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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게이트’ 아우디폴크스바겐, 2년 만에 입을 열다… 그동안 무얼 했나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8-04-06 19:23:00업데이트 2023-05-09 22:23:00
디젤게이트 사태로 지난 2년 동안 숨죽여 지내던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가 전면에 나섰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이 최근 주력 모델 판매재개에 나선 가운데 대규모 기자행사를 마련한 것.

업계에서는 먼저 그룹 차원에서 이미지 제고를 시도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브랜드 신차 판매량을 끌어올리려는 영업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부정적인 인식을 의식한 듯 행사 발표 내용은 주로 국내 소비자 신뢰 회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일부 예민한 질문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는 6일 그랜드하얏트서울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브랜드 성장과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한 중장기 비전 및 실행 전략을 발표했다. 발표자로는 르네 코네베아그 사장과 마커스 헬만 사장이 나섰고 마티아스 뮐러 독일 폭스바겐그룹 회장의 영상 메시지도 공개됐다.
○ 브랜드 이미지·신뢰 회복 위해 회장·그룹총괄사장 ‘총출동’

마티아스 뮐러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디젤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년간 회사 차원에서 많은 노력이 있었다”며 “그룹 전체가 최악의 상황을 맞았지만 한편으로는 전환점으로 작용해 새로운 미래 계획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시장은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그룹 내 12개 브랜드 중 9개가 한국에 진출했다”며 “그런 만큼 회사는 한국 소비자와 직원, 팀 파트너까지 사태해결을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 주제는 ‘변화하는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Transform Audi Volkswagen Korea)’로 설정됐다. 또한 이 자리를 통해 회사는 새로운 비전인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포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기업이 아닌 국내 사회의 미래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파트너로서 위치를 공고히 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비전 달성을 위해 향후 5년 실행 전략을 담은 ‘미션5(Mission5)’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소비자 만족도 향상과 조직 효율 강화, 정직한 행동, 사회책임 강화, 시장 리더십 회복 등 5가지 실행 방안을 제시했다.

르네 코네베아르 그룹총괄사장은 “지난 1년을 진지한 반성과 쇄신의 기회로 삼고 지난 사안들에 대한 해결과 투명하고 열린 기업으로의 변화, 지속가능한 미래 계획 수립 등 3가지 과제에 집중해 왔다”며 “이번 행사를 한국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와 기업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봐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지난 2년 행적… 리콜 승인·운영 체계 정비

지난 2년 동안 회사 차원에서 진행된 다양한 활동과 변화도 소개됐다.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년간 사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변화를 거쳤다. 먼저 환경부로부터 모든 EA189 엔진 차종 리콜을 승인 받았고 현재 리콜이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콜은 작년 2월부터 이뤄졌다. 첫 리콜 모델인 폴크스바겐 티구안은 대상 차량 58%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했다. 또한 9월에는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9개 차종이 리콜에 들어갔다. 지난달 30일을 기준으로 이들 차량의 44%가 리콜을 거쳤다고 회사는 밝혔다. 여기에 지난달 28일 환경부는 나머지 차종에 대한 리콜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디젤 이슈와 관련해 국내에서 리콜이 확정된 대상 모델은 총 12만5515대로 집계됐다.
정부 기관과 협력도 강화했다. 독일 본사는 지난 2016년부터 디젤차량에 대한 자체적인 내부 점검을 실시했고 본사와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이 결과를 지속적으로 한국 정부 당국에 보고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 환경부는 3.0리터와 4.2리터 디젤 엔진 차량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회사는 본사의 기술적인 솔루션 개발 진행상황에 따라 해결 방안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차량 인증 체계도 정비됐다. 규정 모니터링부터 인증서류 준비, 차량 입항, 소비자 인도에 이르는 모든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해 효율성과 투명성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본사 조직 구조를 그대로 반영해 기존 차량인증부를 기술인증준법부(Technical Compliance)로 개편했고 인력을 4명에서 12명으로 늘렸다. 또한 기술인증준법부는 배출가스와 연비 인증을 담당하는 파워트레인팀과 자기인증 및 차량 전반에 대한 인증을 담당하는 제작차인증팀으로 구분해 운영 중이다. 이 두 팀은 두 명의 본사 출신 전문가가 이끌고 있다.
그룹총괄사장은 두 명이 배치됐다. 르네 코네베아그 사장은 사업과 비즈니스 전반에 걸친 업무를 담당하고 마커스 헬만 사장은 법무와 준법, 인증, 대관 등 업무를 맡았다. 세분화된 업무 영역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꼼꼼한 회사 운영을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PDI센터 및 애프터서비스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핵심은 정부 주요 인증 절차가 완료되면 제품 생산을 시작하고 PDI센터에 도착한 차량들 중 무작위 추출로 인증 항목들을 재검토하는 프로세스를 추가한 것이다. 추가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차량의 준법 절차를 강화해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현장기술지원팀과 기술교육지원팀은 그룹 내 애프터서비스로 통합했다. 보다 신속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조치다.
여기에 판매 중단에 따른 소비자와 딜러, 임직원을 위한 신뢰 회복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작년 2월 ‘위 케어 캠페인’을 시작했고 이 캠페인을 통해 2016년 말까지 등록된 차량 소유자에게 100만 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했다. 총 27만2315대를 대상으로 캠페인이 이뤄졌고 현재까지 소비자 92%가 해당 캠페인을 이용했다. 딜러사에게는 지난 20개월간 재정 지원도 더해졌다.

서비스센터 확충도 이뤄졌다. 지난 2015년과 비교해 10곳이 추가됐으며 워크베이는 149개 늘렸다. 내부적으로는 지난 3년간 임직원 수가 16%가량 증가했고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 새로 도입됐다.
마커스 헬만 그룹총괄사장은 “회사 내부 프로세스 혁신을 위해 한국 정부 기관과 협업 체계를 강화했고 본사 내부에 한국 시장을 위한 테스크포스팀을 조직해 신속하고 책임감 있는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며 “투명하고 체계화된 인증 프로세스를 통해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신차 로드맵과 미래 비전… 3년간 신차 40종 출시·사회공헌 100억원 투입

제품 출시 로드맵과 미래 비전도 발표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본사 제품 전략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반영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향후 3년간 4개 브랜드에서 신차 총 40종을 선보이고 본사 전기차 전략인 ‘로드맵E’에 따라 오는 2020년까지 제품 포트폴리오의 25%를 전기차로 채워 나갈 예정이다. 성장 동력이 될 폭넓은 제품군과 신기술 투자를 통해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 시장 리더십을 회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비영리단체와 협업으로 교육 및 문화 활동에 걸쳐 향후 3년간 1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첫 단계로 모든 사회공헌활동의 거점으로 활용될 전용 공간 ‘아우디폴크스바겐코리아 드림 스튜디오’를 개소할 예정이다.

르네 코네베아그 그룹총괄사장은 “지난 2년간 운영 및 서비스 전반의 쇄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고 어렵게 내디딘 걸음을 멈추지 않고 과거와 현재 사안들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투명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며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끊임없는 변화로 소비자와 직원, 협력사들이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서 소비자 신뢰와 시장 리더십을 회복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