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100km까지 3.5초, 합리적 가격…슈퍼카 안 부러운 EV6 GT

이건혁 기자

입력 2022-11-16 12:07:00 수정 2022-11-16 12: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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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내놓은 고성능 전기차 EV6 GT. 억대 슈퍼카 못지 않은 가속력을 갖췄음에도 1억 원 미만의 낮은 가격으로 책정돼 ‘가성비’가 높은 차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 제공

고성능 슈퍼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

해외 자동차 전문지들은 기아가 9월 선보인 고성능 전기차 ‘더 기아 EV6 GT(이하 EV6 GT)’에 대해 대부분 이렇게 평가했다. 스포츠카의 주요 성능 지표로 쓰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제로백) 3.5초. 독일 슈퍼카 브랜드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 터보(3.2초)보다 약간 느린 수준으로, 웬만한 고성능 브랜드 차량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가속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는 EV6 GT가 람보르기니, 메르세데스벤츠 등의 고성능 차들과 400m 주행 대결을 벌이는 영상에서 그 성능을 증명하기도 했다.

핵심은 가격. 1억 원은 우습게 넘는 슈퍼카들에 비해 EV6 GT의 가격은 72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심지어 차량 가격이 5500만 원 초과, 8500만 원 이하 구간에 들어가는 만큼 국고 보조금 한도의 50%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른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 높은 차량인 셈이다.

EV6 GT의 외관은 기아의 전기차 EV6와 비슷하면서도 날렵한 느낌을 준다. EV6 GT는 앞뒤 길이 4695㎜, 너비 1890㎜로 기본형 EV6보다 길이는 15㎜ 길면서 너비도 10㎜ 키웠다. 반면 높이는 1545㎜로 기본형에 비해 5㎜를 낮춰 역동적인 모습을 구현했다.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 길이)는 2900㎜로 같다.

다만 고성능 차량임을 강조하기 위해 곳곳에 포인트를 줬다. EV6 GT 전용 21인치 휠, 네온 색상의 캘리퍼(앞바퀴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유압장치)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후면 범퍼 하단에는 차량 하부 공기의 흐름을 최적화해 가속을 돕는 구조물(디퓨저)을 배치했다. 실내에는 EV6 GT의 가속 성능과 주행 성능을 최적화하게 구현해주는 ‘GT 모드’를 위한 버튼, 시트의 연결부분 등에 네온 색상을 적용했다.

기아가 내놓은 고성능 전기차 EV6 GT는 네온 색상을 활용해 내외부에 포인트를 줬다. 기아 제공

지난달 28일 시승을 위해 EV6 GT를 출발시키자 묵직하고 단단한 주행 감각이 그대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 전기차가 사용하는 플랫폼 E-GMP가 사용됐지만, 고성능 차량의 주행 성능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편안함보다는 안정감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전후방 합산 430kW(킬로와트)의 출력을 내는 모터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게 느껴졌다. 도심 구간 위주로 약 20㎞를 주행했던 만큼 EV6 GT가 자랑하는 성능을 온전히 느끼기는 어려웠다. 다만 고속 주행과 곡선 주로 통과 시 차량 제어를 쉽게 하기 위해 적용된 각종 장치 덕분인지 주행 시 균형을 잘 잡아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급격한 주행 경로 변경 시 운전자의 신체가 쏠리지 않고 감싸주도록 설계된 버킷(바구니) 시트도 인상적이었다.

EV6 GT는 고성능 차량으로 개발됐지만, 일상생활용으로도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 차량이었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 352㎞, 전비는 1㎞당 3.9kWh(킬로와트시)로 일반형 전기차에 비해 효율은 떨어지지만, 고성능 차량인 점을 고려하면 크게 문제되는 부분은 아니다.

충남 태안군 ‘HMG 드라이빙 익스피리언스 센터’에 주차된 기아의 고성능 전기차 EV6 GT. 기아 제공

한국산 자동차 사상 가장 빠르다는 타이틀을 단 EV6 GT는 대중적으로 접근 가능한 고성능 자동차의 시장을 열었다. 다만 EV6 스탠다드형 모델 구입을 고민하는 소비자들까지 흡수하기에는 동력 성능 외에 내세울 만한 점이 부족하다는 건 아쉽다.

급가속, 급제동, 드리프트(빠른 속도로 곡선 주로 통과) 등 EV6 GT의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적인 만큼,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에서도 EV6 GT만의 매력을 느낄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기아는 EV6 GT를 시작으로 GT(그랜드 투어러) 브랜드를 계속해서 강화해간다는 방침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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