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배터리 공급 홍수로 줄도산… 한국 3社엔 기회

황태호 기자

입력 2019-01-29 03:00:00 수정 2019-01-2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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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급량, 수요의 3배 넘어… 1, 2위 제외한 후발 업체들 도태
내년엔 정부 보조금도 없어져
한국 기업은 연일 글로벌 수주… 경쟁력 높아 中 업체들 제칠듯



든든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승승장구하던 중국의 전기차용 배터리 업계가 공급 과잉과 낮은 품질로 위기에 놓였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는 2020년 이후 펼쳐질 정면승부에서 한국 기업에 밀릴 수 있다는 ‘한국 경계론’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28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중국 시장의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는 지난해 30GWh(기가와트시)에 비해 24GWh 늘어난 54GWh에 이를 전망이다. 공급량 증가폭은 더 크다. 작년(134GWh) 대비 30GWh 늘어난 164GWh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내 수요는 물론이고 글로벌 전체 수요도 넘어서는 수치다. 보고서는 “공급 과잉 현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지난해 기준 세계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의 32%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중국 정부는 2012년부터 자국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차별 지급하며 산업을 키워 왔다. 하지만 이는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자국 시장에 머무르는 역효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을 받는다. 2020년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2017년부터 단계적 축소가 시작되면서 한때 세계 4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였던 옵티멈나노가 지난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는 등 1, 2위를 제외한 후발주자들이 도태되기 시작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1위 기업인 CATL을 제외하면 모두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의미 있는 규모의 수주를 따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품질 논란도 연일 제기되고 있다. 현지 매체 전지중국망에 따르면 중국 시장관리감독총국은 2018년 7개 BYD, 베이징신에너지차 등 7개 완성차 업체가 중국에서 배터리 성능 및 안전 문제로 총 13만5751대 규모의 리콜을 실시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한 해 판매량 100만8000여 대의 13%가 넘는 규모다. 배터리 문제로 인한 화재사고 발생 빈도도 판매량과 비례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정부와 업계는 2020년 보조금 폐지를 앞두고 부쩍 긴장하고 있다. 연일 글로벌 수주를 터뜨리고 있는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면 속수무책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신궈빈(辛國斌) 중국 공업신식산화부 부부장은 최근 자국 내 베터리업체를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한국이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향후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배터리 시장 관리감독을 강화해 중국 업계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세계 1위 기업 CATL의 쩡위췬(曾毓群) 사장도 최근 공식 석상에서 “배터리 사업 상황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수주량을 부쩍 늘리면서 중국 기업을 하나둘 제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과 삼성SDI가 옵티멈나노, 궈쉬안테크(國軒高科) 등 중국 기업을 제치고 세계 시장 4, 5위에 올랐다. 또 LG화학이 지난해 4분기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흑자를 내면서 수익성도 확보하기 시작했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국내 배터리 제조 3사를 경계하는 보도가 하루에도 2, 3건씩 나온다”며 “새로운 무역장벽이 또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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