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시속 64km로 벽에 ‘쾅’… 화재 없고 인체모형 멀쩡
화성=한재희 기자
입력 2023-01-16 03:00:00 수정 2023-01-16 03:08:34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충돌시험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가 12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진행된 차량 충돌 테스트에서 시속 64km로 150m를 내달려 벽면에 설치된 구조물을 들이박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12일 경기 화성시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 차량 충돌 테스트를 앞두고 연구소 내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달라는 방송이 나왔다. 잠시 뒤 ‘5, 4, 3, 2, 1, 0’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시속 64km로 150m 구간을 내달렸다. 큰 충격음과 함께 차량이 그대로 벽면 구조물에 부딪혔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고 차량에서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엔진룸이 심하게 찌그러져 내부 부품들이 겉으로 드러났다. 바닥은 유리 세정액과 냉각수로 흥건했다. 차량 충돌 실험이긴 했지만 실제로 차량이 눈앞에서 충돌해 부서지니 마치 사고 현장을 목격한 것처럼 잠시 장내가 숙연해졌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이날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올해 출시 예정인 북미형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5 24my’에 대한 공개 충돌안전평가를 진행했다. 이번 테스트는 전기차 사고로 화재가 발생하는 사례가 꾸준히 나온 상황에서 이뤄진 만큼 사고로 인한 화재 발생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졌다.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 내부의 화학 반응으로 ‘열폭주’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수 초∼수 분에 1000도 이상 온도가 오를 만큼 발열량이 많아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쉽고 화재를 진압하는 데 소방관들이 몇 시간씩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모터와 배터리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전기차가 정면충돌할 때 충격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범퍼를 결착시키는 철강 구조물인 ‘백 빔’을 좀 더 견고한 구조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배터리가 이탈하지 않도록 ‘관통 볼트’를 활용해 차체 밑바닥과 배터리팩을 단단하게 묶어두기도 했다.
측면충돌 시에 대비해 차 문 쪽 하부에 있는 공간인 ‘사이드실’ 내부에 알루미늄 압출재를 넣어 충격을 흡수하도록 했다. 엔진룸에 적용됐던 철골 구조인 ‘서브 프레임’을 후방에도 적용해 후방충돌 시 배터리와 모터를 보호하게 했다.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상무)은 “법규에서 정한 위치 이외에도 화재 발생이 있는 부분은 별도로 실험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같은 데서 화물차 밑으로 차량이 진입하거나 복합충돌이 일어나는 경우에 대비해서도 차량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면충돌 실험에서는 차량 전면 왼쪽 부분이 완전히 찌그러졌지만 차량에 있던 인체 모형은 겉보기엔 커다란 문제가 없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 데다 에어백이 정상 작동해 충격을 흡수해서다. 에어백을 펴기 위해 화약이 터지면서 연기가 발생했지만 배터리 화재는 없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배터리 보호가 취약한 측면충돌 실험이 아닌 정면충돌 실험의 결과인 점은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서는 글로벌 출시 차량의 경우 이러한 충돌평가를 1개 차종당 100여 번씩 진행한다고 전했다. 가상 시뮬레이션도 차종당 3000회(약 4만5000시간 소요) 이상씩 이뤄진다. 충돌 안전평가에 차종당 100억 원가량이 소요된다.
아이오닉5의 매립형 문 손잡이가 충돌 직후 자동으로 돌출되지 않은 것은 옥의 티로 꼽힌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매립 손잡이를 눌러서 여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다”며 “누구나 본능적으로 지각할 수 있도록 충돌 직후 손잡이가 자동 ‘팝업’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충돌 시 문 잠금이 해제된다”며 “핸들(문 손잡이) 돌출이 안 되는 경우를 대비해선 핸들 앞쪽을 누르면 핸들이 돌출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화성=한재희 기자 hee@donga.com

12일 경기 화성시 현대자동차·기아 남양연구소. 차량 충돌 테스트를 앞두고 연구소 내에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 달라는 방송이 나왔다. 잠시 뒤 ‘5, 4, 3, 2, 1, 0’ 카운트다운이 끝나자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시속 64km로 150m 구간을 내달렸다. 큰 충격음과 함께 차량이 그대로 벽면 구조물에 부딪혔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고 차량에서는 흰 연기가 피어올랐다. 엔진룸이 심하게 찌그러져 내부 부품들이 겉으로 드러났다. 바닥은 유리 세정액과 냉각수로 흥건했다. 차량 충돌 실험이긴 했지만 실제로 차량이 눈앞에서 충돌해 부서지니 마치 사고 현장을 목격한 것처럼 잠시 장내가 숙연해졌다.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배터리 내부의 화학 반응으로 ‘열폭주’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수 초∼수 분에 1000도 이상 온도가 오를 만큼 발열량이 많아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 쉽고 화재를 진압하는 데 소방관들이 몇 시간씩 애를 먹는 경우도 많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으려면 모터와 배터리에 직접적인 충격이 가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차는 전기차가 정면충돌할 때 충격을 효율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범퍼를 결착시키는 철강 구조물인 ‘백 빔’을 좀 더 견고한 구조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배터리가 이탈하지 않도록 ‘관통 볼트’를 활용해 차체 밑바닥과 배터리팩을 단단하게 묶어두기도 했다.
측면충돌 시에 대비해 차 문 쪽 하부에 있는 공간인 ‘사이드실’ 내부에 알루미늄 압출재를 넣어 충격을 흡수하도록 했다. 엔진룸에 적용됐던 철골 구조인 ‘서브 프레임’을 후방에도 적용해 후방충돌 시 배터리와 모터를 보호하게 했다.
백창인 현대차 통합안전개발실장(상무)은 “법규에서 정한 위치 이외에도 화재 발생이 있는 부분은 별도로 실험하고 있다”며 “고속도로 같은 데서 화물차 밑으로 차량이 진입하거나 복합충돌이 일어나는 경우에 대비해서도 차량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면충돌 실험에서는 차량 전면 왼쪽 부분이 완전히 찌그러졌지만 차량에 있던 인체 모형은 겉보기엔 커다란 문제가 없었다. 안전벨트를 매고 있었던 데다 에어백이 정상 작동해 충격을 흡수해서다. 에어백을 펴기 위해 화약이 터지면서 연기가 발생했지만 배터리 화재는 없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배터리 보호가 취약한 측면충돌 실험이 아닌 정면충돌 실험의 결과인 점은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에서는 글로벌 출시 차량의 경우 이러한 충돌평가를 1개 차종당 100여 번씩 진행한다고 전했다. 가상 시뮬레이션도 차종당 3000회(약 4만5000시간 소요) 이상씩 이뤄진다. 충돌 안전평가에 차종당 100억 원가량이 소요된다.
아이오닉5의 매립형 문 손잡이가 충돌 직후 자동으로 돌출되지 않은 것은 옥의 티로 꼽힌다. 김용현 한국폴리텍대 미래자동차과 교수는 “매립 손잡이를 눌러서 여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아직 많다”며 “누구나 본능적으로 지각할 수 있도록 충돌 직후 손잡이가 자동 ‘팝업’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충돌 시 문 잠금이 해제된다”며 “핸들(문 손잡이) 돌출이 안 되는 경우를 대비해선 핸들 앞쪽을 누르면 핸들이 돌출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화성=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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