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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효과’… 2분기 영업익 58% 늘어 3조 육박

변종국 기자
입력 2022-07-22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1:16:25
현대자동차가 2분기(4∼6월) 역대 최고 실적 기록을 갈아 치웠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부품 수급 불균형 등으로 전체 판매량이 줄었음에도 프리미엄급 차량 판매 호조와 수익성 개선 노력 등에 힘입은 덕분이다.

현대차는 21일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35조9999억 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한 2조9798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분기 기준으로는 두 지표 모두 사상 최대치다. 기존 분기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지난해 4분기(10∼12월)의 31조265억 원과 2012년 2분기의 2조5372억 원이었다.

올해 2분기 현대차의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97만6350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오히려 5.3% 줄었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는 18만2298대를 판매하는 데 그쳐 작년 같은 기간보다 9.2%나 감소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5와 올해 새롭게 출시된 G90 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및 제네시스 신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18만2298대만 팔렸다. 해외 판매량도 러시아 등 일부 시장에서의 부진으로 전년 동기보다 4.4% 줄어든 79만405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기타 부품 수급 문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문량이 많았지만 생산라인에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비싼 차량의 판매 비중이 높아진 반면 판매 촉진 비용은 오히려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최근 고부가가치 차량인 제네시스와 SUV 중심의 판매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를 포함해 ‘값이 비싼’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높아졌다. 이른바 판매 차량 포트폴리오상 ‘믹스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글로벌 시장 딜러사들에 주던 인센티브를 낮춰 ‘제값 받기’ 전략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기존에 각 딜러에 약 300만 원씩의 인센티브를 주고 고객들에게 자동차 할인을 해주도록 유도했지만, 이를 최근 대폭 줄였다. 현대차 관계자는 “충성 고객들이 많아진 데다 상품성에 대한 좋은 평가가 나오면서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증대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7∼12월)는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자동차 시장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현대차는 올해 10월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시작으로 아이오닉6, GV60, G80 EV, GV70 EV 등 친환경차 라인업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구자용 현대차 IR 담당 전무는 “경기 침체 상황 때문에 자동차 수요가 위축될 수 있지만 SUV와 전기차 등 고객 수요에 부합하는 차종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