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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동남아 전기차 시장 판 뒤집는다

이건혁 기자 , 서형석 기자
입력 2021-10-26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2:38:53
내년 발리 G20 공식 의전차량 G80 전동화 모델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미래 전기자동차 생태계 구축
 방안’ 발표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을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80 전동화 모델은 내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쓰인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내년 발리 G20 공식 의전차량 G80 전동화 모델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미래 전기자동차 생태계 구축 방안’ 발표회에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 G80 전동화 모델을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G80 전동화 모델은 내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 의전차량으로 쓰인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내년부터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아이오닉5 등을 양산하기로 결정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동남아 국가들이 전기차 보급 정책을 강화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그동안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장악해 온 동남아 시장의 판을 뒤집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미래 전기자동차 생태계 구축 방안’ 발표회에 초청받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만났다. 현장에는 인도네시아 정부 관료들과 정 회장을 비롯해 현대자동차, 기아, LG에너지솔루션, 현대모비스 등 한국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전기차를 인도네시아에서 양산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정 회장은 “내년부터 전기차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전기차 생태계를 활성화시키고 충전 인프라 개발 및 폐배터리를 활용한 기술 분야에 적극 참여하고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양산 모델로 아이오닉5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행사에 앞서 정 회장은 조코위 대통령에게 현장에 전시된 전기차 플랫폼과 아이오닉5, 제네시스 G80 전기차 모델 등을 직접 소개했다. 정 회장은 아이오닉5를 소개하던 중 즉석에서 “직접 타보시라”며 조코위 대통령에게 권유한 뒤 함께 타 차 기능 등을 5분여 동안 설명하기도 했다. 조코위 대통령은 “훌륭하다. 가격은 얼마인가” 등의 질문을 던지며 큰 관심을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공식 의전 차량으로 G80 전동화 모델을 채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를 발판 삼아 아세안 지역에 전기차를 포함한 완성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2019년 현대차그룹은 자카르타 외곽에 아세안 지역 첫 번째 생산 공장 건설을 결정했다. 연간 25만 대 규모로 내년 1월 가동을 앞두고 있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서 생산한 차량은 아세안 회원국들 간의 무역협정(AFTA)에 따라 해당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된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패러다임 전환 시대를 맞아 시장 판도를 뒤집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일본 차의 점유율이 95%를 넘은 곳이다. 하지만 인도네시아 정부가 신차의 2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현대차는 올해 1∼8월 인도네시아 전기차 전체 판매량의 약 90%(511대)를 차지하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인도네시아 카라왕 산업단지에 배터리셀 생산 공장을 짓는 등 인구 약 2억7000만 명의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의 아세안 국가들에서도 의미 있는 판매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에 2022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스마트팩토리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를 짓고 있다. 이곳은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 등 미래 사업을 위한 실험 기지 역할을 한다.

베트남에서는 현대차가 현지 기업 탄콩그룹과 합작한 ‘현대탄콩’이 도요타를 제치고 올해 1∼9월 현지 판매량 1위(4만4327대)를 차지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에서의 성공에 이어 인도네시아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게 되면 태국 등 일본 완성차 업체가 장악한 주변국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