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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가파른 생산 감소…年40만대 무너질 듯

뉴시스
입력 2019-10-06 08:31:00업데이트 2023-05-09 19:22:18
한국지엠의 국내 생산이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9월 국내 생산은 1만7491대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4.6% 줄었다.

한국지엠의 월 생산량은 2007년 6월 9만571대를 기록하는 등 기록적인 활황을 나타냈지만 이후 매년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내며 결국 2만대선 아래로 내려앉았다. 한국지엠의 월 생산이 1만대선으로 내려선 것은 2003년 9월(1만8935대) 이후 16년만이다.

연간 생산 역시 꾸준한 하락세다. 한국지엠의 연간 생산량은 2007년 94만2805대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해 44만4816대까지 떨어졌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철수설’이 불거지며 경영정상화를 목적으로 지난해 5월 정부로부터 8000억원의 지원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생산량은 늘지 않았다. 올해 1~9월 생산량은 30만4756대로, 40만대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와 이로 인한 노사갈등, 내수물량 축소와 콜로라도·트래버스 등 수입차 판매확대 등이 한국지엠의 국내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수출물량 축소도 주된 이유다. 한국지엠은 2007년 연간 80만7729대를 수출했지만 2008년 70만2916대, 2009년 42만9259대, 2010년 61만898대 등 꾸준한 내리막을 걸었다. 2014년에는 47만6755대로 무녀졌고, 2017년(39만2396대)에는 40만대선이 무너졌고, 군산공장을 폐쇄한 지난해에는 36만9370대가 수출되는데 그쳤다.

내수판매 역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한국지엠의 연간 내수판매는 2016년 18만275대를 나타냈지만 2017년 13만2378대, 지난해 9만3317대를 나타냈다. 올해는 1~9월 5만3944대로,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판매가 7만대 초반 선에서 그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내수판매 부진을 ‘수입차’로 극복하려는 분위기다.

한국지엠이 최근 국내에 판매하는 쉐보레 브랜드 모델 9개 중 미국에서 수입·판매하는 모델은 6개(임팔라·볼트EV·카마로·이쿼녹스·콜로라드·트래버스)에 이른다. 국내에서 생산해 판매되는 쉐보레 차종은 스파크와 말리부, 트랙스 등 3개 차종 뿐이다.

특히 최근에는 미국에서 생산된 대형 SUV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한국시장에 들여오며 수입차협회에 가입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26일 강원도 횡성에서 열린 콜로라도 출시행사에서 “앞으로 한국시장에 판매되는 쉐보레의 60%는 수입 판매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뜩이나 국내 생산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수입차 비중이 높아지면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지엠은 이미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당시 3000명을 구조조정했다. 노조는 한국지엠이 지난해 정부로부터 8100억원을 지원받고 10년간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2022년 이후 부평2공장 생산계획이 없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구조조정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되는 한국지엠의 주력차종이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3종인데 말리부는 단종 수순을 밟고 있고 트랙스는 판매량이 줄고 있으며, 스파크는 수익성이 낮아 동반 하락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내년 1분기 준중형 SUV트레블 블레이저가 나오고 2023년 창원공장에서 차세대 CUV가 생산된다고 하지만 트레블 블레이저로는 상황 개선이 역부족이고 차세대 CUV는 아직 4년이나 남았다”고 우려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한국지엠이 수입하는 차량들은 수익성 측면에서 한국지엠에 유리하지 않다”며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신차 출시가 필요한 상황이며, 늘 거론되고 있는 ‘철수’ 이미지를 털어낼 필요도 있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