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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 도로서도 부드러운 주행…벤츠 ‘더 뉴 E클래스’ 타보니

서형석 기자
입력 2020-11-25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5:04:38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달 선보인 4년 만의 E클래스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동아일보DB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달 선보인 4년 만의 E클래스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동아일보DB
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세단은 1974년 첫 출시 후 지금까지 1400여만 대가 팔린 세계적 인기 차종이다. C클래스, S클래스와 함께 벤츠의 주력 세단인 E클래스는 과하지 않으면서도 가볍지도 않은 ‘모두의 럭셔리’를 무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2016년 출시된 10세대 모델이 지난달 4년 만의 부분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한국 소비자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더 뉴 E클래스 중 E350 4MATIC(4륜 구동) AMG 라인(본 시승기에서는 편의상 E클래스로 표기)을 이달 중순 직접 타봤다. 도심 운행과 함께 서울과 세종시에서의 시내 운행과 두 도시를 오가는 약 300km 주행을 했다. 전체 E클래스 9종 중 중상위 등급 차량이다.

E클래스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도로가 움푹 파인 것처럼 좋지 않은 노면 상태에서도 다른 차들과 비교해 떨림을 덜 느낀다. 차선유지보조기능을 켜고 달리니 고속 주행에서도 스티어링휠(운전대)에 큰 힘을 주지 않고 부드럽게 치고 나간다. 자동차의 기본적인 역할이지만, 독일 본사에서 근무하는 250여 명의 기술진이 여러 상황을 가정하며 벌인 시험의 결과다.

운전자와 자동차가 소통하는 수단인 운전대와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이전 E클래스보다 대폭 개선됐다. 안전한 주행을 돕는 여러 보조 기능들을 운전대를 잡고 있는 상태에서 운전대의 터치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고, 콕핏 디스플레이의 순정 내비게이션은 증강현실(AR) 내비게이션을 갖췄다. 별도로 제작된 그림을 쓰는 다른 내비게이션과 달리 차에 부착된 카메라가 찍은 실제 도로 영상 위에 방향을 표시해 길을 잘못 들어설 우려를 낮췄다. 독일, 일본뿐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도 이 기능을 쓸 수 있는 건 메르세데스벤츠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를 한국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걸 짐작하게 한다. 하지만 한글 폰트 등 사용자 이용 환경이 이질적이어서 좋은 기능임에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에 먼저 손이 갔다.

운전자와 승객뿐 아니라 보행자를 위한 안전 기능도 갖췄다. 주행보조들을 모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는 급격히 끼어드는 차량을 과민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잡아내 충돌 경보를 울렸다. 특히 외관에서 전면부의 벤츠 로고를 이전 모델처럼 보닛에 돌출형으로 만들지 않고 라디에이터그릴에 일체형으로 만든 건 만약의 충돌 때 보행자와 상대 차량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배려처럼 느껴졌다.

전체적으로 4년 전 출시된 E클래스와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동차 업계의 빠른 기술 변화와 안전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내공이 알찬 차’로 평가하고 싶었다. 연비는 복합기준 L당 10.2km이며 가격은 부가세 포함 8880만 원.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