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MZ 같던 때 있었다”… 정의선, 신년회서 혁신·소통 강조
화성=이건혁 기자
입력 2023-01-03 14:41:00 수정 2023-01-03 14:57:53

“지금은 50세가 넘었지만, 저도 MZ세대(밀레니얼+Z세대) 같던 때가 있었다. (젊은 세대가)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경청만 하던 시대는 바뀌었다. 들을 수 있는 사람인가, 귀를 막고 있는 사람인가가 인사의 중요한 기준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3일 경기 화성시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대강당에서 열린 신년회 겸 타운홀 미팅(전사 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새해 메시지에서 ‘도전을 통한 신뢰와 변화를 통한 도약’을 경영 캐치프레이즈(문구)로 소개한 정 회장은 “물이 고이면 썩는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목표를 갖고 시도하라”며 끊임없는 혁신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년 만에 대면 형식의 신년회를 진행했다. 남양연구소에서 신년회를 연 것도, 타운홀 방식을 채택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노사 단체협약에 따라 새해 첫 근무일을 3일로 규정하고 있어, 다른 대기업보다 하루 늦게 신년회를 열었다.
정 회장은 회식 니트 상의, 진회색 면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입장했다. 오프닝 영상을 시청한 정 회장이 “음악이 마치 클럽에 온 거 같아 좋다” “올해 벌써 떡국 세 그릇 먹었다”며 농담을 건네자 현장에 모인 임직원 600여 명이 웃음을 터트렸다.
정 회장은 먼저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성공적인 전동화 체제로의 전환을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 5위권에 진입한 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가 각각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점 등을 짚었다. 정 회장은 “올해 더 진화된 차량을 개발해 전기차 리더십을 공고히 하겠다”고 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퍼스트무버’가 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돼야 하며, 이를 위해 회사 시스템 전반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이던 2019년 10월 타운홀 미팅서 언급한 ‘사일로 현상(조직 간 벽이 높아 소통이 안 되는 현상)’ 타파를 재차 강조했다. 부서 간 소통 부족이 빠른 결단을 방해한다고 지적한 것이다.
정 회장은 자유롭게 일하는 기업 문화, 능력이 존중받는 일터,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서는 근로 환경 조성도 강조하며 경영진이 앞장서 실천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회장은 “결론이 없는 보고, (상사가) ABC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보고도 바뀌어야 한다”며 개선을 주문했다. 정 회장은 “저는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보고할 때 제 생각과 결론을 먼저 말하고 이유를 설명했다”며 자기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 회장과 사장단은 타운홀 미팅을 마친 뒤 직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셀카’ 요청에 응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정 회장은 이어 남양연구소 직원들과 오찬을 하며 격의 없는 모습을 보였다.

현대차그룹의 신년회는 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고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던 삼성, SK, LG 등 다른 대기업들과는 달랐다. 소프트웨어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젊고 도전적이며 소통을 중시하는 MZ세대 직원과 IT(정보기술) 인력을 끌어안을 수 있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는 정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품질 개선 등 위기 요인보다 편리한 모빌리티(이동 수단) 개발을 통해 현대차그룹의 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정 회장은 “현대차에 없는 문화는 반드시 만들어서 가야 한다. 꼼꼼하게 해나가면 전자 회사, ICT(정보통신기술) 회사보다 치밀한 종합 제품 만드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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