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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맞이하는 원조 럭셔리 SUV… 랜드로버, ‘신형 레인지로버’ 공개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21-10-28 14:58:00업데이트 2023-05-09 12:37:48
재규어랜드로버는 26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로열 오페라하우스에서 ‘랜드로버 신형 레인지로버’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레인지로버는 랜드로버 플래그십 모델로 브랜드를 상징하는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원조 럭셔리 SUV 모델이기도 하다. 레인지로버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과 폭넓은 맞춤 옵션을 적용해 고급 SUV 기준을 새롭게 정의하는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랜드로버 측은 지난 50년간 최상의 편안함과 여유로움, 강력한 주행성능으로 럭셔리 SUV 시장을 선도해온 레인지로버가 보다 정교한 기술과 우아한 디자인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파워트레인도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미래지향적인 구성을 갖췄다. 마일드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채용했고 순수 전기차 모델로도 선보인다. 전기차 버전은 오는 2024년 출시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체는 새롭게 개발한 MLA(Modular Longitudinal Architecture) 플렉스(Flex)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 다양한 차급을 구현할 수 있는 범용성이 특징이다. 새 플랫폼이 적용된 신형 레인지로버는 스탠다드와 롱 휠베이스 등 2가지 버전으로 판매된다. 실내는 4인승과 5인승, 7인승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 랜드로버는 MLA 플렉스 플랫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성능과 민첩한 핸들링, 최고 수준의 정교함을 모두 완벽하게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 유행 압도하는 헤리티지 디자인
차체 크기는 길이와 너비가 각각 5052mm, 2209mm, 높이는 1870mm다. 기존 4세대(5000x1985x1810)와 비교해 덩치가 커졌다. 휠베이스는 2920mm에서 2997mm로 길어졌다. 제네시스 GV80(4945x1975x1715, 휠베이스 2955mm)과 비교해도 크기가 크다.

외관 디자인은 레인지로버 특유의 실루엣을 유지하면서 간결한 디자인 요소를 더해 이전에 비해 모던한 느낌을 강조한다. 제리 맥거번(Gerry McGovern) 재규어랜드로버 크리에이티브 총괄(Chief Creative Officer)은 “랜드로버는 일시적인 유행을 따르지 않고 과거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진보를 거듭한다”며 “신형 레인지로버 디자인은 기존 헤리티지를 기반으로 간결하면서 모던한 느낌을 살려 진화된 럭셔리를 새롭게 정의한다”고 말했다.
전면은 기존 인상을 유지하면서 세부 요소가 브랜드 최신 디자인에 맞춰 새로워졌다. 날렵해진 주간주행등 그래픽과 심플한 전면 범퍼가 특징이다. 측면은 낮아지는 루프라인과 간결한 캐릭터라인, 솟아오르는 리어 씰 라인 등이 조화를 이룬다. 도어 손잡이는 팝업 방식으로 이뤄졌다. 레인지로버 고유 디자인이기도 하다. 후면은 디자인 변화 폭이 가장 크게 느껴진다. 블랙 컬러 테두리 장식이 후면을 감싸는 디자인이다. 후면 좌·우 모서리는 완만하게 다듬어 모던한 실루엣을 완성한다. 스플릿 테일게이트는 도어가 위·아래로 구분돼 활용도를 높였다. 신형 레인지로버 디자인은 우아한 느낌을 살리면서 공기역학까지 고려했다. 이를 통해 공기저항계수 0.30Cd를 달성했다. 공기역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럭셔리 SUV라고 랜드로버 측은 전했다.
○ 3열 7인승 버전 추가… 럭셔리 패밀리카 완성
실내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피비프로(PIVI Pro)를 중심으로 고급스러우면서 안락한 공간을 구현했다. 최고급 소재와 탑승 편의에 초점을 맞춘 기능이 집약됐다고 한다. 길어진 휠베이스를 기반으로 3열 시트가 탑재된 7인승 버전이 최초로 도입됐다. 스피커는 1600와트(W)급 메리디안 시그니처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됐다. 시트 헤드레스트 4곳에는 20W 스피커를 추가해 깊고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한다. 롱 휠베이스 모델에는 3세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시스템이 적용돼 보다 안락하면서 정숙한 공간을 구현한다. 최신 공기정화장치도 탑재됐다. 실내공기정화프로(Cabin Air Purification Pro) 시스템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감소시키고 병원균 제거에 도움을 주는 최신 기술(nanoe X)이 적용됐다고 랜드로버는 설명했다. 냄새와 미세먼지, 바이러스를 제고하는 기능을 제공해 실내 공기 질을 향상시킨다고 전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감소 효과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피비프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13.7인치 곡선형 플로팅 센터디스플레이를 통해 조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유사하게 구현된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빠른 반응성, 고화실 그래픽 등을 통해 사용 편의를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13.1인치 곡선형 디스플레이 계기반과 연동돼 운전 편의도 높여준다. 후면 승객을 위한 11.4인치 터치 디스플레이가 앞좌석 뒤에 장착됐고 뒷좌석 암레스트(이그제큐티브 클래식 시트 사양)에는 8인치 터치스크린 컨트롤러가 제공된다. 인포테인먼트 기능과 시트 포지션 설정 기능 등을 지원한다. 차량 시스템은 무선 방식으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70여개 전자 모듈에 대한 SOTA(Software-Over-The-Air) 업데이트를 지원해 차가 지속적으로 최신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으로 운전자가 외부에서 주차된 차를 이동시키거나 좁은 공간 주차 시 활용할 수 있는 리모트파크어시스트 기능도 채용했다.
탑승 편의를 위한 최신 기술도 접목됐다. 랜드로버 최초로 위험 감지 및 안티핀치 기능(신체 일부가 접촉되면 자동으로 열리는 기능)이 적용된 파워어시스트도어가 적용됐다. 소프트도어클로즈 기능도 더해졌다. 4개의 도어에는 피비프로 스크린을 통해 제어 가능한 파워어시스트 기능이 적용됐다. 최대 10도가량 차를 기울여 탑승이 용이하도록 했다. 위험 감지 시스템은 문이 완전히 닫힐 때까지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을 포함한다.

5인승 모델 트렁크는 오토폴딩적재공간 커버(Auto-Folding Loadspace Cover)가 새롭게 적용됐다. 견고한 커버의 실용성과 개폐식 디자인의 편리함을 갖춘 이 시스템은 하부 테일게이트를 열지 않고 쉽게 짐을 적재할 수 있도록 상부 테일게이트가 열릴 때 자동으로 뒤로 움직인다.
○ V8 엔진부터 PHEV·전기차까지 다양한 파워트레인… 플래그십 P530 추가
파워트레인은 전동화에 초점을 맞춰 이전에 비해 다채롭게 구성됐다. V8 가솔린 엔진과 최신 인제니움 6기통 디젤 및 가솔린,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시스템, 전기 파워트레인까지 갖출 전망이다. PHEV 모델로는 P440e와 P510e를 새롭게 선보였다. 전기모드 주행가능거리를 늘렸다고 한다.

V8 모델은 4.4리터 가솔린 엔진이 탑재돼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 트림에 해당하는 P530 모델을 라인업에 추가됐다. 다이내믹 론치 기능을 활성화하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에 4.6초가 소요되고 제한된 최고속도는 시속 250km다. 각 실린더에 각각 2개의 병렬 트윈 스크롤 터보가 배치돼 터보랙을 최소화하면서 효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라고 랜드로버는 설명했다. 기존 공랭식 인터쿨러보다 흡기 온도를 효과적으로 낮춰주는 수랭식 냉각기가 적용돼 효율과 출력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밸브트로닉 가변 흡기 리프트는 모든 엔진 작동 범위에서 연소 과정을 정밀하게 제어해 부드럽고 정교하게 구동력을 배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검증을 마친 인제니움 6기통 가솔린 및 디젤 엔진은 48볼트(V)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시스템과 조합된다. 최신 MHEV 시스템은 엔진 보조용 교류 발전기를 대신하는 BiSG(Belt-integrated Starter Generator)와 차량 감속 시 에너지를 회수해 저장하기 위한 48V 리튬이온배터리로 구성된다. BiSG는 스톱-스타트 시스템 반응성과 정교한 작동을 보장하고 가속 시 엔진에 추가적인 힘을 지원한다. 기존 대비 효율을 최대 5%가량 개선했다고 한다.

인제니움 6기통 디젤 엔진은 트윈 스크롤 터보차저를 탑재해 촉매에 전달되는 열을 극대화하고 예열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효율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최신 저마찰 강철 피스톤과 2500바(bar) 피에조 분사 방식도 효율 개선에 기여한다. 가변 노즐 터보 기술은 엔진회전수 2000rpm에서 1초 만에 최대토크의 90%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한다. D350 모델은 최고출력 350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시속 100km 도달에 걸리는 시간은 6.1초다.

신형 레인지로버 내연기관 모델은 디젤 D350과 D300, D250, 가솔린 P360, P400, P530 등 총 6종으로 구성됐다. PHEV 모델 2종과 전기차 버전 1종도 출시된다.
○ 지능형 주행·오프로드 기술 집약… 개발 과정서 특허 125건 출원
최신 주행 및 오프로드 기술도 접목됐다. 레인지로버는 지난 1992년 전자식 에어 서스펜션을 탑재한 첫 번째 럭셔리 SUV 모델이기도 하다. 신형 레인지로버는 이호라이즌(eHorizon)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통해 도로 상황을 미리 파악하고 서스펜션 상태를 사전에 최적화하는 선제적 서스펜션과 다이내믹리스폰스시스템을 장착해 차별화된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또한 최신 독립식 에어 서스펜션과 5링크 리어 액슬이 적용돼 이전에 비해 안락한 주행경험을 제공한다고 랜드로버는 전했다.

통합섀시컨트롤 시스템은 주행상황에 맞춰 선제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해 보다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한다. 여기에 전 모델에 올휠스티어링 기능이 탑재돼 즉각적인 핸들링을 제공하고 좁은 도로에서 차를 돌릴 때 운전 편의를 높여준다. 전기로 작동되는 리어 액슬은 최대 7도까지 조향이 가능하다.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키고 고속에서는 앞바퀴와 동일한 방향으로 회전해 안정적인 움직임을 지원한다. 랜드로버 모델 중 가장 짧은 11m 미만 회전 반경(스탠다드 휠베이스 기준)을 구현한다고 한다.
드라이브라인다이내믹스 시스템은 지능형 사륜구동 트랜스미션을 제어한다. 이 시스템은 접지력과 차량 주행 상황을 초당 100회 모니터링해 최적 토크를 예측하고 분배한다. 이를 통해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최적 트랙션을 제공한다. 또한 전 모델에는 액티브 리어 디퍼렌셜락 시스템을 채용해 험로 주행이 용이하도록 했다. 전자동지형반응시스템2(터레인리스폰스2)는 다양한 섀시 시스템을 활용해 6가지 주행모드를 지원한다. 운전자는 주행모드를 직접 고르거나 전자동지형반응시스템을 활용해 맞춤형 차체 설정이 가능하다.
신형 레인지로버 개발은 영국에서 이뤄졌다. 개발 과정에서 랜드로버는 혁신 섀시 기술 등에 대한 특허 125개 이상을 출원했다고 한다. 랜드로버 엔지니어들은 모터스포츠에서 파생된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 가상으로 신차 역량을 포괄적으로 테스트했고 물리적 테스트에 앞서 14만시간 넘는 컴퓨터 분석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시험주행차는 영상 45°C 무더운 사막부터 영하 30°C에 이르는 북극 추위까지 극한의 온도를 견뎌내 양산 모델로 완성됐다. 신형 레인지로버는 영국 솔리헐(Solihull) 공장에서 독점 생산된다. 초기 랜드로버 시리즈가 생산됐던 건물에 있는 첨단 생산 라인을 사용해 만들어진다.
○ 개인 맞춤 모델 ‘레인지로버 SV’ 운영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 신형 레인지로버 SV를 통해 맞춤 옵션도 제공한다.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세라믹 SV 라운델과 SV 네이밍 전략을 이번에 처음 소개했다. SV 라운델은 모던 럭셔리, 주행성능, 기능성 등을 개선하기 위한 재규어랜드로버 SVO의 철학이 담겼다고 한다. 향후 SVO에서 출시되는 모든 차량에 적용돼 차별화된 정체성을 보여줄 예정이다. SV 바디는 스탠다드와 롱휠베이스 중 선택할 수 있다. 롱휠베이스 모델은 5인승 시트가 적용된다. 정교하면서 고급스러운 SV 세레니티와 절제미와 역동성을 강조한 SV 인트레피트 등 2가지 익스테리어 디자인 테마를 적용할 수 있다. 전용 소재로는 광택이 나는 도금 메탈과 부드러운 세라믹, 정교한 모자이크 마르퀘트리, 최고급 아닐린 가죽 등이 있다. 롱휠베이스 모델의 SV 시그니처 스위트 옵션은 장인정신의 결정체로 구현된다고 강조했다. 마사지 기능과 24방향 조절이 가능한 시트, 전동식 테이블, 슬라이딩 도어 냉장고 등이 더해진다.

로빈 콜건 재규어랜드로버 대표는 “신형 레인지로버는 탁월한 안목을 가진 소비자들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럭셔리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랜드로버의 비전을 완벽하게 구현한 모델”이라며 “한국에서는 내년에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