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바퀴 움직이는 ‘후륜 조향’ 늘린다…전기차 시대 맞아 확산 전망

이건혁 기자

입력 2022-09-14 13:24:00 수정 2022-09-14 14: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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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대형화에 뒷바퀴 조향에 주목
신형 플랫폼 개발되며 확산세



완성차 업체들이 그 동안 고정돼 있던 뒷바퀴가 상황에 따라 회전할 수 있는 ‘후륜 조향’이 탑재된 차량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전기차의 확산과 맞물려 신형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고, 차체가 대형화 되면서 자동차 회전을 쉽게 해줄 수 있는 후륜 조향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 동안 양산차에는 주로 ‘전륜 조향’이 적용돼 왔다. 운전자가 운전대(스티어링 휠)를 조작해 앞바퀴를 회전시키면서 주행 방향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반면 후륜 조향은 뒷바퀴가 주행 속도에 따라 방향을 바꾸는 기술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앞바퀴와 뒷바퀴가 동시에 방향을 바꾸는 만큼 ‘사륜 조향’이 정확한 표현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후륜 조향은 억대 가격표가 책정된 고급차를 중심으로 적용되는 추세다. 지난해 현대차 고급브랜드 제네시스는 세단 G80에 후륜 조향을 추가 사양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선보인 대형 세단 G90에도 최대 4도의 후륜 조향을 추가 사양으로 고를 수 있으며, G90 롱휠베이스 모델에는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제네시스 G90 롱휠베이스. 제네시스 제공

수입차 중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지난해 내놓은 대형 전기차 EQS에 기본 4.5도의 후륜 조향이 적용돼 있다. 랜드로버가 8월 선보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레인지로버’는 뒷바퀴 회전각 7.3도를 제공한다. 국내에 들어오지 않는 차량 중에는 GM의 SUV 전문 브랜드 GMC의 전기 SUV 허머EV가 후륜 조향을 활용한 ‘크랩 워크’(주행 중 꽃게처럼 옆으로 움직인다는 뜻)를 주요 장점으로 소개하고 있다.

벤츠 전기차 EQS.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후륜 조향은 일정 속도 이하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의 진행 방향과 반대로 움직여 차량의 회전 범위를 좁혀준다. 그만큼 좁은 공간에서 주차를 할 때나 유턴 시, 또는 급회전 구간을 지날 때 유용하다. 소비자들은 “차가 마치 도로에 붙어가는 것처럼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일정 속도 이상에서는 뒷바퀴가 앞바퀴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 과도하게 속력을 내는 경우가 아니라면 차체 안정성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는다.

랜드로버가 내놓은 SUV 5세대 레인지로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제공

완성차 업체들이 후륜 조향에 주목하는 건 소비자들의 대형사 선호로 인해 차체가 계속해서 대형화되고 있어서다. 전장 5m 안팎 대형 세단과 SUV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도로나 주차장 공간은 큰 변화가 없다. 후륜 조향이 적용되면 특히 도심 구간이나 주차 시 유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기에 신형 플랫폼이 개발되면서 후륜 조향을 탑재하는 게 이전보다 쉬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재원 원광대 스마트자동차공학과 교수는 “후륜 조향 기술의 핵심은 높은 출력을 바탕으로 뒷바퀴와 앞바퀴가 딜레이(지연) 없이 동시에 회전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특히 전기차는 후륜 조향 구동을 위해 필요한 전기가 내연기관보다 충분한 만큼 난관이 줄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후륜 조향이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뒤 바퀴 사이 길이인 ‘휠베이스’가 길어진 신형 플랫폼은 이전 차량들에 비해 주차나 회전 반경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후륜 조향은 아직 단가 문제로 고급차에만 장착되고 있지만, 큰 차 운전시 발생하는 단점을 상당 부분 해소해줄 수 있어 곧 대중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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