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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생산 자회사 설립,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무관”… 역량 강화·불법파견 해소 중점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08-18 17:57:00업데이트 2023-05-09 11:08:07
현대모비스가 최근 내·외부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생산 자회사 설립과 관련해 세부 추진상황과 배경을 18일 공시했다. 현대모비스가 모듈과 통합부품 제조 관련 계열사를 설립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부적으로는 계열사로 이동해야 하는 인원들의 우려와 불만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현대모비스 조직 개편을 넘어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준비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나왔다. 내연기관 위주 계열사를 만들어 전기차 시대가 오면 해당 계열사를 처분하고 가벼워진 현대모비스를 최대주주와 지분 관계가 밀접한 그룹 내 다른 계열사가 손쉽게 지배하게 된다는 극단적인 시나리오까지 언급됐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이번 계열사 설립은 미래 모빌리티부문과 제조부문을 분리해 각각의 전문성을 높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생산과 설비 및 인력 운용은 신설법인이 전담하면서 제조기술 내재화에 주력하고 현대모비스는 미래 기술 확보와 제품개발, 양산화 작업 등에 매진한다는 취지다. 내부적으로는 해당 계열사 설립을 통해 불법파견과 관련된 법적 분쟁을 해소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한다. 생산전문 협력사를 한데 모아 이들 회사 인력을 직접 고용해 불법파견 논란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은 불법파견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고 다음 달 중 법원 판단이 나올 예정이다. 선례에 따라 패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룹 지배구조 개편 연관성에 대해서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중·장기 방향성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은 분위기다. 이번 발표는 계열사 설립을 골자로 하는 현대모비스 조직 구조 개편 계획일 뿐이라고 재차 강조한다. 전기차용 구동모듈을 제조하는 경창산업과 배터리 셀과 커버 등을 모듈로 조립하는 NVH코리아 등 전기차 핵심부품 납품 업체가 이번 통합 계열사에서 빠졌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현대모비스는 모듈과 부품 제조 영역을 전담할 2개 생산전문 통합계열사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법인설립 후 지분은 100% 현대모비스가 보유하게 된다. 기존 생산전문 협력사를 통해 운영해오던 국내 모듈공장과 핵심부품공장이 2개의 계열사로 각각 통합되는 방식이다. 울산과 화성, 광주 등 모듈공장 생산조직은 모듈통합계열사(가칭)로, 에어백과 램프, 제동, 조향, 전동화 등 핵심부품공장 생산조직은 부품통합계열사(가칭)로 다시 배치된다고 전했다.

신설된 계열사는 각각 독립적인 경영체제로 운영되고 현대모비스 주요 제품 생산운영에 최적화된 제조와 품질역량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독자적인 영업능력 확충과 글로벌 생산거점 협력 등을 통해 글로벌 고객사 대상 위탁생산을 확대한다는 장기적인 계획도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통합계열사 설립으로 인한 현대모비스의 기본적인 사업구조 변화는 없다”며 “기존 외부 생산전문 협력사에 의존하던 생산을 계열사화해 제조역량을 제고하고 주력 제품에 대한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 대응을 위한 핵심기술과 신제품 개발을 가속화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현대모비스는 사업규모가 커지면서 기술과 제조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이번 조직 개편이 기업 체질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를 통해 가치를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일정의 경우 최근 임직원을 대상으로 관련 내용을 설명했고 다음 달 임시이사회를 열어 신규법인 설립 안건을 최종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전문 통합계열사 공식 출범 시기는 오는 11월로 잡았다. 또한 계열사 설립 후에도 투자와 주주환원정책 기조는 이전과 동일하고 현대모비스가 100% 소유하는 계열사이기 때문에 연결기준으로 현대모비스 매출과 영업이익 등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