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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한 덩치에도 제로백 5.8초… “역시 아빠들 드림카”

팜스프링스=김재형 기자
입력 2022-11-10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0:05:56
지난달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시승한 부분변경 모델 ‘뉴 X7’은 수직형
 키드니 그릴이 탑재돼 큰 차체의 위용을 뽐냈다. 가상환경 기술이 적용된 내비게이션을 커브드 디스플레이(아래 사진)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편의성 면에서도 향상됐다. 팜스프링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지난달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시승한 부분변경 모델 ‘뉴 X7’은 수직형 키드니 그릴이 탑재돼 큰 차체의 위용을 뽐냈다. 가상환경 기술이 적용된 내비게이션을 커브드 디스플레이(아래 사진)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등 편의성 면에서도 향상됐다. 팜스프링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BMW ‘X시리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를 압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라인업이다. 부분 변경 모델로 새로 출시되는 ‘뉴 X7’은 그런 BMW의 최신 기술과 노하우가 집약된 플래그십 모델이다.

다음 달 정식 출시를 앞두고 지난달 25일 사전 예약에 들어간 뉴 X7은 예상 가격대가 1억3000만 원이 넘는 고가임에도 예약 물량이 2000대를 넘길 정도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년간 판매 대수 4210대의 절반에 가까운 수치다. BMW는 아빠들의 ‘드림카’로 불리는 이 럭셔리 SUV 모델을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를 밀어내고 왕좌 탈환을 노리고 있다.

뉴 X7을 지난달 13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에서 열린 BMW 시승 행사에서 미리 만나 봤다.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팜스프링스 일대는 사막과 고산지대, 고속도로가 어우러진 곳이다. 요약하자면 BMW가 새로 정의 내린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의 최상위 모델로서의 주행 경험은 어느 코스에서든 유효했다.

시승 모델은 최신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한 ‘뉴 X7 xDrive40i’. 그릴이 두 개의 파트로 구분돼 일각에선 ‘돼지코 같다’는 놀림을 받기도 하지만 처음 마주한 인상은 ‘웅장하고 고급스럽다’는 느낌이었다. BMW는 지난해 신차부터 모델에 따라 전통적으로 적용하던 가로형 대신 수직형 키드니 그릴을 채택하고 있다. 큰 차체의 위용을 과시하는 디자인이다.

헤드라이트는 크게 주간 주행등(상단)과 상·하향등(하단)으로 나뉘어 날렵한 모습이었다. 3열로 구성된 실내 공간감도 성인 남성 대여섯 명이 넉넉하게 자리 잡고 앉을 수 있을 만큼 넓었다. 실내 공간감을 결정하는 이 모델의 축거(자동차 앞바퀴 중심에서 뒷바퀴 중심까지의 거리)는 3105mm로 기아 카니발(3090mm)보다 길다.

트렁크는 기본 300L에 2, 3열 의자를 모두 접으면 2120L까지 공간이 늘어난다. 천장에 넓게 펼쳐진 파노라믹 글라스 선루프와 운전석 앞부터 차량 중앙부까지 길게 이어진 커브드 디스플레이도 실내 공간감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레버 형태로 깔끔하게 디자인된 기어 조작기는 세련미가 돋보였다.

사막을 한편에 두고 2차선 좁은 도로를 달릴 땐 덩치에 맞지 않을 정도로 날렵한 핸들링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군데군데 모래가 깔린 시승 도로는 구불구불한 코너도 많았다. 무게중심이 낮은 데다 긴 차체의 회전 반경을 줄여 주는 BMW만의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뒷바퀴 조향) 기술이 빛을 발했다.

고속도로에서의 가속감은 한층 더 발전했다. 최고 출력은 이전 세대보다 47마력이 늘어난 380마력으로 최대토크는 53kg·m에 달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5.8초에 불과하다. 도로 위에서 시원시원한 주행감을 한껏 만끽할 수 있는 스펙이었다.

높은 기온에 에어컨을 최대치로 틀어 놔도 경사가 15도 이상 되는 고산지대를 거침없이 올랐다. 진동과 소음이 느껴지지 않아 아이들을 태우고 야외 나들이를 떠나는 아빠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했다. 장소와 주행 환경에 상관없이 마음만 먹으면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고, 평소에는 패밀리카로서 안정감을 주니 ‘꿈의 자동차’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았다.


팜스프링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