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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산업 코로나19발 고용대란오나…위기감 증폭

뉴시스
입력 2020-03-16 11:27:00업데이트 2023-05-09 16:57:4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적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산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생산·내수·수출이 모두 코로나19의 영향권 내에 들면서 자동차부품사 만도가 생산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업계에 고용한파가 몰아칠 조짐이다.

자동차산업연합회의 지난 9일 발표에 따르면 완성차업체의 가동 불안정과 일부 업체의 재고 물량 조정 등으로 자동차 부풉업계의 평균 가동률은 50∼70%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난 2월 중국 와이어링 부품 수급 차질로 전년 동월 대비 26.4% 감소했던 국내 자동차 생산이 3월 들어 중국 부품 공급 확대로 가동률 80~90%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사태를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하며, 전세계적인 수요감소가 우려된다.

실제 코로나19가 대유행했던 중국의 지난 2월 자동차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무려 79% 감소했다. 중국 2월 자동차 소매 판매대수는 25만7000대로, 승용차 판매는 79% 감소한 25만2000대, 상용차 판매는 82% 감소한 4000대를 각각 나타냈다.

중국 자동차 생산 역시 전년 동월 대비 81% 감소한 21만6000대에 그쳤다. 승용차 생산이 81% 감소한 21만5000대, 상용차는 96% 감소한 1000대 생산되는데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한 공장 가동중단과 수요 위축이 주된 원인이었다.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는 전체 감소폭보다 더 큰 폭으로 줄었다. 현대차의 2월 승용차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86% 감소한 5000대, 기아차 소매판매는 90% 감소한 2000대에 그쳤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소매판매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8%p 감소한 2.7%였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 중동 등에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지난달 중국에서 발생했던 급격한 소비위축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코로나19사태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업계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자동차부품 국내 2위(현대차그룹 계열사 제외)인 만도는 최근 약 2000명의 생산직을 대상으로 자발적 희망퇴직을 추진키로 하고, 노조와 협의에 나섰다.

만도는 희망퇴직 인원을 정하지 않았으며, 일단 신청을 받은 후 유휴인력이 있으면 순환휴직과 전환배치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만도는 지난해 관리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생산직 희망퇴직을 추진하는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만도는 이번 희망퇴직에 대해 “회사가 더 큰 위기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

2, 3차 협력사들의 위기감은 더욱 크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했던 대구지역에서는 생존의 위기에 몰린 업체들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구지역의 한 자동차부품업체는 중국 수출 주문량이 급감, 경영난이 심해지자 직원의 10%를 감축했다. 다른 한 업체도 올해 주문량이 30% 줄면서 고정비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많은 자동차협력업체들이 경영위기를 겪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9일 발표한 ‘2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업종의 2월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동월에 7600명 줄었다. 생산 감소와 구조조정 등에 따른 것이다. 다수 사업장들이 고용 조정보다 휴직·휴업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실제 파장은 더 클 수 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납품하는 1차 부품사들의 생산이 감소하면서 소규모 부품업체들이 생존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