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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車수출 200만대 돌파… 한국 턱밑 쫓아왔다

김재형 기자 , 김성모 기자
입력 2022-01-17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2:14:44

중국의 지난해 자동차 수출량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로 늘면서 사상 처음 200만 대를 돌파했다. 수출량 기준으로 큰 차이를 보이던 한국(잠정 205만 대)을 단숨에 턱밑까지 쫓아온 것이다. 2016년 멕시코에 밀려 세계 자동차 수출국 ‘빅3’ 자리에서 내려온 국내 자동차 산업계가 중국에도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나온다.

16일 중국 공업정보화부(CAA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완성차 수출 대수는 201만5000대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로 99만 대 수출에 그친 2020년 대비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다. 중국 자동차 수출량은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만 23만 대를 해외에 판매하는 등 수출 성장세가 가파른 것으로 나타난다.

2018∼2020년 중국 자동차 수출량은 한국과 연간 90만∼141만 대 차이를 보여 왔다. 이 차이가 3만∼4만 대 수준으로 급격히 줄어든 배경으로는 중국 자동차 내수시장의 감소만큼 수출로 이를 만회하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총 31만 대로 추정된다. 이 중 절반인 16만 대가 테슬라다. 이 외에도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를 늘려오던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로컬 브랜드 합작사들이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선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人民)일보는 CAAM의 통계를 인용해 “중국에서 생산된 전기차 등은 주로 영국과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 유럽으로 수출됐다”고 했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도 “팬데믹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안정화해 자국 자동차 브랜드 경쟁력을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여기에는 중국 정부의 화끈한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동차 내수 판매가 줄자 수출 산업을 적극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초 중국 당국이 신에너지차의 보조금과 구매세의 면제 만료 시점을 기존 2020년에서 올해 말로 연장하는 등 친환경미래차를 육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혜택을 입은 중국 내 자동차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을 더 끌어올려 해외 수출부문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상하이자동차 등 현지 대형 브랜드가 아닌 니오나 엑스펭 등 전기차 스타트업에 보조금을 몰아준다”며 “엑스펭은 생산량의 절반을 수출 물량으로 판매할 만큼 수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외에도 중국 로컬 브랜드들은 해외 판매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나 동유럽, 중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이거나 정치적으로 중국과 가까운 지역을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는 것. 실제 KOTRA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1∼6월) 상하이자동차 등 중국 로컬 자동차의 누적 수출량은 전년 대비 115% 증가한 82만5000대를 나타냈다.

국내에선 이번 통계를 놓고 “과도한 포장”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국산 브랜드의 차별화 전략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이번 발표에서는 미국, 유럽 등 자동차 선진국에서의 판매 실적이 좋았으면 지역별로도 통계치를 발표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그런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중국 자동차가 가격 경쟁력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갔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며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프리미엄급 고객 경험을 전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