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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고급화로 승부”… BMW “라인업 다양화”

변종국 기자 , 이건혁 기자
입력 2022-09-13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1:00:44
벤츠 E클래스벤츠 E클래스
‘벤츠의 수성이냐, BMW의 탈환이냐.’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 벤츠와 BMW의 판매량 1위 대결이 치열하다. 벤츠는 2015년 이후 6년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BMW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수입차 판매량은 벤츠 5만593대, BMW 5만345대다. 올해도 벤츠가 1위를 달리고 있지만 BMW와 불과 248대 차이에 불과하다.

BMW 5시리즈BMW 5시리즈
BMW는 올해 1월 5550대를 팔면서 월간 수입차 판매량에서 벤츠(3405대)를 꺾고 기분 좋게 한 해를 시작했다. 6월과 7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BMW는 국내 시장에서 7303대를 팔며 벤츠(5940대)를 이겼다. 일각에서 올해 수입차 판매 왕좌의 자리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베스트셀링 모델을 보면 벤츠는 E클래스, S클래스 등 세단이 주요 판매 모델인 반면 BMW는 5시리즈, 3시리즈 등 세단뿐 아니라 X5, X3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골고루 팔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판매 전략 차이가 올해 순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의 여파로 국내 물량을 제때 배정받지 못하고 있는 건 두 회사 모두 마찬가지이지만 대응 방식은 서로 다르다.

벤츠는 고가 모델을 판매하는 전략을 추구하면서 마이너스 옵션(일부 차량 사양을 빼는 대신 가격을 낮춰 주는 것)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벤츠 S클래스 등 고급 모델 판매에 초점을 두는 만큼 절대적인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는 엔트리 모델도 마이너스 옵션을 안 하는 것이 방침인데,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장기적으로 이런 방향이 유리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C클래스 등의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한 것이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BMW는 라인업 다양화를 앞세워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벤츠와 달리 마이너스 옵션 차량 판매에도 적극적이다. 반도체 공급난으로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반도체가 들어가는 차량 사양 일부를 줄여서라도 빠르게 차를 구매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모델 다양화는 물론이고 가격 및 사양 등을 다양하게 해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BMW 관계자는 “소비자의 선택 범위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벤츠와 BMW는 타깃 층이 다르다. BMW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젊은 감각의 스포티함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층에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도 ‘만년 2위’였던 기아가 반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기아는 3만7371대를 판매해 현대차(2만6613대)를 제치고 월간 판매 1위 브랜드에 올랐다. 특히 기아의 지난달 판매 성적은 같은 기간 현대차와 제네시스(9380대)를 합친 판매량 3만5993대보다도 많다. 기아가 제네시스를 포함한 현대차의 월간 판매량을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올해 1∼8월 누적 판매는 현대차가 43만9925대, 기아는 35만5291대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