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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로 美 사로잡은 기아, 4월 판매량 121% 늘어 역대최대

서형석 기자 , 변종국 기자
입력 2021-05-04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3:31:47
기아가 지난달 미국에서 사상 최대 월간 판매 기록을 세웠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한 제품군 구성이 미국에서 먹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주력 차종의 새 모델 출시도 예정돼 있어 판매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아 미국 판매법인(KMA)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4월에 7만177대를 판매했다고 발표했다. 기아가 미국에서 차량 판매를 시작한 이래 월 판매량으로는 가장 많다. 지난해 4월(3만1705대)과 비교하면 2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 2분기(4∼6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급속한 확산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판매가 급감했던 걸 감안해도 큰 폭의 판매 증가다. 판매 호조세 덕분에 지난해 1∼4월 16만9650대를 미국에서 팔았던 기아는 올해 같은 기간에 22만972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판매 호조를 이어간 SUV가 이번에도 실적을 이끌었다. 지난해 4월 1839대 팔린 셀토스가 올해 4월에는 6471대 팔렸고, 스포티지는 같은 기간 3964대에서 8094대로 판매량이 늘며 선전했다. 미국에서만 판매하는 대형 SUV 텔루라이드가 3087대에서 8195대로 눈에 띄는 판매 증가를 이룬 걸 비롯해 쏘렌토는 SUV 중 유일하게 1만 대를 넘으며 지난해 4월 판매량(4286대)을 배 이상 넘어섰다. 세단도 포르테, K5, 스팅어가 판매 증가를 이루며 선전했다.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선전하면서 기아의 전 세계 실적도 개선되고 있다. 3일 기아가 밝힌 4월 전 세계 판매량은 24만9734대로 1년 전보다 78% 늘었다. 단숨에 누적 판매대수도 전년 동기 대비 19.1% 늘어난 93만9724대에 이르렀다. 5월 판매 집계가 마무리되면 100만 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지난해 정부의 내수 소비 진작책에 힘입어 5만361대 팔리며 선전했던 국내 판매는 올 4월엔 5만1128대로 집계돼 1.5% 성장했다.

기아는 판매 호조세가 올해 내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기 차량인 스포티지가 완전 변경된 새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고, 미국 소비자 수요가 SUV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다. SUV는 넉넉한 공간과 높은 활용성이 돋보이는 차다. 많은 사람과 짐을 한꺼번에 실어 나르면서도 세단 못지않은 안락한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의 수요를 기아 SUV가 흡수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손윤 KMA 대표는 “각 판매망의 상황을 고려할 때 실적 호조는 올해 내내 계속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역대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 미국법인(HMA)은 지난달 7만7523대(제네시스 제외)를 팔았다. 종전 월간 최대 판매량으로 기록된 3월(7만5403대)을 넘어섰다. 현대차는 올해 4월 국내 7만219대, 해외 27만5558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34만5777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1.2% 줄었지만, 해외 판매는 185.1% 증가했다. 특히 수소차 ‘넥쏘’가 1265대 팔리며 처음으로 월 1000대 판매를 넘어섰다.

서형석 skytree08@donga.com·변종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