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품생산 재개 시점 불투명… 현대차 ‘셧다운’ 장기화 우려

김현수 기자 , 김도형 기자 , 신희철 기자

입력 2020-02-05 03:00:00 수정 2020-02-05 04: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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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국내 산업계 ‘코로나 쇼크’ 파장

“굴지의 제조업체부터 동대문시장에 이르기까지 여파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이같이 진단했다. 중국은 세계 제조업 가치사슬의 핵심 고리인 만큼 사태가 장기화되면 전 세계 공장이 순차적으로 멈출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가 중국 공장 셧다운 여파로 이날부터 국내 공장들을 순차적으로 가동 중단하는 조치에 들어간 것은 이 같은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이달 9일까지 중국 정부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70%에 해당하는 자국 내 공장, 상점 등을 닫도록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특정 지역에 지진이 나도 수급에 문제가 없도록 여러 지역에부품 공급망을 만들어뒀지만 이번처럼 중국 전역에 문제가 생기니 대책이 없다”며 “특정 한 부품 때문에 완성차 생산에 차질을 빚는 전무후무한 사태에 업계도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중국 정부가 밝힌 대로 공장 셧다운 기간이 9일로 끝날지, 10일 이후엔 실제 몇 개 기업이 가동에 들어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최소 1주일 자동차 못 받는다


현대차 공장을 멈추게 한 와이어링 하네스는 차량의 모든 전장 부품을 연결해주는 전선다발로 무게가 50∼100kg, 원가는 최대 100만 원에 육박하는 필수 부품이다. 전장 부품이 늘어나면서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지만 전선을 일일이 연결해야 하는 노동집약적 부품이라 중국에 생산기지가 몰려 있어서 이번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생산 재개 시점이 불확실해 가동 중단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자동차는 부품 수급 차질로 4일부터 시작해 7일 전면 생산 중단에 들어간다. 울산=뉴스1
4일 오전에는 제네시스의 3개 세단 차종인 G70 G80 G90을 생산하는 울산5공장 가동이 중단됐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평균임금의 70%를 받는 휴업에 합의한 가운데 이날 울산4공장에서는 소형 트럭 포터의 생산도 중단됐다.

5일부터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와 준중형차 벨로스터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이 휴업에 돌입한다. 공장별, 차종별로 생산 중단 시점은 다르지만 늦어도 7일부터는 울산공장을 비롯해 쏘나타와 그랜저를 생산하는 아산공장도 가동을 멈춘다.

중국에 있는 다른 한국 공장에서 같은 부품을 공급받는 쌍용차도 이날 생산 중단에 들어갔다.

자동차 고객들의 차량 인수시점이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안 그래도 5, 6개월 기다렸던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은 최소 1주일 이상 추가로 기다려야 한다. 다른 차량들도 인수시기가 늦어진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생산 중단이 이어질 수 있다. 바이러스 발생지 우한은 중국 자동차 생산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우한에는 닛산, 르노, 혼다 PSA 등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세계 최대 자동차 부품회사 보쉬 공장도 있다.


○ 스마트폰·제약·패션도 비상


중국의 공장 가동 중단은 산업에 전방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셀트리온은 우한시에 중국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짓기로 하고 이르면 4월 기공식을 열 예정이었지만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올해 1분기(1∼3월) 양산에 들어갈 광저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장 가동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시장도 비상이 걸렸다. 박중현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장은 “1일에 문을 열려 했던 광저우 원부자재 시장 개장이 10일로 연기됐고, 중국 내륙 운송이 차단돼 수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동대문시장 상당수 업체들은 영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소비 위축 파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주력 생산 기지가 베트남에 있어 생산에 큰 타격은 없지만 소비 위축을 걱정한다. 지난해 말 개장한 상하이 플래그십 스토어가 영업 중단되는 등 판매 전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내 관광, 유통업계도 내수 침체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GDP 기준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4% 수준이었지만 현재 약 17%로 4배로 늘어난 만큼 경제 충격파도 클 것으로 본다. 블룸버그는 “신종 코로나 사태로 1600억 달러(190조 원)가량 경제 손실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한편 중국의 원유 수요가 약 20% 감소할 것이란 전망에 국제유가도 하락했다. 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2.81% 하락한 배럴당 50.1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월 8일(49.78달러)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김현수 kimhs@donga.com·김도형·신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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