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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성열 기자의 CAR & TRACK] 거짓말 같은 코너링…랩타임 단축 욕구가 절로

원성열 기자
입력 2019-10-21 05:45:00업데이트 2023-05-09 19:17:11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는 F1을 통해 증명된 엔지니어링 기술을 대거 적용해 서킷에서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하며, 넉넉한 실내 공간과 장거리 주행의 안락함까지 겸비한 완벽에 가까운 슈퍼카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는 F1을 통해 증명된 엔지니어링 기술을 대거 적용해 서킷에서 독보적인 퍼포먼스를 발휘하며, 넉넉한 실내 공간과 장거리 주행의 안락함까지 겸비한 완벽에 가까운 슈퍼카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서킷 시승기

전용 부품 2200개…탄탄한 차체
과감한 코너링에도 완벽 밸런스
제로백 3.2초…폭발적 가속 감탄
넓은 공간으로 안방 같은 편안함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라는 차종의 특성을 알기 위해서는 먼저 두 가지를 확실하게 이해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고의 럭셔리 브랜드이면서 F1 (포뮬러원)에서 6번의 월드챔피언십을 거머쥔 모터스포츠의 최강자라는 것. 그리고 메르세데스-AMG는 벤츠가 1950년대부터 시작한 레이싱 DNA를 극대화한 고성능 서브 브랜드라는 점이다. 이처럼 강력한 레이싱 DNA에 장거리 주행시의 안락함까지 더한 GT(그랜드 투어러) 콘셉트를 접목한 모델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다. 용인 AMG 스피드웨이에서의 서킷 주행 소감부터 말하자면 현재 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포르쉐 파나메라를 긴장시킬만한 충분한 성능과 매력을 갖췄다.

● 서킷과 일상 아우르는 고성능 4도어 스포츠카

보통 슈퍼카라고 하면 제로백 3초대의 고성능차를 말한다. 모두의 시선을 끌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지녔고 서킷 주행에서는 더 없이 짜릿하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사실 일반도로에서는 좀 ‘피곤’하다. 안정적인 고속 주행과 고속 코너링을 위해 ‘안락함’을 상당 부분 포기한 세팅을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거리 여행이라도 하려면 거의 없다시피 한 트렁크 공간 때문에 1박2일 일정으로 짐을 싸 여행을 떠나는 것도 어렵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고, 고속 주행의 매력도 누리기 원하는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탄생한 차가 바로 ‘고성능 4도어 쿠페’다. 레이싱 트랙을 압도하는 강력한 퍼포먼스, 매력적인 디자인, 데일리카 혹은 장거리 여행까지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일상에서의 슈퍼카인 셈이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내부 모습.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내부 모습.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 제로백 3.2초, 아찔하면서 안정적인 퍼포먼스 인상적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는 메르세데스-AMG가 독자개발한 첫 4-도어 스포츠카다. 이번 시승 모델은 4.0리터 V8 바이터보 엔진(M177)과 AMG MCT 9단 스포츠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 출력 639마력, 최대 토크 91.7kg.m의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하는 63 S 4MATIC+이다. 기본적인 서킷 주행 트레이닝을 받지 않았다면 함부로 타서는 안 될 정도의 고성능 모델이다. 최고속도는 무려 315km다.

기대감을 안고 차에 올랐다. V8 엔진을 형상화한 감각적인 인테리어와 12.3 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로 이루어진 와이드 스크린 콕핏이 운전자를 반긴다. 실내에 앉기만 해도 만만치 않은 차라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경하고 본격적으로 서킷에 올랐다. AMG 스피드웨이는 메인 직선 구간보다 중고속 코너 구간에서 더 빠른 스피드를 낼 수 있다. 이 구간에서 내리막 코너 브레이킹 포인트까지 가속하니 200km를 쉽게 넘는다. 이마저 성능의 60% 정도만 끌어냈을 때의 속도다.

코너 직전에서 급브레이킹을 할 때의 하중 이동은 더할 나위 없이 안정적이고, 평소보다 더 과감하게 코너를 돌아나갔는데도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했다. 사실 이 코너에서 이 정도 속도로 돌 수 없는 실력이지만 레이싱 스킬이 단숨에 2∼3단계는 업그레이드 된 듯한 착각을 심어줄 만큼 출중한 능력을 보여줬다.

관성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듯한 성능의 비결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차체에 있다. AMG 전용 부품만 2200개가 사용됐고, 추가 강성을 위해 앞뒤, 언더바, 알루미늄 등을 통해 강성을 보강했다.


시승 모델인 63 S 4MATIC+에는 고속 주행 및 코너링에서의 접지력 상실로 인해 한쪽 바퀴가 과도하게 미끄러지는 것을 제어해주는 리어-액슬 리미티드-슬립 디퍼렌셜이 장착되어 있다. 지면을 꽉 움켜쥐고 달리는 듯한 안정감의 비결이 여기에 있다. 한 번도 시도해보지 않았던 코너 진입과 탈출을 할 때도 이토록 부드러운 코너링이라니…, 자꾸만 랩타임을 단축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매력적이다.

다운포스 에어 브레이킹도 보이지 않게 주행 실력을 업그레이드해 주는 장치다. 브레이킹과 코너링에서 빠르게 제동할 수 있게 하는 기능으로 차의 속도와 상황에 맞게 능동적으로 리어 윙의 단계가 조절된다. 80개가 넘는 세부 데이터와 트랙 시간 기록 등을 상세분석해주는 트랙 페이스 기능도 장착되어 있다. 앞 좌석에 2명이 탑승하고 골프백 3개와 보스턴백 2개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도 확보되어 있다.

서킷 주행을 마치자 다른 스포츠카와 달리 피로감도 확실히 덜 느껴졌다. 스피드, 파워, 럭셔리, 장거리 투어링을 모두 만족시키는 궁극의 일상용 슈퍼카라 부를 만하다.

용인|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