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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타이어에 홈 파면 새 타이어 된다? 신기술 각광

ev라운지
입력 2010-05-08 10:01:55업데이트 2023-05-10 23:03:51
리그루빙 장면(미쉐린)리그루빙 장면(미쉐린)
마법 같은 재생 기술에 관심 늘어

일반 승용차와 달리 버스나 트럭은 타이어가 빨리 닳는 바람에 운수업체나 운전자들의 큰 고민거리 가운데 하나다. 화물이나 사람을 잔뜩 싣고 달려야 하기 때문에 타이어가 그 무게에 짓눌려 쉽게 마모된다. 따라서 타이어 교체 주기가 짧을 수 밖에 없다.

더러 타이어 교환 비용이 부담스러워 차일피일 미루다 타이어 교체 시기를 놓쳐 대형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타이어 재생 기술이 큰 도움을 준다. 버스나 트럭에 쓰는 타이어는 처음부터 재생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리그루빙'과 '리트레딩'이라는 두 가지 마법을 써서 헌 타이어를 거의 새 것처럼 바꿀 수 있다.
리트레딩 장면(브리지스톤)리트레딩 장면(브리지스톤)

▲리그루빙(Regrooving)

업계에서는 다른 말로 '홈 파기'라고도 한다. 말 그대로 타이어의 그루브(배수와 핸들링을 위해 파 놓은 깊은 골)를 새로 파서 수명을 연장시키는 방법이다. 이 방법의 이점으로는 첫 번째로 안전성을 꼽을 수 있다. 타이어가 마모되면 배수성이 떨어지게 되는데 그루브를 다시 만들어 줌으로써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점으로는 연비 개선 효과를 들 수 있다. 얇아진 타이어를 그대로 활용하므로 타이어 무게가 줄고 회전 저항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타이어 수명을 한껏 이용할 수 있게 돼 경제적으로도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덩달아 '친환경'이라는 보너스도 얻는 셈이다.

리그루빙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타이어에 '리그루버블' 즉 리그루브가 가능하다고 써 있어야 한다. 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싣고 다녔다든지 휠 얼라인먼트가 틀어져 편마모가 발생한 타이어는 할 수 없다. 운송 업계에서는 리그루빙에 유리한 제품으로 미쉐린 타이어를 들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언더 트레드 부위가 두껍게 설계돼 리그루빙이 쉽기 때문이다.

▲리트레딩(Retreading)

이 방법은 구두 굽을 교체하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상한 트레드를 갈아내고 그 위에 새로운 트레드를 입히는 것으로 크게 콜드(Cold) 방식과 핫(Hot)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주 쓰는 콜드 방식은 미리 만들어 놓은 트레드를 기존 타이어에 붙이는 것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핫 방식은 새 타이어 제조 방식과 마찬가지로 몰드를 이용해 트레드를 만들기 때문에 비용이 비싼 게 단점이다. 하지만 제품 완성도가 높아 신품과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성능도 훌륭하다는 게 장점이다.

리트레딩도 전제 조건이 있다. 구두를 예로 들면 발을 감싸는 가죽이 상하게 되면 굽을 가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타이어도 사이드월을 비롯해 이런저런 구조물에 손상이 없어야 한다. 브리지스톤은 리트레딩에 중점적으로 투자해 새로운 수익원이 되기도 했으며, 미쉐린도 80년 넘는 타이어 재생 경험을 자랑한다. 국내 타이어 업체는 제휴 업체를 통해 타이어 재생을 하고 있다.
리트레딩 개념도리트레딩 개념도

▲타이어의 '멀티 라이프'로 비용 감소
타이어 재생은 버스나 트럭에서 주로 이뤄지는데 특히 버스의 빈도가 높다. 트럭과 달리 일정한 주행 패턴을 보여 타이어가 비교적 균일하게 마모돼 재생하기가 쉬운 탓이다. 하지만, 덤프트럭과 레미콘 트럭 등은 주행 패턴이 불규칙하고 도로 여건도 안 좋은 편이어서 재생률이 낮은 편이다. 미국이나 유럽의 트럭들처럼 몇 주일씩 고속도로를 달리는 운행 패턴이라면 타이어를 재생하기도 쉽고, 품질도 뛰어나다.

리그루빙과 리트레딩으로 타이어의 수명을 늘리는 것은 국내에서도 관심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재생 타이어 품질도 점차 향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타이어의 '멀티라이프'로 비용을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업체나 운전자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며 "타이어를 재생하는 빈도가 늘어나고 업체끼리 경쟁이 심해지면 재생 타이어의 품질은 더욱 좋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타이어 재생의 효용을 체험하고 나면 회사나 운전자들도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며 "재생을 염두에 두게 되면 운행 패턴이나 타이어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상용차는 유지비용이 만만찮다 보니 비용에 매우 민감하다. 그런 점에서 타이어 재생 기술은 타이어의 '멀티 라이프'를 넘어 트럭과 운송업체의 '멀티 라이프'에도 도움을 주는 셈이다.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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