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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렉서스 IS200t ‘마일드 터보, 은근하게 젖어드는 매력’

ev라운지
입력 2015-11-14 08:40:00업데이트 2023-05-10 03:22:45
“렉서스 터보는 ‘터보’가 주는 어감과 달리 부드럽지만 끈기 있게 몰아붙이는 가속성능이 특징이다. 단단한 차체와 날카로운 핸들링은 스포츠 세단이 갖춰야할 기본기를 매우 솔직하게 따르고 있었다.”

렉서스가 ‘더 프리미엄 터보(The Premium Turbo)’를 표방하며 국내시장에서 가솔린 터보의 라인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이브리드와 함께 렉서스 상품 전략의 양대 축인 ‘와쿠도키’(가슴 두근거림, 퍼포먼스 모델의 라인업 강화)의 구체화를 위한 행보에 나선 것.
렉서스는 지난 2월 NX200t를 출시한데 이어 이달에는 IS200t를 내놨다. 내년 1월에는 RC200t도 출시할 계획이다. 콤팩트 SUV, 스포츠 세단, 스포츠 쿠페로 이어지는 렉서스 터보 라인업의 교두보 역할을 담당한 IS200t를 미디어 시승회를 통해 평가해 봤다.

앞서 지난 2013년 3세대 완전변경모델로 국내 출시된 바 있는 렉서스 IS는 이번에 터보엔진이 새롭게 탑재되며 IS200t로 새롭게 등장했다. 차량의 ‘심장’과 같은 엔진을 변경하고 변속기 역시 RC F용으로 개발된 8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하는 등 운동 성능에 보다 중점적인 변경이 이뤄졌다.
먼저 IS200t의 외관은 GS에서 시작된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이 전면에 배치되고 좌우 전조등과 LED 주간주행등은 상하로 분리됐다. 날을 잔뜩 세운 디자인과 두툼한 범퍼는 차량의 미래지향적인 콘셉트를 고스란히 반영한 모습이다.

후면부 역시 LED 리어콤비네이션 램프가 렉서스 디자인 철학을 의미하는 ‘L’자형 모양으로 디자인 돼 브랜드 정체성을 표현냈다. 측면부는 뒤쪽으로 갈수록 차체를 높여 스포츠 세단의 역동성을 강조했다.
실내는 전장이 85mm, 전폭은 10mm가 늘고 휠베이스가 70mm 늘어 이전 세대보다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 또한 70mm 늘어난 휠베이스 중 50mm는 뒷좌석 공간으로 할당되고 나머지 20mm는 트렁크 용량을 늘리는데 배분돼 스포츠 세단에서 늘 아쉬웠던 부족한 실내공간에 대한 미련이 덜하다.

무엇보다 IS200t의 실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낮은 시트 포지션을 꼽을 수 있다. 렉서스는 이를 위해 차량의 움직임을 보다 직선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시트의 힙 포지션을 20mm 낮추고 운전대 조작에 따른 자세변화를 억제하기 위해 운전대의 각도를 3도 올리는 등 변화를 추구했다. 이에 따라 운전자는 보다 도로와 밀착된 느낌으로 줄곧 운전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트림에 따라 프리미엄, 슈프림, 익스큐티브, F스포츠로 나뉜 IS200t는 F스포츠를 제외하고 내외관 디자인이 기존과 동일하다. F스포츠는 전면 그릴을 비롯해 18인치 전용 알로이 휠, 스포츠 시트, LFA 타입 계기판 등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시승차를 익스큐티브 차량으로 배정 받은 뒤 F스포츠와 나란히 비교해 보면 보다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전면부 디자인은 그릴 디자인의 차이로 완전히 다르고 실내 역시 붉은색 시트와 계기판 디자인 등이 달라 전혀 다른 차량을 보는 느낌이다.
IS200t는 NX200t에 이어 렉서스가 새롭게 개발한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이 탑재됐다. 최고출력은 동급 최고인 245마력에 최대토크가 35.7kg.m에 이른다. 이 엔진은 렉서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체형 배기 매니폴드(4개의 배기관을 2개로 통합하고 수냉식 실린더 헤드에 하나로 결합)’와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조합해 터보랙을 없애 즉각적인 가속이 특징이다. 또한 저RPM에서 고RPM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가속성능을 갖췄다.

실제로 이날 고속주행 위주로 시승을 해 본 결과 1650rpm에서 시작되는 최대토크는 일반도로에서 부족함 없는 가속성능을 발휘했다.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실력은 아니지만 줄곧 터보차저 특유의 반 박자씩 끊어지는 터보랙이 없는 부드러운 성능을 맛 볼 수 있었다. 또한 렉서스 고성능 모델 RC F용으로 개발된 8단 스포츠 다이렉트 시프트 변속기의 높은 직결감은 엔진의 성능을 100% 끌어냈다.
이밖에 예리한 운전대 반응과 고속으로 갈수록 묵직한 하체는 스포츠 세단이 갖춰야 할 기본기 충실하게 세팅된 모습이다. 완만한 커브길에선 특별한 운전대 조작 없이도 페달 조절로 빠져나올 수 있을 만큼 민첩한 동작을 보여줬다. 좌우로 차체가 움직일 경우는 속도에 따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운전대 반응과 서스펜션의 응답성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렉서스 IS200t의 가격은 트림에 따라 프리미엄, 슈프림, 익스큐티브, F스포츠 등 네 종류로 각각 4440만, 4950만, 5670만, 5470만 원이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