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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나올 목적기반車는 이런 모습… 현대차그룹, PBV 사용자경험(UX) 방향성 공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2-09-19 11:59:00업데이트 2023-05-09 10:59:22
현대자동차그룹이 오는 2025년 이후 내놓을 목적기반모빌리티(PBV)의 모습을 미리 살펴볼 수 있는 ‘UX 테크데이 2022’를 개최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 ‘UX 스튜디오 서울’에서 향후 출시될 PBV의 담긴 ‘테스트 벅(Tesg Buck)’ 등 PBV 사용자경험(UX, User Experience) 개발 방향성을 담은 결과물을 공개했다. 테스트 벅은 차 개발 과정에서 사용성 검증 등을 목적으로 사전에 제작하는 모형을 말한다.

UX 스튜디오 서울은 차량 초기 콘셉트 개발을 시작으로 양산 직전 상품성 검증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소비자를 초청해 관련 듣고 이를 상품에 반영하기 위해 조성된 차량 UX 연구개발 전용 공간이다. 기존 내연기관 모델에서도 UX는 신차 개발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 했다. UX는 차 탑승자가 직접 체감하게 되는 품질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PBV 기반 UX는 자율주행과 전동화 등 차세대 모빌리티 요소가 녹아들면서 UX 방향성이 한 단계 진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전 내연기관 중심 자동차에서 구현하기 어려웠던 실내 구조와 간단하지만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 등이 더해졌다. 자동차에 대해 무심코 상상했던 모습이 눈앞에 실제로 펼쳐지는 듯 한 느낌이 흥미롭다.
현대차그룹은 PBV 초기 개발 과정에서 콘셉트 개발을 위해 나무로 만든 ‘스터디 벅’과 기술이 실제로 구현된 ‘엔지니어링 벅’을 전시해 차량 초기 콘셉트가 어떤 과정을 거쳐 실체화 되는지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은색으로 만들어진 엔지니어링 벅은 현대차 스타리아 디자인을 참고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KTX나 TGV(떼제베) 등 고속전철을 연상시킨다. 전시된 엔지니어링 벅은 오는 2025년을 목표로 개발 중인 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고 현대차그룹 측은 전했다.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공항 픽업용 PBV’를 콘셉트로 한다.
여행객과 사업자 모두에게 최적화된 기술을 대거 반영한 것이 특징이라고 소개했다. 조수석 대신 캐리어 거치대를 마련했고 트렁크 공간 대신 탑승 공간을 뒤쪽까지 넓혀 최대 5명이 내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일반 승객 뿐 아니라 교통 약자 탑승 편의를 고려해 휠체어가 쉽게 출입할 수 있도록 도어 폭을 극대화하기도 했다. 한정된 공간을 용도에 맞게 새롭게 구성한 사례로 현대차그룹이 추진 중인 PBV사업 방향성을 짐작할 수 있는 전시물이다.

PBV 콘셉트 외에 새로운 UX 개발을 위해 선행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다채로운 결과물도 전시했다. 현대모비스는 고도화된 자율주행차의 탑승객 편의를 높여주는 ‘모드변환콕핏’을 선보였다. 드라이브모드와 오피스모드, 릴랙스모드 등 3가지 모드에 따라 조명과 시트 각도, 디스플레이와 조작계 등이 최적화된 형태로 변하는 개념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사용자별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다목적모빌리티시트’ 시스템을 전시했다. 교통약자를 위한 생체 신호 분석 기술과 유아를 동반한 가족 승객 실내 공간 활용성 증대 기술 등 탑승객이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맞춰 실내 환경을 최적화한 10가지 탑승 구조를 구현한다. 사람이 차에 탑승할 때는 시트가 자동으로 돌아 탑승자가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돕는 개념이다.

미국 MIT 미디어랩과 협력해 공동으로 개발한 ‘반응형 PBV 시트’ 콘셉트는 시트가 승객 몸을 감지한 뒤 체형에 맞게 시트 모양을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북특정 다수 승객을 태우는 PBV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긴 벤치 모양 좌석을 승객 수와 체형 등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 전시장 내 UX 메타 스튜디오는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온라인 UX 리서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발표를 통해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서 UX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를 설명하고 PBV 개발에 있어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부분과 이를 위한 고객 중심 연구개발 노력 등을 소개하는데 공을 들였다.

양희원 현대차·기아 제품통합개발담당 부사장은 “고객들은 더 다양하고 특별한 경험을 미래 모빌리티에서 기대하고 있다”며 “PBV 등 새로운 모빌리티 환경에서도 고객들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UX 개발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효린 제품UX총괄실 상무는 보다 나은 사용자 경험을 만들기 위해 사람(Humanistic)과 첨단기술(High-Tech), 조화(Harmony) 등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김효린 상무는 “3가지 원칙을 기반으로 ‘총체적 사용자경험(HUX, Holistic User Experience)’을 실현하고 UX 스튜디오를 통해 이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성 바디개발센터장 전무는 이어진 주제 발표에서 “새로운 모빌리티 시대에서 고객의 더 나은 경험을 위한 바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운전석 독립 파티션과 실내 캐리어 수납 모듈 등은 실제 PBV 적용을 목표로 개발된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지난 15일에는 모빌리티 UX 관련 전공 대학생들을 UX 스튜디오 서울에 초청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제품UX총괄실과 인테리어리서치랩, 선행기술원 등 UX 개발부문 연사들이 미래 모빌리티 UX에 대한 개발 경험을 공유하고 현업 개발자들과 학생들의 소통이 이뤄졌다고 한다.

한편 기아는 지난 2월 레이 1인승 밴 모델을 출시하고 6월에는 니로 플러스를 선보였다. 기존 모델을 활용한 파생 PBV 모델로 볼 수 있다. PBV 제품 뿐 아니라 사업 추진도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쿠팡과 CJ대한통운 등 비즈니스 파트너와 협약을 맺고 실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2025년 하반기 양산으로 목표로 연간 최대 15만대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을 구축하고 2030년에는 글로벌 PBV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한다는 복안이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