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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실내… 흔들림 없는 ‘잘생긴 차’

가평=서형석 기자
입력 2020-12-23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4:55:56
15일 서울∼양양고속도로의 경기 가평군 구간을 주행 중인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제공15일 서울∼양양고속도로의 경기 가평군 구간을 주행 중인 제네시스 ‘GV70’. 제네시스 제공
제네시스는 올해 1월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를 선보이며 고급차 브랜드로서 갖춰야 할 모든 제품군을 구성했다. 세단부터 SUV까지 일찍이 수입 고급차 브랜드들이 갖춰온 아성에 제대로 도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22일 계약을 시작한 준중형 SUV ‘GV70’는 제네시스의 이러한 계획을 완성하는 마침표와 같은 차다.

GV70를 15일 시승했다. 8일 공개와 함께 알려진 가격을 두고 “비싼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었기에 그만한 값어치를 하는지 알고 싶었다. 8일 제네시스가 밝힌 가솔린 3.5 터보의 최대 가격은 약 7500만 원. 스포츠패키지를 포함한 풀옵션을 넣었을 때 가격이다. 기본 옵션을 장착한 경쟁 수입차종들의 최저가와 비교하면 1000만 원 이상 비싸다. 수입차의 기본 옵션에 4륜구동(AWD), 파노라마 선루프, 첨단안전장치 등이 포함돼 있음을 감안하더라도 제네시스의 가격 설정이 다소 무모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GV70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쓰기에 부족함이 없는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갖춘 잘생긴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타 본 트림(선택사양에 따른 등급)은 가솔린 3.5 터보로 경기 하남시와 가평군 사이 약 100km를 달렸다.

GV70 내부 모습.GV70 내부 모습.
첫 인상은 세련된 이미지가 강했다. 특히 앞쪽으로 길게 뺀 전면 보닛 디자인은 날렵한 인상을 준다. 세단 G70의 협소한 공간을 의식해서인지 GV70의 실내는 ‘넉넉한 느낌’이다. 둥글게 디자인한 덕분에 1열에서는 마치 운전자와 승객 모두를 차가 부드럽게 감싸는 포근함을 줬다. 쉽게 눈에 띄는 ‘14.5인치 내비게이션’, 622L의 여유로운 트렁크도 장점으로 보였다.

주행도 안정적이었다. 서울∼양양고속도로에서의 시속 100km 남짓한 고속주행, 가평 북한강변 지방도에서의 곡선도로 주행 모두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달렸다. 차 그대로의 모습을 보기 위해 주행모드를 컴포트(일반)로 놓고 달렸는데도, 차로 변경을 위해 가속을 해야 할 때 즉각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반응하는 모습을 보며 운전자의 뜻을 잘 이해하는 차, 즉 ‘디자인이 좋으면서도 기본기를 갖춘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승 트림인 가솔린 3.5 터보는 최고 출력이 380마력에 복합 연료소비효율은 L당 8.6km로, 시작 가격은 5724만 원(이하 가격은 개별소비세 3.5% 기준)이다.

하지만 GV70가 이미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한 경쟁 차종들을 뛰어넘기 위해 가져야 할 ‘GV70만의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았다. GV70만의 차별성을 맛보려면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높이고, 21인치 휠 등을 장착한 ‘스포츠 패키지’로 가야 하는데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 4791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솔린 2.5 터보의 경우 AWD, 19인치 휠과 타이어, 첨단안전장치 등을 더하면 5734만 원에 이른다. 아직은 신생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경쟁 브랜드 대신 선택해야 하는 이유를 제네시스가 속 시원하게 답하기는 일러 보인다.

가평=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