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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 혈류 움직임까지 인식”… 현대모비스, 레이더 탑승객 감지시스템 개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0-03-22 18:27:00업데이트 2023-05-09 16:55:47
현대모비스가 첨단 센서기술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구현에 사용하던 레이더와 카메라 등 첨단 센서를 활용해 실내 승객 안전시스템을 개발했다. 보다 고도화된 실내 안전사양을 구현한 것이다.

현대모비스는 레이더로 뒷좌석 탑승객을 감지하는 ‘ROA(Rear Occupant Alert)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기술은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시스템 적용을 제안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ROA는 뒷좌석 탑승객 방치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다. 기존에는 아동용 카시트 무게센서나 초음파센서 등을 일반적으로 활용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를 레이더 센서로 대체해 감지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주로 여름철 발생하는 영유아 차량 방치 사고나 기타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술 핵심은 자율주행 등에 사용되던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미세한 탑승객 움직임을 구분하는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설계에 있다. 아직까지 글로벌 완성차에 적용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레이더는 옷을 투과해 탑승객 흉부와 혈류의 미세한 움직임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측정할 수 있다. 뒷좌석 승객 탑승 여부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카메라 센서가 담요로 덮여있는 영유아를 인식하지 못하는 단점을 극복한 것이다.
탑승객 감지시스템은 뒷좌석에 동승자를 두고 내리면 문을 닫을 때 소리나 계기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알려준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시스템은 고전압선이나 철도 인근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전자파 신뢰성을 확보했다. 또한 성인과 영유아, 반려동물까지 구분할 정도로 정교하게 개발됐다고 강조했다. 올해 탑승객 심박 측정까지 가능한 레이더를 개발해 생체 인식 기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가 해당 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한 것은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핵심 시장에서 영유아 차량 방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과 규제를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영유아 50여명이 차량에 방치돼 열사병으로 사망한다. 유럽에서는 오는 2022년부터 탑승객 감지 기술을 신차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 ‘인캐빈’ 센서시장 주목… 센서 융합 맞춤 안전기술 개발 박차

자율주행 관련 차량 외부 감지 센서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차량 실내 센서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레이더 기반 탑승객 감지시스템 외에 작년에는 카메라를 기반으로 운전자 동공을 추적해 졸음운전을 방지하는 ‘운전자상태경고시스템(DSW)’을 개발한 바 있다. 레이더와 카메라를 융압한 센서퓨전 기술도 순차적으로 확보해 실내 센서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차량 내부 공간을 의미하는 ‘인캐빈(In-Cabin)’ 센서시장은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경영컨설팅업체 맥킨지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차량용 레이더 시장 규모는 올해 약 5조 원에서 오는 2030년 17조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7%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모비스는 인캐빈 센서기술은 높은 단계 자율주행 모드에서 탑승객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는 기반 기술을 중심으로 다양한 안전 및 편의 시스템 구현에 활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장재호 현대모비스 EE연구소장 전무는 “인캐빈 센서기술을 기반으로 탑승객 안전을 고려한 특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며 “탑승객 체형과 위치를 고려한 능동형 에어백과 심박을 측정해 심정지 등 긴급상황을 대비하는 헬스케어 기술 등도 조만간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모비스가 지난 2018년 CES에서 처음 선보인 신개념 안전기술 ‘DDREM(Departed Driver Rescue Exit and Maneuver)’ 역시 인캐빈 센서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운전자 상태를 추적해 졸음운전을 감지하면 자동차가 스스로 갓길에 정차하는 기술이다. 완전자율주행 모드에서 인캐빈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면 자동차가 병원 응급실까지 탑승객을 이송하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앞으로는 안전벨트와 에어백 등 전통적인 안전부품과 융합된 기술도 속속 도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자율주행 단계에서는 좌석 배열이 자유로워지고 탑승객 체형과 위치에 따른 능동형 안전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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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