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불만 커진 중고차 매매, 대기업 진출 여부 놓고 논란

서형석 기자

입력 2020-07-13 03:00:00 수정 2020-07-13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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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中企 적합 업종’ 지정… 동반위, 작년 부적합 의견 제출
공정위 3년간 소비자 불만 상담… 중고차 관련이 전체의 5위 차지
소비자 “대기업 진출해야 피해 줄여”… 업계 “자정 노력으로 개선중” 반대
정부, 대기업-중기 상생안 고심


현재 중소기업만 할 수 있는 중고차 매매 사업에 대기업 진출을 허용할지 여부를 두고 정부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대기업 진출을 두고 대기업과 일부 소비자는 ‘중고차 시장의 신뢰성 확대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인 반면, 기존 중고차 매매업계는 ‘자체적인 자정 노력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중고차 매매업을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할지를 두고 2일 업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중고차 매매업은 과거 SK그룹 등 대기업도 가능했지만 2013년 정부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해 대기업의 신규 사업 진출, 사업 규모 확장이 제한됐다. 중고차 판매업의 중기 적합업종 지정은 지난해 초 일몰됐으나 이를 대체하는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가 도입돼 현재 중기부가 지정 여부를 심의하고 있다.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앞으로 5년간 대기업은 중고차 판매업에 진입할 수 없게 된다.

중고차 매매업의 적합업종 제외 논란은 지난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의 적합업종 ‘부적합’ 의견 제출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동반위는 “산업 경쟁력과 소비자 후생에 미치는 영향을 포함해 일부 기준이 맞지 않다”고 부적합 판단 이유를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18년 1월부터 이달 12일까지 집계한 소비자 불만 상담 통계에서 중고차 중개·매매 관련이 2만808건으로 전체 업종 중 5번째에 달하는 등 현재의 중고차 매매업계의 행태가 소비자 권익 증진과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5000여 개의 중고차 매매업체가 있다. 이들의 지난해 거래 규모는 약 224만 대로 신차 시장(약 178만 대)을 앞섰다. 하지만 업체 대부분이 영세하고, 국토교통부나 지방자치단체 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인 곳이 많다. 이달 9일 인천에서는 인터넷에 게시한 것과 다른 차를 시세보다 비싸게 팔아 6억 원을 챙긴 혐의로 중고차 매매업자, 할부대행사 대표 등 53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입건되기도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중고차 시장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도 76.4%가 낙후, 불투명, 혼탁과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차에 버금가는 보증을 앞세운 일부 수입차업체들의 ‘공인 중고차’ 사업처럼 대기업 진출이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기업 진출 없이도 중고차 매매업계가 자체적으로 체질 개선을 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거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체 품질보장제도 등을 도입하며 중고차업계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극복하는 등 대기업 못지않은 영업 및 판촉 실력을 갖춘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새로 중고차 매매업체를 창업한 김모 씨(60)도 “일부 업체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걸 알지만, 이들과 차별화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는 업체도 많다”며 “대기업의 시장 진입으로 이런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전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도 “소상공인 위주의 현 중고차 시장이 붕괴되면 대규모 실업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며 대기업 진출에 반대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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