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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대신 플라스틱 사용”… LG이노텍, ‘가격↓·성능↑’ 자율주행車 렌즈 2종 개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12-07 18:52:00업데이트 2023-05-09 09:57:13
LG이노텍은 7일 자율주행을 위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 2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렌즈를 적용해 크기를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개발로 LG이노텍은 글로벌 자율주행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이노텍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자율주행용 카메라 렌즈는 탑승자 안전에 직결되는 부품으로 카메라 모듈에 장착된다. 주행보조와 운전자 움직임 인식을 위한 자율주행 솔루션 핵심부품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라고 한다. 유럽에서는 오는 2025년 이후 전 차량에 대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 Driver Monitoring System)을 장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는 DMS용과 첨단운전보조장치(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용 등 2종이다. 렌즈 내부에 얇은 플라스틱과 유리를 교차 적용해 성능을 높였다고 한다. 기존 자율주행용 렌즈는 온도나 외력에 변형되지 않는 유리로만 제작됐다. ADAS 렌즈에 플라스틱을 적용해 고성능을 구현한 것은 이번 LG이노텍이 세계 최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이번에 개발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는 플라스틱을 사용해 렌즈 크리글 줄이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며 “기존 렌즈가 유리로만 제작돼 원재료비가 높고 두꺼울 수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LG이노텍이 개발한 렌즈로 선택지를 늘릴 수 잇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 두께가 유리로 제작된 기존 제품보다 20~30%가량 얇아졌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차 내·외부 디자인 설계 자유도가 개선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보다 많은 센서가 부착되기 때문에 관련 시장에서 부품 소형화는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하는 과제라고 전했다. 부품을 대시보드가 아닌 프론트 필러(차체 앞쪽 좌우 틀, 천장과 이어진 부분) 등 차체에 드러나지 않게 장비를 장착하는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성능 역시 유리를 활용해 개발한 제품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한다.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는 온도와 관계없이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물체를 정확히 인식하도록 만들어졌다. 플라스틱은 열과 압력에 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자체 기술과 노하우를 집약해 사막과 혹한, 혹서 등 다양한 환경에서 일정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렌즈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가격의 경우 플라스틱이 유리를 대체하면서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수 있도록 했다. 동일한 비용으로 카메라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율주행 센싱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LG이노텍은 이번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를 앞세워 글로벌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국내는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지역 고객사를 대상으로 관련 프로모션에 돌입했다고 한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DMS와 ADAS 솔루션 관련 부품 도입에 적극적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LG이노텍은 현재 DMS용 렌즈가 적용된 카메라 모듈 양산을 앞두고 있다. ADAS용 렌즈가 적용된 카메라 모듈 역시 개발을 완료하고 내년을 목표로 출시 준비를 마친 상태다.

강민석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 부사장은 “고객경험 혁신을 위해 설계와 검증이 까다로운 렌즈 개발을 단기간에 성공했다”며 “플라스틱 소재 한계를 혁신 기술로 극복한 제품으로 향후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용 카메라 시장 규모는 작년 기준 4조2000억 원에서 오는 2025년 7조9000억 원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약 17% 수준으로 예상된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