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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300h·프리우스로 만나본 도요타 최신 하이브리드 기술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입력 2017-08-04 08:28:00업데이트 2023-05-09 23:42:22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으로 구동되는 하이브리드차는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 무엇보다 연료효율이 좋고, 조용하다. 또한 친환경차로 분류돼 각종 자동차 관련 세금 혜택을 받을 수도 있다. 최근에는 획기적인 연비 달성에 주행 능력까지 겸비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이하 PHEV)가 속속 등장하면서 장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도요타자동차는 이 분야에서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완성차업체로 꼽힌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1977년 처음 공개된 후 40여년에 걸쳐 진화해왔다. 도요타는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1997년 12월 일본에서 세계 최초로 프리우스를 선보인 뒤 지난 1월 하이브리드차 누적 100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시장을 이끌고 있다. 현재까지 도요타가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중인 하이브리드차는 33종에 달한다.

최근 한국토요타는 기자들을 상대로 이 같은 본사 최신기술을 소개하고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도요타 하이브리드차 핵심은 ‘직병렬형 하이브리드’ 기술이다. 고정덕 한국토요타 차장은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한 형태의 파워트레인”이라며 “하이브리드 종류는 구현 방식에 따라 직렬형, 병렬형, 직병렬형 3가지로 나뉘는데 도요타와 렉서스는 직렬형과 병렬형 장점을 혼합한 직병렬형을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직렬형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모터 중 모터만 차량에 구동력을 전달한다. 병렬형 하이브리드 경우는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과 모터가 각각 차량을 움직이게 한다. 출발할 때나 저속주행 등에선 모터로만 움직이고, 큰 힘이 필요하거나 엔진 효율이 높아지는 구간에서 엔진이 작동되는 원리다. 대표적으로 현대차 아이오닉의 구동방식이 그렇다.

도요타 직병렬형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가 짝을 이뤄 움직인다. 필요 시 엔진은 100% 차량만 구동하는 게 아니라 일부는 발전기를 돌려 모터를 구동하거나 배터리를 충전하기도 한다.

회생제동 시스템도 도요타 하이브리드차의 강점이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급속 충전을 통해 모터를 먼저 제어하고, 이 과정에서 자기장이 발생해 모터가 작동을 멈추게 된다. 모터가 구동이 아닌 발전에 쓰이게 되면서 바퀴에 역방향의 힘이 가해지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바뀌어 배터리가 충전돼 모터 구동을 지속시켜준다. 덕분에 도요타 하이브리드차는 브레이크 패드 교체 주기는 일반 차량의 두 배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아져 연비 향상에도 도움이 한다.

이론 교육 후 곧바로 도요타 하이브리드차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시승이 진행됐다. 시승차는 상반기 수입차 판매대수 전체 2위 렉서스 ES300h와 도요타 PHEV 프리우스 프라임 2종이었다. 이번 시승에서는 전기모터 구동 비율과 회생제동 시스템 작동 등을 중점적으로 파악해봤다.

먼저 ES300h 운전석에 올랐다. 시동이 걸려있었지만 전기모드가 작동돼 실내에서는 아무런 엔진 소리가 나지 않았다. 서울 성수동 도요타 트레이닝 센터 인근 주차장에서 목적지인 강원도 춘천시 엘리시안 강촌으로 가기위해 차를 서서히 도로위에 올렸다. ES300h는 정지상태에서 전기모터를 사용했지만 가속페달을 밟고 시속 30㎞를 넘기자 엔진이 개입됐다. 워낙 정숙성이 뛰어나 엔진이 작동돼도 소음이 크지 않았다. EV모드가 꺼지면서 엔진 구동으로 전환될 때 엔진 가동 소리와 진동이 상대적으로 크게 들려 거슬릴 수 있는데 렉서스 ES300h는 이를 잘 잡은 편이었다.

EV모드 관여도는 다른 경쟁차에 비해 비교적 높았다. 시동을 처음 켜서 저속으로 달릴 때나 도심 정체구간에서도 적지 않게 EV모드 조명이 켜지며 전기에너지가 지속 공급됐다. 고속구간에서는 달리면서 전기 배터리를 충분히 충전했다. 그리고 70~80㎞/h 경제 속도를 유지하자 한동안 EV모드로만 주행을 이어갔다. 최고 속도 100㎞/h 이상에서 EV모드가 계속 유지되는가 싶더니 배터리 소모량이 커져 다시 엔진을 쓰기 시작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아 배터리를 충전했다. 그러자 계기판에 나타나는 베터리 사용 가능 막대가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다. 고속구간에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정도로 빠르게 치고 나가는 맛은 없었지만 부족함 없이 조용하고 점잖게 도로를 누볐다.
편도 75km 시승을 마친 연비는 약 20㎞/ℓ를 기록했다. 공인 연비 16.4㎞/ℓ 월등히 높을 정도로 실연비가 우수하게 나왔다. ES300h은 최고 출력 158마력과 21.6㎏·m의 토크를 발휘하는 앳킨슨 사이클 방식의 2.5ℓ 엔진과 143마력급의 전기 모터가 조화를 이룬다.

다음으로는 도요타 첫 PHEV 프리우스 프라임을 몰아봤다. PHEV는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의 장점을 갖춘 차량이다. 전기구동 능력이 일반 하이브리드차보다 뛰어나면서 내연기관이 동시에 탑재돼 배터리 방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EV 모드를 설정하고 주행에 나섰다. 정지상태에서 초반 가속력은 다소 답답했다. 도요타도 이를 걱정한 듯 파워모드를 선택할 수 있게 했다. 파워모드로 전환하더라도 답답함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지만 노멀모드보다는 한결 낫다.

도요타에 따르면 듀얼 모터 드라이브 시스템이 적용된 프리우스 프라임은 시속 135km까지 EV 모드만으로 주행 가능하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여봤다. 다른 PHEV와 달리 일정수준까지 속도가 높아져도 엔진 개입이 전혀 없었다. 실제 이날 시승에서는 도요타가 밝힌 수치대로 EV 모드 주행이 가능했다.

핵심은 ‘듀얼 모터 드라이브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최고출력 72마력과 31마력을 지닌 두 개의 모터가 평상시에는 각각 구동과 발전을 담당한다. 저속 주행에서는 한 개의 모터로만 주행하다가 고출력의 가속이 필요한 고속 주행에서는 두 개의 모터가 모두 구동에 사용돼 퍼포먼스가 상승해 이 같은 출력과 속도가 유지되는 것.

프리우스 프라임은 8.8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돼 1회 충전시 전기만으로 40km를 주행할 수 있다. 수도권 및 도심 근교에 거주하는 직장인이 전기만으로 출퇴근이 가능한 수치다. 이날 EV와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은 7대 3정도. 37.5km에서 시작한 전기모드는 최종 목적지에 도착해 약 10km가 남아 있었다. 감속 시 발생하는 회생제동을 통해 배터리를 간간히 충전해 2km의 주행거리를 더 확보한 결과다.

시승을 마친 후 연비는 27.8km/ℓ를 기록했다. 파워와 노멀모드를 각각 절반씩 기반을 두고 EV와 하이브리드모드를 넘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솔린 복합연비 21.4km/ℓ를 상회하는 연료 효율성을 나타냈다.

하이브리드차의 유일한 단점은 다소 높은 가격이다. 도요타 차량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시승했던 ES300h는 5270만 원부터 시작한다. 프리우스 프라임은 4830만 원이다. 정부 보조금을 받더라도 소득수준이 높지 않다면 부담스러운 가격대일 수 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