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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체면 살려라”…몸집 키운 신형 투싼, 소형 SUV와 차별화 주력

뉴스1
입력 2020-09-18 06:17:00업데이트 2023-05-09 15:24:01
신형 투싼. (현대차 제공)신형 투싼.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5년 만에 내놓은 신형 투싼이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위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신형 투싼은 소형 SUV의 연이은 등장으로 위축됐던 판매량 회복을 위해 실내 공간을 키우고 내·외관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줬다.

‘차체 크기’를 키워 준중형 SUV의 입지를 애매하게 만들었던 소형 SUV에 맞불을 놓으며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신형 투싼은 사전계약 첫날부터 현대차 SUV 중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우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신형 투싼은 중형 SUV에 버금가는 차체로 소형 SUV와의 차별성을 뒀다.

신형 투싼은 3세대 신규 플랫폼을 적용한 최적화된 설계로 공간 활용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전장(4630㎜)과 휠베이스(2755㎜)를 이전 모델보다 각각 150㎜, 85㎜ 늘려 동급 최대 2열 공간을 구현했다.

휠베이스는 현대차 대표 중형 SUV인 싼타페(2765㎜)와 10㎜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중형 SUV 중 차체가 작은 르노삼성자동차 QM6(전장 4675㎜, 휠베이스 2705㎜)와 비교했을 때 휠베이스는 오히려 더 길다.

투싼과 기아차 스포티지가 주도해온 국내 준중형 SUV 시장은 최근 소형 SUV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출시 이후 소형 SUV 대표 모델로 올라선 기아차 셀토스는 넉넉한 차체와 첨단·안전 편의사양을 주 무기로 투싼과 스포티지 수요를 흡수하기 시작했다.

셀토스의 전장과 휠베이스는 각각 4375㎜, 2630㎜로 당시 투싼(전장 4475㎜, 휠베이스 2670㎜), 스포티지(전장 4485㎜, 휠베이스 2670㎜)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었다. 준중형 SUV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유사한 공간감을 누릴 수 있었다는 의미다.

셀토스에 이어 올해 초 한국지엠(GM) 트레일블레이저와 르노삼성 XM3마저 출시되며 준중형 SUV의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특히 XM3는 전장 4570㎜, 휠베이스 2720㎜에 달하는 동급 최대 사이즈로 출시 이후 큰 인기를 누렸다.

셀토스, 트레일블레이저, XM3가 잘 팔리자 투싼 판매량은 줄어들었다. 신차 출시가 예고되면서 대기 수요가 증가한 영향도 있으나, 차체 크기가 유사해지면서 준중형 SUV 수요가 소형 SUV 시장으로 대거 이동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셀토스가 출시된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투싼 판매량은 3183대로, 셀토스(3335대)와 유사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셀토스의 쾌속질주를 지켜만 봐야 했다.

셀토스는 소형 SUV 최초로 월평균 6000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유지하며 기아차의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투싼은 연말까지 2000대 안팎의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이후 트레일블레이저, XM3가 가세하자 판매량은 더욱 쪼그라들었다. 지난달 판매량은 1664대까지 떨어졌다. 스포티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대차는 신형 투싼을 계기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혁신적이고 스포티한 디자인과 신규 파워트레인, 최첨단 안전·편의사양 등을 통해 옛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동력성능과 연비 경쟁력을 높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신규 추가된 것도 판매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소형과 중형 SUV 간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추세에서 신형 투싼이 명확한 정체성을 가지고 돌아온 느낌”이라며 “개성 있는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 공간 등은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요소”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