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흡기vs전기차’ 포르쉐 극과 극 전략효과 120%… 홀가 게어만 “소비자가 선택한 결과”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11-30 17:31:00 수정 2021-12-01 14: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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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 인터뷰
국내 車 박람회 첫 참가
국내 판매 2019년→올해 121.2% 성장
팬데믹 속 브랜드 성장 이끌어
“2년간 한국 생활 만족도 높다”
올해 전기차 타이칸 판매 본격화
미드십 718 중심 자연흡기 모델 강화
“소비자 선택에 따라 신차 결정”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
포르쉐코리아에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위기가 아니었다. 올해 판매량은 7723대(1~10월 누적 신규등록대수 기준)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3491대)에 비해 121.2% 증가한 것. 감염병 확산으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 우려와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불안한 글로벌 경제 및 금융 환경 등 각종 산업이슈가 포르쉐에게는 기우(杞憂)였던 셈이다. 현재 포르쉐 신차를 출고받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수개월이 걸린다. 인기 차종의 경우 1년에서 2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 사업은 독특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의 리더십이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공교롭게도 현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은 팬데믹이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9년 9월 국내에 부임했다. 사장직을 맡으면서 마스크를 착용한 날이 대부분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다양한 신차를 국내에 신속하게 도입해 브랜드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
제품의 경우 2019년 브랜드 첫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을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선보이면서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대대적인 전동화 공세에 들어갔다. 환경부 인증 등 준비 절차를 거쳐 올해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간 타이칸은 이미 1174대나 팔리면서 전체의 15.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 전기차 모델인 타이칸 크로스투리스모도 최근 국내 론칭 후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여기까지 글로벌 정책에 맞춰 전동화 전환을 꾀하는 포르쉐코리아의 행보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전기차만이 브랜드 성장에 기여한 것이 아니었다.

제품 라인업을 보면 전기차와 정반대에 해당하는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한 모델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 시대를 맞아 전면 전동화 전환을 선언하고 마지막 자연흡기 모델을 내놓는 다른 브랜드와 상반된 모습이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
○ 2년간 포르쉐코리아 이끈 ‘홀가 게어만’ 사장… “한국 생활 만족도 소비자 만족으로 보답”
포르쉐 성장을 이끌고 있는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을 지난 25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2021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에서 만났다. 게어만 사장에게 포르쉐의 ‘극과 극’ 전략과 국내 시장 현황, 이번 서울모빌리티쇼에 대한 소감 등을 물었다.

먼저 게어만 사장은 국내 자동차 박람회 경험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게어만 사장은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알찬 구성이 인상적이다”며 “포르쉐가 추구하는 전동화 전략과 맞는 부분을 다른 브랜드에서도 찾을 수 있어 흥미로웠다”고 이번 전시회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모터쇼에서 모빌리티쇼로 변화했듯이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2021 서울모빌리티쇼 포르쉐 부스
국내에서 2년 넘게 사장직을 맡고 있는 소회를 묻는 질문에 “포르쉐 브랜드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성원과 관심, 열정 덕분에 2년이 짧고 익숙한 공간으로 느껴져 한국 생활 만족도가 높다”며 “한국은 독일이나 영국과 마찬가지로 제조업과 문화가 잘 발달됐다는 공통점이 있어 모빌리티 산업 측면에서 영감을 주는 국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생활 만족도가 높은 만큼 소비자들에게 포르쉐 브랜드에 대한 높은 만족도로 보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 경험 향상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시스템 개발과 서비스센터, 인프라 개선, 기존 설비 개선 등 보이는 부분부터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고객 가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포르쉐코리아는 급격한 성장 속도에 맞춰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고객 관리(Customer Care)’에 주력하고 있다고 한다. 올해 월 1000대 수용 가능한 전용 차량물류센터(VPC)를 오픈했고 최근 ‘포르쉐스튜디오 송도(국내 2번째)’에 이어 ‘포르쉐스튜디오 분당’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포르쉐센터 대치는 최신 콘셉트를 적용해 새 단장을 추진 중이다. 대구 서비스센터는 확장·이전에 들어가고 올해 처음 선보인 팝업 브랜드 공간인 ‘포르쉐나우 제주’에 이어 부산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리테일 포맷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홀가 게어만 포르쉐코리아 사장
○ 전기차 시대 앞두고 더 강력해진 자연흡기 라인업… “브랜드 경험이 수요 창출”
제품과 관련해 타이칸 등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고성능 자연흡기 모델 신차가 눈에 띄게 증가하는 ‘극과 극’ 전략 방향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게어만 사장은 “포르쉐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크게 3개 전략을 기반으로 제품 라인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2025년까지 전동화 모델 비중 50%(글로벌·한국 포함), 2030년 80%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소비자 요구에 맞춰 세부 라인업이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3가지 전략 안에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자연흡기 신차가 늘어나는 것은 소비자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제품 포트폴리오는 소비자 선택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포르쉐코리아는 조용히 자연흡기 모델 라인업을 늘려가고 있다. 대대적으로 출시 소식을 알리는 전기차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자연흡기 모델 공세가 매우 강력하다.

올해 자연흡기 모델인 ‘718 GTS 4.0’을 출시한데 이어 더 강력한 자연흡기 모델 ‘718 카이맨 GT4’의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718 라인업 플래그십 모델에 해당하는 ‘718 카이맨 GT4 RS’까지 선보인 상황이다. 국내 출시 여부는 미정이라고 한다. 아이코닉 스포츠카 911은 ‘신형 911 GT3’를 출시했다. 사전계약 물량 100대가 이미 완판(완전판매)을 기록했다. 특히 718 라인업은 자연흡기 모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718 라인업 판매량은 511대(1~10월 누적 기준)로 작년에 비해 20.0%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718 연간 판매량(478대)을 뛰어넘었다. 올해 팔린 718 511대 중 자연흡기 모델(카이맨 GTS 4.0, 박스터 GTS 4.0)은 426대다. 전동화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포르쉐가 아직까지 브랜드 전면 전기차 전환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로도 보인다. 포르쉐 자연흡기 엔진은 여전히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기 때문이다.

포르쉐의 마지막 자연흡기 모델을 묻는 질문에 게어만 사장은 “3개 전략을 기반으로 소비자 선택에 따라 제품이 정해지기 때문에 아직은 알 수가 없다”며 “다만 개인적으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코닉 모델인 911을 즐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2021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아시아 프리미어로 선보인 파나메라 플래티넘 에디션
포르쉐 911 GT3
국내 주요 모델 ‘품귀현상’과 관련해 다른 국가 상황은 어떤지도 물어봤다. 게어만 사장은 “다른 국가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전 세계적인 수요 증가로 전반적으로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에 반도체 수급 문제도 여전히 있는 상황으로 국내 소비자를 위해 독일 본사와 매일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 속에 한국 소비자들의 열정과 성원에 힘입어 우수한 실적을 거둘 수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폭발적인 국내 인기 요인에 대해서는 “도로에서 한국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포르쉐 특유의 주행 경험이 매출과 판매량 등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포르쉐는 볼륨(판매량)을 중심으로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을 통해 수요를 창출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르쉐에게 매출이나 실적 수치는 중요하지 않다”며 “최고의 스포츠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선택지를 보여주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포츠카와 드림카를 찾아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 서울모빌리티쇼 포르쉐 부스
포르쉐 브랜드 두 번째 전기차 타이칸 크로스투리스모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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