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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만km 이상 주행”… 수소차 내구성 개선 사업 급가속

박성민 기자
입력 2021-06-16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3:18:33
서울에선 수소전기 택시 20대가 현재 운행되고 있다. 여의도 등 4곳에 수소충전소가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서울에선 수소전기 택시 20대가 현재 운행되고 있다. 여의도 등 4곳에 수소충전소가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 제공
기후 위기에 직면한 세계의 공통 목표는 ‘2050년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를 흡수하는 대책을 만들어 실질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의미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의 한 축인 그린뉴딜 역시 탄소의존형 경제를 친환경, 저탄소의 그린 경제로 전환해 기후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탄소중립의 성패는 온실가스를 일으키는 기존 에너지원을 친환경으로 대체하거나 배출 저감 기술을 얼마나 빨리 상용화하느냐에 달렸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수소산업은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꼽히며 산업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수송 부문에서는 수소전기차(FCEV)가 주목받고 있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양산한 현대자동차는 2030년까지 연간 수소전기차 생산량을 50만 대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 초 발표된 정부의 ‘제4차 친환경 자동차 기본계획’에 따르면 전국 어디서든 30분 안에 충전소에 갈 수 있도록 2025년까지 충전소 450곳을 확충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283만 대, 2030년까지 785만 대의 친환경차(전기차 포함)를 보급하는 것이 목표다.

민관이 이처럼 수소전기차 공급에 적극적인 이유는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수송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지 않기 때문이다. 2018년 기준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2760만 t인데 이 중 수송 부문이 9810만 t으로 전체 배출량의 13.5%였다. 정부는 2030년까지 수송 부문 예상 배출량의 29.3%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수소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선 인프라 확대와 함께 기존의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연료전지의 내구성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 중인 수소전기차 넥쏘의 연료전지 보증 기간은 16만 km로 내구성 향상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다. 이를 위해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수소전기 택시를 대상으로 수소 저장 및 운전 장치의 내구성 검증 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2019년부터 수소전기 택시 20대를 서울에서 운행하며 누적 주행 거리에 따른 공기압축기, 수소 공급 밸브 등 12개 핵심 부품의 내구성과 고장 시나리오 등을 연구하고 있다. 누적 주행거리 30만 km를 넘기는 것이 목표다.

실제 수소전기차를 운행해 본 택시 기사들의 반응도 좋다. 김모 씨는 “엔진 소음과 진동이 없어 승차감이 좋다는 손님이 많다”며 “운전을 하면서도 환경에 기여한다는 점에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수소택시를 운영 중인 삼환택시 이성우 상무는 “충전소가 늘어나고 장거리 운행도 가능해지면 수소전기차 도입이 더 빨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수소전기차 상용화와 시장 선점을 위한 민관 협력도 활발하다. 자동차연구원은 수소전기 상용차(4∼5t급)용 연료전지 냉각시스템을 개발했고, 현대차는 이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수소트럭인 엑시언트 퓨얼셀을 개발했다. 지난해 스위스 수출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1600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허남용 한국자동차연구원장은 “친환경차는 우리 삶 가까이 와 있다”며 “연료전지 시스템 등 내구성을 개선해 수소전기차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