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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車 판매 9월에야 첫 증가… “회복세 지속 불투명”

서형석 기자
입력 2020-11-10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5:09:1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올해 초부터 크게 부진했던 세계 완성차 판매가 9월부터 조금씩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코로나19가 판매 회복세 지속의 변수지만, 세계 자동차업계는 신차 및 전기차 출시로 적극 대처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분석에 따르면 9월 전 세계에서 팔린 완성차는 794만5000여 대로 집계됐다. 1년 전 9월보다 2%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완성차 판매가 증가한 건 올 들어 9월이 처음이다. 6월 전년 동기 대비 14.9% 줄어들기까지 했던 완성차 판매는 7, 8월에 점차 지난해 수준에 가까워지더니 9월 회복에 성공했다.

지역별로는 핵심 시장인 북미와 유럽, 아시아태평양에서 고른 성장이 이어졌다. 북미 시장은 미국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으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데다 대중교통 기피 현상에 힘입어 자동차 수요 심리가 되살아났다. 9월 134만 대가 팔려나간 미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증가했다. 미국 시장은 올해 6월 26.9% 줄었고 8월에도 19.1% 감소했었다. 유럽도 코로나19로 상반기(1∼6월)에 꽁꽁 얼어붙었던 신차 수요가 저공해차량에 대한 지원책이 겹치며 9월 5.3% 증가로 돌아섰다. 21% 성장한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의 고른 성장세가 이어지던 아태 지역은 7월부터 3개월 연속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세가 4분기(10∼12월)에도 지속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10월 들어 미국과 유럽에서의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됐고, 이달부터는 벨기에 영국 프랑스 등이 2분기(4∼6월) 때와 같은 봉쇄조치에 들어가면서 판매점 등 영업망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봉쇄조치가 없는 독일 체코 등도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구매심리 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대통령 선거를 치른 미국도 선거 후의 사회혼란, 코로나19 재확산이 완성차 판매 회복에 변수가 되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업계는 올겨울 코로나19 재확산이 2분기 때보다 안정적으로 관리되면 4분기에는 잠시 주춤해도 내년부터는 업황이 본격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현대자동차는 내년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E-GMP’를 이용한 첫 전기차 ‘아이오닉5’ 출시를 앞두고 있고, 이미 경쟁력을 입증한 G80, GV80 등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국 판매도 준비 중이다. GM과 포드,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전기트럭 출시와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내년 출범하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차 보급 정책에 대비하고 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세계적 완성차 수요가 회복세를 보인 것은 다행이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국내 완성차업계로서는 노사갈등 등 리스크 요인을 하나라도 줄이는 게 연말 불확실성을 넘어서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