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스팟’ 현대차 생산시설 점검-경비에 투입 추진”

이건혁기자

입력 2021-09-10 14:43:00 수정 2021-09-10 15: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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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인수한 세계적 로봇 제작사 보스턴 다이내믹스 경영진 간담회
사업 협력 확대, 인력교류 등 시너지 기대감


개를 닮은 로봇은 입 모양처럼 생긴 부분을 이용해 손잡이를 잡은 뒤 문을 여닫는다. 사람과 거의 흡사한 골격을 가진 로봇이 나와 다이아몬드 스텝을 밟고 방탄소년단(BTS)과 함께 춤을 춘다. 심지어 공중제비도 돈다. 유튜브에 영상만 공개했다하면 조회수 1000만 회는 기본일 만큼 반응도 폭발적이다.




로봇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으로 꼽히는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 경영진이 10일 방한해 국내 기자들과 온라인 간담회를 가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인력 교류도 검토하기로 했다. 보스턴 다이나믹스 최고경영자(CEO) 로버트 플레이터는 “현대차그룹과는 공동의 목적을 추구하고 있다. 시너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992년 미 메사추세스 공과대학(MIT) 학내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3년 구글에 인수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을 거쳐 2020년 현대차그룹 해외계열사로 합류했다. 현대차그룹이 이 회사 지분 80%를 인수할 당시 시장에서의 기업가치는 약 1조24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올해 6월 인수 절차가 최종 완료됐다.

플레이터 CEO와 아론 손더스 최고기술경영자(CTO)는 현대차그룹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했다. 이들과 함께 자리한 노란색 4족 보행 로봇 ‘스팟’ 실물이 눈길을 끌었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보행과 방향 전환 기동을 선보이며 온라인으로 지켜보던 기자들과 현장 관계자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과 첫 번째 협업 분야로 ‘스팟’을 생산시설에 대한 이동식 점검 및 경계 보안 체계에 투입할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스팟 외에 창고 자동화를 위해 제작된 ‘스트레치’, 두 다리로 걷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아틀라스’를 보유하고 있다. 스트레치는 트럭 등에서 사람을 대신해 무거운 짐을 내리는 작업에 특화된 로봇이다. 내년 하반기(7~12월) 미국에서 첫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조만간 시범 프로젝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틀라스는 동영상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로봇이다. 1.5미터 높이에 89킬로그램(kg)의 휴머노이드로, 28개의 유압관절을 통해 뛰어난 이동 능력과 제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손더스 CTO는 “복잡한 지형에서 다양한 동작을 조합할 수 있는 행동을 계속 부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보스턴 다이내믹스 측은 현재 보유한 3종의 로봇 외에 추가 개발은 아직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제 막 상용화에 들어간 스팟의 판매를 늘리고, 스트레치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향한 시선에는 기대와 우려가 함께 섞여 있다.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업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어 있어서다. 여전히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앞서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던 구글, 소프트뱅크가 상용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손을 털고 나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플레이터 CEO는 “두 회사는 투자했던 금액보다 높은 가격을 받았기 때문에 수익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며 “아직 상용화 초기단계다. 스팟의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규모를 훌쩍 뛰어넘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로봇들이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같은 우려는 구글이 인수하기 전까지 사람이나 동물을 닮은 군용 로봇 개발에 무게를 뒀던 회사였기 때문이다. 올해 4월에는 프랑스 군이 스팟을 활용해 군사 훈련을 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플레이터 CEO는 “스팟 고객들은 이를 무기화하지 않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말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현대차그룹과 함께 다양한 사업 기회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손더스 CTO는 “현대의 제조 및 공급망에 대한 높은 전문성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그룹 계열사들이 건설, 물류 현장, 제조 공장 등에서 협업을 요청하는 만큼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현대차 연구소와 로보틱스 기술 공유를 위한 인적 교류도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대차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통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 역량이 향상될 것이란 기대를 걸고 있다. 플레이터 CEO는 “아직 자동차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면서도 “자율주행과 로봇은 정보를 많이 처리해야 하고,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비슷하다. 로봇을 통한 모빌리티 기능성 향상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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