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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XC90급 전기차 ‘EX90’ 공개… “바퀴 달린 컴퓨터 구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11-10 18:38:00업데이트 2023-05-09 10:05:41
볼보는 9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신형 전기차 ‘EX90’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내연기관 모델로 선보인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C90을 대체하면서 XC40·C40 리차지에 이어 3번째로 개발된 순수전기차다. 탑승구조는 7인승으로 이뤄졌다. 1회 충전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600km(유럽 WLTP 기준)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현대자동차·기아 V2L(Vehicle to Load)처럼 차량 배터리를 전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지원한다.

볼보 측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원칙을 새롭게 정의하는 모델로 코어 컴퓨팅(Core Computing), 연결성, 전동화의 미래를 알리는 첨단 기술, 안전성과 효율 등이 결합돼 최적 조합을 제시한다고 전했다. 특히 자율주행을 위한 하드웨어와 인공지능, 첨단 컴퓨터 기술 등을 집약해 바퀴 달린 컴퓨터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짐 로완(Jim Rowan) 볼보 최고경영자는 “EX90은 보다 구체화된 브랜드 전동화 방향성을 알려주는 시작점”이라며 “브랜드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표준 안전 기술을 제시하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볼보 EX90 특허이미지볼보 EX90 특허이미지
볼보 XC90볼보 XC90
볼보 EX90볼보 EX90


EX90 외관 디자인은 새로움보다는 안정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기존 XC90과 비슷한 실루엣이 유지됐다. 앞이 막힌 그릴이나 새로워진 램프 구성 등 세부 디자인이 달라졌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XC90과 비슷하다. 새 이름이 적용된 완전 신차지만 외관 디자인 변화는 XC40과 XC40 리차지 수준이다. EX90이 XC90의 전기차 버전으로 느껴진다. 또한 EX90 디자인은 특허로 등록된 이미지가 먼저 공개되면서 외관과 실내 일부 세부 디자인을 미리 확인할 수 있었다. 특허 이미지 공개 당시 해당 디자인이 EX90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신차로 여겨지지 않을 정도로 XC90을 닮았기 때문이다.

실내 변화는 외관보다 크다. 테슬라처럼 간결하고 심플한 인테리어 구성이다. 14.5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중앙에 자리잡았고 계기반 역시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이뤄졌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구글지도와 음성인식, 앱 서비스, 애플 카플레이, 5G 통신 등을 지원한다. 사운드는 헤드레스트 스피커를 활용해 돌비애트모스(Dolby Atmos)를 탑재한 바워스앤윌킨스(B&W, Bowers&Wilkins) 시스템이 적용됐다. 기존처럼 대시보드 가운데 센터 스피커가 있다. 실내 소재는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뒀다. 재활용 소재와 바이오 신소재 ‘노르디코(Nordico)’, 인증을 받은 우드패널과 울 혼방(시트) 등을 사용했다.


볼보는 주행과 안전 기능, 인포테인먼트부터 배터리 관리까지 EX90 핵심 기능을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A DRIVE) 인공지능(AI) 플랫폼 자비에(Xavier)와 오린(Orin), 퀄컴테크놀로지(Qualcomm Technologies) 스냅드래곤 콕핏 플랫폼,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등이 조합돼 제어한다고 전했다. 차를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처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AI 기술이 탑재된 덕분에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이나 기능이 최적화된다고 볼보 측은 설명했다. 각종 디스플레이 그래픽은 게임업체 에픽게임즈(Epic Games)가 개발한 3D 툴과 언리얼엔진(Unreal Engine)을 활용해 빠른 성능과 고품질 그래픽을 구현했다고 한다.

파워트레인은 111kWh급 배터리와 2개의 영구자석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트윈모터가 조합돼 사륜구동 방식을 구현한다. 성능은 최고출력이 517마력(380kW), 최대토크는 92.9kg.m(910Nm)다.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WLTP를 기준으로 600km 수준이라고 한다. 배터리 용량과 덩치를 고려하면 일반적인 수준이다. 국내 인증 수치는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충전은 30분 이내에 1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전용 앱 ‘볼보 카스(Volvo Cars)’는 보다 편리한 충전을 지원한다. V2L처럼 양방향 충전 기능도 지원한다. 전기 요금이 비싼 피크타임을 피해 충전한 뒤 남은 전력을 집이나 다른 전기장치, 다른 볼보 전기차 충전에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차에 충전한 배터리를 판매할 수 있는 방식도 검토 중이다.


안전 기능은 운전자와 주변 환경을 보호할 수 있도록 첨간 감지 기술이 보이지 않는 보호막을 형성한다고 강조했다. 카메라 8대와 레이더 5개, 초음파센서·라이다(LiDAR) 16개 등이 실시간으로 차 주변 360도 범위를 모니터링 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자체 개발한 안전 소프트웨어는 엔비디아 드라이브가 구동을 제어한다. 차에 달린 카메라와 센서는 전방 250m, 반경 120m 이내 작은 물체까지 감지한다. 운전보조장치인 ‘파일럿 어시스트(Pilot Assist)’는 차선 변경을 지원하는 조향 지원 기능이 추가됐다. 여기에 운전자 시선과 집중도를 측정하는 특수 센서가 실내에 탑재돼 보다 안전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볼보는 EX90에 탑재된 안전 기술이 새로운 데이터를 학습하고 무선으로 업데이트를 지원해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진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자율주행기능을 구현하는 하드웨어가 모두 탑재됐고 향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완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볼보 EX90은 내년부터 미국 찰스턴 공장에서 생산에 들어간다. EX90을 시작으로 볼보는 매년 신형 전기차 1종을 공개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 브랜드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