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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SK에너지, 美 전력솔루션 업체 ‘아톰파워’ 인수… “전기차 충전기 소형화 경쟁 서막”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08-18 14:20:00업데이트 2023-05-09 11:08:09
SK㈜와 SK에너지는 미국 에너지솔루션 기업 ‘아톰파워(ATOM POWER)’ 경영권을 약 2000억 원(1억5000만 달러)에 인수한다고 18일 밝혔다. 에너지솔루션은 전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도록 돕는 기술을 의미한다. 특히 아톰파워는 전기차 충전기를 설비 증설 없이 소형화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경영권 인수가 국내 전기차 충전기 소형화 경쟁을 촉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는 지분 인수를 위한 협약이 체결됐다. 김무환 SK㈜ 그린(Green)투자센터장과 강동수 SK에너지 S&P(Solution&Platform)추진단 단장, 라이언 케네디 아톰파워 CEO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아톰파워는 ‘솔리드스테이트 서킷브레이커(SSCB)’ 기술을 개발해 미국에서 에너지솔루션 사업과 전기차(EV) 충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SCB는 전력반도체로 제어되는 회로차단기를 말한다. 전력 과부하 발생 시 전류를 차단하는 역할만 하는 일반 회로차단기와 달리 각 세대 전력 중간관문(게이트웨이, Gateway)으로서 전력 사용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하는 역할도 한다. 아톰파워가 자체 개발한 전류센서와 소프트웨어 덕분이다.

아톰파워 회로차단기는 전력 사용량과 태양광 발전량, 전기차 충전량, 에너지저장장치(ESS) 충·방전량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회로차단기가 모은 전력 빅데이터는 각 세대는 물론 지역 단위 전력 발전과 소비 양상 등을 예측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아톰파워 회로차단기 보급이 확대되면 전력 생산자는 적정 발전량을, 소비자는 전력 가격을 예측할 수 있어 에너지 시장에서 편익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아톰파워 회로차단기는 EV 충전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설치비용과 면적, 관리비용 등을 모두 크게 줄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충전기 1대당 개별 회로차단기를 필요로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여러 대 소형 회로차단기를 1개의 중앙 패널에 집적시킨 구조로 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설비 증설 없이 기존 전력용량 내에서 충전소를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톰파워의 회로차단기는 해당 분야에서 유일하게 미국의 제품 성능 및 안전인증 ‘UL인증’을 획득했다고 SK에너지 측은 설명했다. UL인증은 미국보험협회안전시험소(UL)의 공산품 제품 안전에 관한 표준 개발 및 인증이다. 미국 내에서 주요 안전규격으로 활용된다.
SK 측은 아톰파워 기술이 향후 SK가 국내외에서 ‘에너지솔루션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 전력 산업은 중앙집중형에서 분산형으로 진화 발전 중이고 분산형 전력 산업을 보다 스마트하게 실현하기 위해서는 발전량과 소비량 등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의 정보를 분석하고 제어하는 솔루션 확보가 필수적이다. 아톰파워가 보유한 기술은 분산 전원 솔루션 확보에 필수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갖고 있고 향후 EV 충전 인프라부터 가정용과 상업용 건물을 아우르는 시장에서 다양하게 적용될 전망이다.

특히 SK에너지는 기존 내연기관차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주유, 세차, 정비 등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를 EV 고객으로 확대하면서 아톰파워의 EV 충전기 개발역량을 활용해 친환경 모빌리티와 에너지솔루션을 통합한 미래형 에너지 사업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아톰파워 EV 충전기는 케이블 등 최소 부품만 탑재해 고객이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SK에너지는 이를 오랜 주유소 및 충전소 운영 노하우와 접목할 계획이다. 장시간 여러 대가 주차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대형 복합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각 공간에 최적화된 EV 충전기반을 마련하고 이와 관련한 부가 서비스 제공 등의 사업을 국내외에서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김무환 SK㈜ Green투자센터장은 “아톰파워 인수를 통해 에너지솔루션 사업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발판삼아 에너지솔루션 플랫폼 구현 및 다양한 사업기회 발굴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수 SK에너지 S&P추진단 단장은 “SK에너지의 에너지 시장 노하우와 아톰파워가 보유한 에너지솔루션 분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이 만나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SK에너지가 친환경 에너지솔루션 및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자로 거듭나는데 큰 힘이 되는 상생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