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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게임 체인저 야심… 배터리 3社와 ‘전기차 드림팀’뜬다

임현석 기자 , 김도형 기자
입력 2020-06-23 03:00:00업데이트 2023-05-09 16:24:43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을 찾아 구광모 ㈜LG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과 구 대표가 공식 회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왼쪽)이 22일 충북 청주시 LG화학 오창공장을 찾아 구광모 ㈜LG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과 구 대표가 공식 회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가 22일 만나 미래 배터리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사업을 목적으로 공식 회동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정 수석부회장과 구 대표는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LG화학 오창공장에서 만나 전기차 배터리 부문 협력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LG화학은 현대차그룹 경영진에게 빅데이터·인공지능(AI)으로 배터리 성능을 강화하는 시스템 등 최근 집중하고 있는 기술 개발 현황을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경영진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을 쏟아내며 활발히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에는 오창공장 배터리 생산라인과 기술 개발 현장을 둘러보고,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함께 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회동에는 현대차그룹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 김걸 기획조정실 사장, 서보신 상품담당 사장, 박정국 현대모비스 사장 등이, LG그룹에서는 권영수 ㈜LG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김종현 전지사업본부장(사장),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사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현대차그룹 경영진은 LG화학이 개발 중인 ‘장수명(Long-Life)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배터리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을 듣고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미래 배터리 시장의 중점 사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13일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전고체 배터리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조만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도 만나 SK이노베이션과의 협업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한국 4대 그룹의 ‘전기차 드림팀’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정 수석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이목을 끌며 삼성, SK, LG그룹과 협력에 나서는 것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승부수’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올 1분기(1∼3월)에는 전기차 판매 글로벌 4위까지 올라선 기세를 몰아 올해 울산공장에 전기차 전용 생산라인도 구축하고, 내년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의 이번 행보가 특히 미래 배터리 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한국 배터리 3사와 현대차그룹이 만나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활용해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도약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임현석 lhs@donga.com·김도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