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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셰어링’이 너무해…휘발유 1리터당 2000원 이상 받아

ev라운지
입력 2015-12-29 08:00:00업데이트 2023-05-10 02:59:49
저유가 시대를 맞았지만 국내 공유차(카셰어링) 업체들이 터무니없이 높은 연료비를 소비자에게 부과해 비난을 사고 있다. 카세어링은 유동인구가 많은 수도권 및 광역도시에 퍼져있으며, 손쉬운 이용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불특정 다수가 차량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도시 내 차량 수를 줄여주고, 개인의 차량 소유에 따른 비용이 없기 때문에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카셰어링 업체들은 겉으론 저렴한 이용료를 강조하면서도 상식 밖의 연료비를 받아 원성을 사고 있다. 보통 카셰어링은 대여요금과 주행요금을 합산한 금액을 청구한다. 대여요금은 10분 단위로 책정하고, 주행요금은 차종에 따라 1㎞당 160원~260원을 부과한다.

문제는 실질적인 연료비에 해당되는 주행요금에 있다. 일반 렌터카의 경우 대여요금 외에 자신이 쓴 만큼의 연료를 직접 채워 넣으면 되지만, 카셰어링은 대여요금과 별도도 주행요금을 과다하게 받는다는 것. 업체들의 주행요금을 시중 휘발유 가격으로 환산하면 1리터 당 2000원을 훌쩍 넘긴다. 28일 현재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1414원이다.

실제로 국내 카셰어링 시장에서 잘 알려진 두 업체를 비교해 봤다. 제주도에서 창업해 서울까지 진출한 ‘쏘카’와 롯데그룹 계열사인 ‘그린카’다.

그린카는 28일 기준 아반떼 MD의 주행요금을 1㎞당 180원으로 책정했다. 이를 휘발유 1리터로 환산하면 2538원이 된다. 쏘카는 아반떼 차량 모두 1㎞당 170원의 유류비를 받는다. 1리터 당 2397원으로 계산된다.

아반떼 2015년형의 공인 연비는 1리터 당 14.1㎞이고, 최근 출시된 아반떼 AD의 연비는 12.4㎞다. 하지만 카셰어링은 연비나 모델에 상관없이 같은 요금을 청구한다. 결과적으로 이용자는 연비가 더 좋은 차를 운전해도 휘발유 값을 더 내는 셈이 된다.

경차인 레이도 마찬가지다. 레이 공인 연비는 2015년형 기준으로 최저 13.2㎞인데, 쏘카와 그린카의 기준인 1㎞당 180원을 적용하면 소비자는 리터 당 2376원의 유류비를 내는 셈이다.

해당 업체 관계자는 “‘유가’에 따라 주행요금 가격을 유동적으로 책정하고 있지만 주행요금이 유가랑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업체와 비교해도 국내 카셰어링 요금은 높은 편이다. 다임러AG가 2008년에 시작한 ‘카투고(Car to go)’를 보면 미국 텍사스주의 경우 소형승용차는 1분 당 0.41달러, 1시간이면 14.99달러(약 1만7760원)를 대여료로 받는다.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도 1시간 당 14.9유로(1만9355원)을 내면 사용 가능하다. 언뜻 보면 1시간당 6200원 정도인 한국 업체보다 비싸다.

그러나 카투고는 대여료에 연료비를 포함시킨다. 1시간을 빌려 100㎞ 넘게 달리더라도 주유비는 0원이다. 한 시간을 빌려 80㎞를 달려도, 카투고는 대여료로 14.99달러(약 1만 7760원)만 결제하면 된다.

국내 업체들의 경우 아반떼 기준으로 80㎞를 달렸을 때 주행요금은 1만4400원이다. 여기에 대여료 6240원을 합하면 2만 원이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연료비를 주행요금으로 포장해, 이용자들이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렌터카처럼 연료비를 분리하지 않는 한 이 같은 행태는 지속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