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중고차시장 진출 논의, 2년반째 공회전

이건혁 기자

입력 2021-09-01 03:00:00 수정 2021-09-01 03:5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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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와 허용물량 2배 이상 이견… 민주당, 합의 도출 끝내 불발
중기부, 심의기한 넘기며 결론 못내… 소비자 76% “중고차 시장 혼탁”
완성차 업계 진출 기대 모았지만 법적문제 없는데도 결론 못내



국내 자동차 대기업의 중고차 매매 시장 진출 논의가 2년 반째 공전을 거듭하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의 합의 도출이 끝내 불발됐다.

2019년 2월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된 지 2년 반이 지났지만 정부와 여당이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법으로 문제가 없는 사업이 가로막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심의 기한을 넘기면서까지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시간만 보내며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중고차매매산업발전협의회 활동 중간보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고차와 완성차 업계의 최종 타결을 마무리 짓지 못해 안타깝다. 1, 2주 내에 마지막 대타협을 이끌어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타결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고 있다.


협의회는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협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올해 6월 발족했다. 3개월의 기한을 두고 협의에 나섰지만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을 첫해 3%에서 4년 뒤 최대 10%까지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 외에는 합의에 실패했다. 그나마 점유율의 기준인 거래 물량을 어떻게 볼지를 놓고 의견이 팽팽히 대립해 사실상 결과물은 없었다. 완성차 업체는 개인 간 거래로 위장한 판매상 개입 거래까지 더해 250만 대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중고차 업계는 사업자 거래 물량 110만 대만 인정해야 한다고 맞섰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완성차 업계가 매매할 중고차 물량만큼 중고차 사업자가 신차를 팔 권리를 달라는 요구까지 했다.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은 2년 반째 공전을 거듭하는 해묵은 사안이다. 2019년 2월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적합업종에서 제외되고 그해 11월 동반성장위원회가 ‘중고차 매매업은 생계형 적합업종이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면서 대기업 진출을 막을 법 근거가 사라졌다. 현대차·기아가 2020년 10월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며 대기업 중고차 사업은 곧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기부가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일이 커지기 시작했다. 규정대로라면 동반위의 결론이 나오고 6개월 이내인 2020년 5월까지 완성차 업계의 중고차 시장 진출 심의를 마쳐야 했다. 하지만 1년 3개월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중기부가 심의위에 안건을 올리지 않으면서 대기업의 중고차 사업 진출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민주당이 뒤늦게 나섰지만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소비자들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많다. 중고차 특성상 정보 비대칭이 커 소비자의 불신이 크고 허위매물 판매, 사기 등 각종 범죄까지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중고차 소비자의 76.4%가 중고차 시장에 대해 ‘약간 혹은 매우 불투명하고 혼탁하다’고 응답했다. 수입차 업체와의 형평성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자동차 등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판매 형식으로 중고차를 팔고 있다.

중고차 업계에서는 국내 완성차 대기업이 들어오면 영세 사업자들의 생계 자체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반면 대기업 진출로 시장이 보다 투명해져 중고차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져 이득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중기부는 민주당 을지로위 중재가 최종 무산되면 절차대로 진행할 방침을 밝혔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최종 결렬되고 안건이 넘어오면 절차에 따라 심의위를 구성해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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