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바이올린 닮은 엔진음이 예술이네”… 킬러가 사랑한 마세라티 ‘기블리’

김성규 기자

입력 2016-10-21 03:00:00 수정 2016-10-21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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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 기자의 아, 저 차 영화에서 봤어!

영화 ’럭키’에 등장한 마세라티 ’기블리’의 모습.

 “어우, 소리가….”

 냉혹한 킬러 형욱(유해진)이 목욕탕에서 비누를 밟고 넘어져 정신을 잃은 틈을 타 그의 목욕탕 열쇠를 훔친 무명 배우 재성(이준). 영화 ‘럭키’에서 훔친 옷으로 말끔히 단장하고 목욕탕을 나선 재성은 형욱의 새까만 고급 수입차를 타고 지인들을 만나러 다닌다.

 이 차를 처음 탔을 때 재성은 (수입차를 처음 운전하는 사람들이 대개 그러듯이) 시동을 거는 법을 몰라 잠시 헤매다 시동을 거는 데 ‘성공’한다. 그러자 들려오는 우렁찬 엔진 소리(배기음)에 재성은 자기도 모르게 저 말을 내뱉는다. 고급 세단인데도 스포츠카 같은 엔진 소리가 들리는데, 그 소리가 공격적이라기보단 어딘지 모르게 우아하다. 이 소리의 주인공은 마세라티의 ‘기블리’다.


 국내에서도 빠르게 고객층을 넓혀가고 있는 마세라티는 엔진 소리에 공을 많이 들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세라티 본사에는 ‘엔진사운드디자인 엔지니어’라는 특이한 직책이 있을 정도. 말 그대로 엔진 소리를 듣기 좋게 만드는 직책인데, 튜닝 전문가와 피아니스트, 작곡가를 자문위원으로 초빙해 저회전에서부터 고회전 영역에 이르기까지 각 영역마다 듣기 좋은 엔진음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또 마세라티는 2012년 9월에 일본 시즈오카(靜岡)에 있는 사운드디자인라보합동회사, 주오(中央)대 음향시스템 연구실과 함께 ‘엔진음 쾌적화 프로젝트’라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기블리의 상위 모델인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과 5가지 바이올린의 소리를 각각 피실험자에게 들려주고 심박 수, 혈류량 등을 측정한 것. 그 결과 콰트로포르테의 엔진음과 가장 비슷한 반응을 이끌어낸 바이올린은 전설의 명기(名器) ‘스트라디바리우스’였다. 마세라티는 이 사실을 두고두고 자랑거리로 삼고 있다.

 영화를 보면 마치 의도한 것처럼 마세라티의 엔진음이 자주 들린다. 특히 엔진음이 가장 매력적으로 들리는 시동을 걸 때의 소리가 많이 나온다. 마세라티의 삼지창 로고도 뚜렷이 보이는 장면이 많아 당연히 간접광고(PPL)이겠거니 생각했는데, 마세라티 측에 확인한 결과 그렇지는 않고 영화 제작사 쪽에서 자체적으로 렌트한 것이라고 한다. 영화 제작진 중에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있거나, 기블리의 엔진 소리가 음향 담당자를 사로잡았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최근 급성장 중인 마세라티의 일등공신은 바로 입문(엔트리) 모델이랄 수 있는 기블리. 입문 모델이라고 해도 1억 원 안팎이긴 하지만 다른 모델에 비해 가격을 많이 낮춘 것이다. 1세대 기블리가 등장한 지 46년 만에 2013년에 3세대 기블리가 등장하자 전 세계에서 마세라티의 판매량은 급등했다. 국내에서도 2014년에 전년 대비 469%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1200여 대가 팔리며 55.6%가 증가했다.

 킬러인 형욱이 바이올린과 비견되는 엔진음에 과연 감동을 받았을까 싶지만, 형욱이 ‘나름’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였다는 걸 알게 되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자세한 얘기는 직접 보고 확인하시길!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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