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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우 기아차 사장 “비상계획으로 경영 안정화 추진… 중장기 ‘플랜S’ 전략 병행”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0-03-24 13:28:00업데이트 2023-05-09 16:54:28
기아자동차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관련 위기상황 대응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을 가동해 조기 경영 안정화에 나선다. 이와 함께 전기차와 모빌리티에 중점을 둔 중장기 전략 ‘플랜S’ 실행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24일 열린 제7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신흥시장 회복세에 힘입어 실적이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존 목표치가 수정될 전망”이라며 “사업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조속히 경영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 확대 추세가 지속되고 주요 업체들이 다양한 신형 전기차를 선보이는 가운데 환경 규제 강화와 모빌리티 시장 규모 성장 등으로 인해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함께 보다 적극적으로 중장기 전략(플랜S)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플랜S는 선제적 전기차(EV) 전환과 선택·집중을 통한 최적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을 2대 핵심전략으로 삼는다.

새로운 브랜드 체계를 바탕으로 EV 시대를 선도해 나간다는 계획으로 오는 2025년까지 전 차종에 걸쳐 11개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전체 판매 물량의 25%가 친환경 모델이고 그중 전기차가 절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모빌리티 솔루션 전략은 EV를 활용한 친환경 통합이동서비스(MaaS) 사업 전개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사업 진출을 통한 기업 간 거래(B2B) 확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미래 재원 확보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쏘렌토와 카니발 등 볼륨 RV 신차를 앞세워 수익성을 제고하고 북미와 유럽 등 주력시장 내실 강화, 신흥시장 판매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전사 조직체계 및 프로세스 개선과 혁신적인 조직문화 조성, 사회적 책임경영 강화 등을 통해 민첩한 경영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박 사장은 강조했다.
작년 실적의 경우 무역갈등과 국가간 자국보호 정책 강화, 경쟁 심화 등 대내외적인 경영환경이 지속된 가운데 공유 경제와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확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새로운 변화에 직면해 왔다고 했다.

이런 경영환경 속에서 기아차는 미국에서 텔루라이드와 쏘울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해 주력 시장 입지를 회복했고 유럽에서는 전략 모델 씨드 등을 앞세워 긍정적인 시장 반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인도 공장 양산과 셀토스 인기에 힘입어 성공적으로 인도 시장에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내수시장에서는 신차를 통해 부진을 만회했지만 중국 시장에서는 17.1% 줄어든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기아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과 유사한 281만6000대를 판매했다. 전체 산업수요 성장률이 4.4% 감소세를 기록한 상황에서 고수익 차종 중심 포트폴리오 개선과 원가절감, 우호적인 환율효과 등이 더해지면서 수익성 개선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매출은 7.3% 성장한 58조1000억 원, 영업이익은 2조100억 원, 영업이익률은 3.5%를 기록했다.

박한우 사장은 “작년 성과는 주주 여러분의 무한한 신뢰와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기아차 임직원 모두는 변화의 흐름 속에서 민첩하고 과감한 실행을 통해 수익성 위주 경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적개선과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미래 사업 전환을 적극 추진해 회사와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변경, 사내·사외이사 선임 등 모든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우정 사내이사와 김덕중·김동원 사외이사가 선임됐고 배당금은 보통주 1주당 1150원으로 확정했다. 또한 정관 일부 변경의 건을 상정해 ‘전동화 차량 등 각종 차량 충전사업 및 기타 관련사업’이 사업목적에 추가됐다.

이번 주총에서 기아차는 전자투표제를 처음 도입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다. 현장 입구에서는 발열체크가 이뤄졌고 참석자에게는 마스크가 제공됐다. 참석자 규모는 약 80명이며 이들은 2~3칸씩 공간을 두고 좌석에 앉았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