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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렌토·코란도·티볼리 ‘시트 녹’ 리콜 가능성은?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15-08-29 09:00:00업데이트 2023-05-10 04:06:05
<올 뉴 쏘렌토 2열 시트 하부에 녹이 올라오고 있다. 운전자 제공><올 뉴 쏘렌토 2열 시트 하부에 녹이 올라오고 있다. 운전자 제공>
최근 올 뉴 쏘렌도·뉴 코란도C·티볼리 등 일부 국산 인기 스포츠유틸리티(SUV) 시트 내 철제 부품 녹 발견과 관련해 제작사와 차주들이 마찰을 빚고 있다. 업체들은 이번 부식이 안전운전과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들은 새 차에서 녹이 나오는 건 납득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는 신형 쏘렌토와 코란도 2열 시트 녹에 대한 신고가 계속해서 접수되고 있다. 특히 이달에만 300건을 바라볼 정도로 소비자 불만은 절정에 달했다. 이중 쏘렌토는 263건, 코란도 21건.

이 같은 문제는 해당 SUV 온라인 동호회에서 먼저 불거졌다. 이후 차주들이 받은 새 차에서 녹이 속속 확인되면서 집단 움직임으로 번진 것. 한 쏘렌토 동호회원은 “비슷한 사례를 접하고 내차도 확인해봤는데 역시나 2열 시트 판넬에 녹이 슬어있었다”며 “심지어 매장에 진열된 차량도 부식을 확인했다는 목격담까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 정비소에 가도 별 볼일 없어 정부기관 도움을 요청한 상태”라고 호소했다. 실제로 해당 차량 제작사인 기아자동차와 쌍용자동차의 정비소에서는 부식에 대한 본사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을 돌려보내면서 이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문제의 차량들은 2열 시트 내부 백 플레이트 재질에 일반 강판을 쓴다. 이 강판은 차량 시트 전문 제조업체인 대원강업이 포스코로부터 철제 부품을 받아 재가공하는데, 이 과정에서 방청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원강업 관계자는 “제작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단가를 맞추려면 원가절감을 해야 할 때가 있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수입차 역시 시트 판넬 방청을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부식이 리콜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자동차 리콜을 관할하는 국토교통부가 이전에도 시트 프레임 부품 부식에 대해 무상 수리로 방향을 정했기 때문이다. 국내 자동차관리법 36조 및 시행규칙 57조에 따르면 자동차의 제작과정에서 안전기준에 관한 규칙에 적합하지 않아 결함이 반복적으로 다수의 자동차에 발생한 경우 업체 자발적으로 또는 당국의 명령에 의해 결함시정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당시 국토해양부 자동차운영과는 시트 프레임 녹이 자동차관리법상 리콜 기준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 지난 2012년 BMW 1시리즈(58대) 3시리즈(5006대)의 무상 수리를 권고한 바 있다.
일부 뉴 코란도C 2열 좌석 하부 철제 부품에 녹이 슬어있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 제공일부 뉴 코란도C 2열 좌석 하부 철제 부품에 녹이 슬어있다. 자동차결함신고센터 제공

또한 리콜이 내려질 경우 일이 복잡해진다. 한국에서 리콜이 결정되면 해외 딜러에게도 통보해 같은 조치가 이뤄져야하는 것. 현재 해당 SUV들은 유럽, 북미 등 세계 주요국가에 인기리에 팔리고 있는데, 만약 수출물량에도 같은 시트제조업체 제품이 장착됐다면 녹에 대해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제조사들은 해당 부품의 작업 과정을 파악 중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북미에서 출시된 쏘렌토는 미국 현지공장에서 만든다”며 “2열 시트에 어떤 부품이 들어갔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도 “코란도와 티볼리는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다”며 “차량 부품 생산 및 장착 과정을 알아보고 있다”고 해명했다.

제작사들은 이번 사태가 안전운전에는 지장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직접적인 수분과 접촉이 없어 장시간 사용해도 시트 내구성 및 안전에 문제가 없다 ▲또한 정상적인 사용 중에는 커버로 감싸기 때문에 녹가루는 비산되지 않는다 ▲이미 출하가 된 차량에 대한 조치 방법은 추후 대책이 수립되면 시행할 예정이라는 등의 답변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차량 부품 녹과 관련해 국내에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종훈 한국자동차품질연합 대표는 “1년 미만 새 차에서 녹이 스는 현상은 누구라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며 “소비자가 쉽게 볼 수 없는 부품이라도 추후 문제가 발생되지 않도록 확실한 제작 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진수 동아닷컴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