능해 부피가 큰 물건을 싣기에도 편리하다.

XF의 실내 마감은 고급 브랜드답게 최고급 품질의 가죽으로 마감된 시트와 시동과 함께 개폐되는 로테이팅 에어 벤트를 특징으로 대시 보드를 가로지르는 강렬한 마감의 알루미늄 피니셔, 은은한 형광 블루 컬러의 조명으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무엇보다 이번 2세대 풀체인지를 통해 가장 큰 변화는 센터페시아 상단에 10.2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와 12.3인치 풀HD 가상 계기판의 탑재가 눈에 띈다. 또한 재규어 브랜드에선 낯선 헤드업 디스플레이까지 찾아 볼 수 있어 각종 첨단 기술로 만재된 모습. 다만 터치스크린 모니터의 경우 즉각적인 반응이 이뤄지지 않아 조금 답답하다.

시승은 2.0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의 25t 프레스티지를 시작으로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을 탑재한 20d 포트폴리오를 차례로 경험해 봤다. 먼저 2세대 XF의 가장 큰 특징은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 구조와 리벳 본딩 기술의 사용으로 차체 중량이 기존 대비 약 190kg 가벼워지고 강성은 28% 강화된 부분이다. 이를 통해 50:50에 근접한 차량 무게 배분으로 안정성은 높아지고 역대 재규어 중 가장 낮은 Cd 0.26의 공기저항계수를 이루며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실제 이날 고속도로에 올라 경험해 본 2세대 XF는 저속과 초고속 등 전구간에서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는 순간마다 ‘움찔 움찔’ 부족함 없는 힘을 과시했다. 또한 계기판 바늘이 고속으로 오를수록 운전대와 서스펜션 반응이 묵직해지며 안정성의 무게는 더했다. 물론 제동성능에 있어서도 전륜과 후륜에 각각 벤틸레이티드 디스크가 장착돼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2세대 XF의 장점은 국도의 커브길 주행에서 드러났다. 전트림 기본 장착된 토크 벡터링은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차체를 부드럽게 이끌고 좀처럼 속력을 줄이지 않고 진입하는 커브길에서 불안함을 느낄 수 없는 안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또한 전륜 더블 위시본과 후륜 인테그럴 링크가 조합된 서스펜션은 독일차의 도로 반응을 즉각적으로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것과는 조금 다르게 부드럽지만 안정적으로 차체를 떠받치는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다만 가솔린 25t 프레스티지에 장착된 225/55R17인치 타이어는 다른 모델들에 장착된 18인치 타이어에 비해 도로에 밀착되는 느낌이 부족해 아쉽다.

가솔린에 이어 디젤엔진을 탑재한 20d 포트폴리오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정지 상태에서나 일부 저속구간에서 차체로 전달되는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이전 모델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를, 경쟁모델 중 가장 부드러운 느낌이다. 새롭게 재규어를 대표하는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효율 뿐 아니라 부족함 없는 힘과 NVH 성능까지도 만족스럽다.
직선 구간에서 변속기 다이얼을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보다 역동적인 주행을 경험해 봤다. 변속시점이 이전보다 조금씩 늦어지며 엔진의 힘을 최대한 끌어내 도로를 움켜지듯 달렸다. 또한 변속기 다이얼 아래 체커기 버튼을 누르자 하체의 승차감이 조금 더 딱딱해지며 트랙에서 경주를 하는 듯 경쾌한 주행이 가능했다.

예전 재규어 엔트리 모델로 위치하던 1세대 XF에 비해 신차는 스포티함은 조금 덜 강조되고 고급스러움과 안락함이 드러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재규어 브랜드 특유의 결코 가볍지 않은 품위와 역동성은 숨길 수 없는 매력이다.
가솔린 엔진의 25t 프레스티지의 경우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4.7kg.m을 발휘하고 8단 자동변속기 맞물렸다. 안전최고속도는 248km/h에 이르며 정지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기까지 단 7초의 시간이 소요된다. 가격은 6490만 원.

디젤엔진의 20d 포트폴리오는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의 폭발적 힘을 발휘하고 8단 자동변속기와 짝을 이뤄 복합연비 14.2km/ℓ를 발휘한다. 안전최고속도는 229km/h,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8.1초가 소요된다. 가격은 7180만 원이다.

여수=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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