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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대명사’ 현대차 그랜저, 새로운 DNA 입었다…“파격적인 전면 디자인”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입력 2019-10-24 14:29:00업데이트 2023-05-09 19:14:42
현대자동차가 언론을 대상으로 신차급 변화를 거친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전후면 디자인을 비롯해 실내 인테리어와 소재가 크게 달라졌고 전장과 휠베이스도 길어졌다. 특히 이번 부분변경을 통해 그랜저는 브랜드를 새롭게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24일 경기도 화성 소재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에서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디자인 프리뷰를 열었다. 지난 2016년 11월 출시 이후 약 3년 만에 선보인 부분변경 모델이다. 이날 행사와 함께 공식 티저 이미지도 공개했다.

디자인 프리뷰는 철저하게 보안이 유지된 채 진행됐다. 행사장에 입장하는 사람들은 공항 보안검색처럼 줄을 서서 검색장비를 통과했고 주머니와 가방 검사까지 받았다. 스마트폰 카메라는 전·후면에 보안스티커를 붙였고 음성 녹취도 불허했다.

신차 디자인 소개와 발표는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전무)이 맡았다. 이상엽 전무는 먼저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유출된 신차 사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자동차 사진은 각도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데 유출된 사진은 그랜저 부분변경 모델의 매력을 표현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전무는 “이번에 선보이는 그랜저는 현대차의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인 ‘센슈어스 스포티니스(Sensuous Sportiness)’를 적용해 혁신적인 디자인 변화를 거쳤다”며 “비록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성공의 대명사’로 불린 기존 그랜저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DNA를 입히기 위해 공들였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약 40년 동안 지속된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 요소가 더해졌고 차체 크기를 키워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으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했다”며 “경쟁모델을 의식해 유행에 따라가지 않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과감한 디자인으로 완성한 것이 특징”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 철학은 비례와 구조, 스타일링, 기술 등 4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는 데 초점을 맞춘 개념이다. 작년 3월 제네바모터스에서 콘셉트 ‘르 필 루즈(Le Fil Rouge)’를 통해 처음 소개됐으며 올해 선보인 신형 쏘나타에 처음 적용된 바 있다. 센슈어스 스포티니스 디자인은 쏘나타를 거치고 그랜저에 반영되면서 완성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콘셉트카에 적용된 전면부 구조가 양산차에 그대로 이어진 느낌이다.

르 필 루즈에 장착된 그릴과 헤드램프 일체형 디자인을 그랜저에 처음 양산 적용했다. 이 전무는 “단순히 헤드램프가 그릴을 파고 들어온 형태가 아니라 단절됐던 그릴과 헤드램프가 경계를 허물고 통합된 디자인”이라며 “크롬 그릴과 주간주행등이 일체형으로 이뤄진 디자인은 특허로 등록했기 때문에 현대차 만이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릴과 주간주행등, 헤드램프가 일체형으로 구성된 디자인은 향후 출시 예정인 신형 투싼에 적용될 예정이다.
그릴 세부 디자인도 파격적이다. 보석 모양 ‘파라메트릭 쥬얼(Parametric Jewel)’ 패턴으로 꾸며진 것이 특징이다. ‘마름모’ 모양 칩이 규칙적으로 그릴에 박혀있는 독특한 형태다. 헤드램프와 가까운 마름모 칩은 쏘나타에서 선으로 구현됐던 히든 라이팅 램프로 주간주행등(DRL) 역할을 한다. 시동이 꺼져 있을 때는 그릴 일부 디자인이지만 시동을 켜면 DRL이 점등되면서 전면부 양쪽에 별이 떠 있는 모습이 표현된다. 하단 및 좌·우 측면 공기통로는 삼각형 금속 장식으로 꾸며 라디에이터 그릴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차체 크기의 경우 전장이 4990mm로 이전에 비해 60mm 늘어났다. 휠베이스 역시 40mm 길어져 이전에 비해 무릎공간이 넓어졌다. 실제로 뒷좌석에 타보면 보다 넉넉해진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이례적으로 전장을 늘렸다. 현대차 측은 에쿠스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편입되고 아슬란이 단종된 이후 다시 브랜드 플래그십 세단으로 돌아온 그랜저 위상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측면은 새로운 캐릭터 라인을 주목할 만하다. 전면과 중앙까지 이어지는 라인과 리어 휀더 라인이 조합됐다. 특히 이 전무는 후면 휀더에 볼륨감을 주고 캐릭터 라인 조형을 잡아내는 데 수십 번에 걸쳐 시행착오를 거쳤다고 강조했다.

후면부는 기존 그랜저 이미지를 계승하면서 보다 세련된 느낌으로 개선했다. 더욱 얇고 길어진 LED가 좌우램프를 연결한다. 후면 윈도우는 스포츠카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반영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윈도우 폭이 아래로 갈수록 좁아진다. 작은 부분까지 고려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우면서 역동적인 느낌을 살리는 요소라는 설명이다. 또한 새로운 휠 디자인도 공개했다.
실내 역시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였다. 넓고 길게 뻗은 수평 디자인을 중심으로 고급 라운지처럼 꾸몄다고 전했다. 에어벤트는 길고 얇은 디자인이며 크러시패드 하단 실버가니쉬는 64색 엠비언트 무드를 적용해 화려한 이미지를 살렸다. 계기반과 내비게이션은 각각 12.3인치 디스플레이로 이뤄졌고 경계가 없는 심리스(Seamless)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변속기는 기어노브가 없는 전자식 변속버튼(SBW)로 만들어졌으며 공조기와 각종 메뉴 버튼 감도와 디자인이 달라졌다.

이상엽 전무는 “소비자를 위한 진정성을 반영하기 위해 과거 답습이 아닌 혁신과 진보를 선택한 모델로 국내 세단 시장에서 성공방정식을 새롭게 정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과감한 디자인 혁신은 이번이 끝이 아닌 시작”이라며 “전 세계 어떤 디자인보다 기능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논리적인 디자인’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그랜저 6세대 모델은 2016년 11월부터 판매에 들어가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약 34만대가 팔렸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 속에서도 세단 시장을 주도하면서 누적 실적 최다 판매 차종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