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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형 이름값… 흔들림 없는 벤츠 SUV전기차

이건혁 기자
입력 2022-09-08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1:01:49
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순수 전기차 EQB는 내연기관 차량이던 GLB를 기반으로 만든 패밀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벤츠 전기차 브랜드 EQ의 디자인이 반영돼 깔끔한 인상을 준다. 소비자 선택에 따라 3열을 추가해
 7인승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5인승 모델의 경우 2열까지 접었을 때 트렁크 최대 공간은 1710L로 넉넉한 편이다(오른쪽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이건혁 기자 gun@donga.com메르세데스벤츠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순수 전기차 EQB는 내연기관 차량이던 GLB를 기반으로 만든 패밀리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벤츠 전기차 브랜드 EQ의 디자인이 반영돼 깔끔한 인상을 준다. 소비자 선택에 따라 3열을 추가해 7인승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5인승 모델의 경우 2열까지 접었을 때 트렁크 최대 공간은 1710L로 넉넉한 편이다(오른쪽 사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이건혁 기자 gun@donga.com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6월 국내 시장에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QB를 내놓으며 전기차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소비자 선택에 따라 7인승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패밀리형 SUV로 주목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판매 중인 ‘더 뉴 EQB 300 4MATIC AMG’(이하 EQB)는 내연기관 SUV GLB를 기반으로 만든 차량이다. EQB의 전장(차량 길이) 전폭(차량 너비) 전고(차량 높이)가 각각 4685mm, 1835mm, 1700mm로, GLB(전장 4650mm, 전폭 1835mm, 전고 1690mm)와 큰 차이가 없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 거리)도 2829mm로 GLB(2830mm)와 비슷했다.

외관에는 벤츠 전기차 브랜드 EQ의 특징이 적용됐다. 전면부는 소형 전기 SUV인 EQA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았다. 중앙에 큼지막하게 박힌 벤츠의 로고 ‘삼각별’은 검은색 패널과 어우러져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발광다이오드(LED) 전조등은 주간 주행등과 하나의 선으로 연결돼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측면은 패밀리 SUV답게 볼륨감 있는 모습이다.

EQB의 실내 공간은 비교적 넉넉한 편이었다. 시승에는 5인승 모델을 사용했는데, 뒷좌석 레그룸(발이 움직이는 공간)이 좁지 않아 보통 체격의 성인이 앉기에 부담이 없었다. 트렁크 공간은 최대 1710L였다. 다만 EQB가 선택 사양으로 제공하고 있는 7인승 모델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3열 좌석을 놓아도 활용도가 크지 않을 것이란 인상을 줬다. 메르세데스벤츠에 따르면 3열 좌석에 탑승할 수 있는 승객의 키는 약 165cm다. EQB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GLB도 어린이가 타는 경우를 제외하면 3열 좌석 활용도가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EQB도 비슷한 반응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화려하게 꾸몄다. 알루미늄 소재가 사용된 대시보드, 센터콘솔 등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줬다. 10.25인치 화면 두 개가 하나로 연결돼 주행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깔끔하게 제공해줬다.

시승차를 타고 서울에서 경기 김포시까지 올림픽대로를 이용해 약 42km 구간을 주행했다. 패밀리 SUV답게 주행 시 흔들림이 적었으며, 회전 주행도 큰 쏠림 없이 안정적으로 할 수 있었다. EQB는 스포츠, 에코, 컴포트 모드를 기본으로 제공하는데, 특히 스포츠 모드를 선택하면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을 좀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EQB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8초가 걸린다. 4륜 구동 시스템에 두 개의 모터를 갖춘 전기차임에도 가속 성능이 경쟁 차종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다만 EQB가 주로 가족과 함께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을 겨냥했음을 감안하면 가속력보다 승차감이나 안전성에 무게가 실린 차량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관건은 가격이다. EQB는 7700만 원짜리 단일 모델로 판매되며, 전기차 구매 국고 보조금 290만 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7인승이 가능한 전기차라는 강점은 있지만 5000만 원 수준인 국내외 브랜드의 내연기관 7인승 SUV 모델들과의 가격 격차가 커서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선택을 끌어내기 쉽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13km로, 400km가 넘는 최근 전기차들에 비해 짧다는 점도 아쉽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