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쇠 수컷 쥐 수명 70% 연장”…두 약물 조합, 현대판 ‘불로초’ 될까?
박해식 기자
입력 2025-12-05 14:21
옥시토신과 Alk5 억제제 병용 시, 늙은 수컷 생쥐 수명이 70% 향상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불로장생(不老長生)을 꿈꾼 진시황이 그토록 원했으나 끝내 찾지 못한 불로초를 현대과학이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최근 학술지 노화(Aging)에 ‘노쇠한 고령 생쥐에서 성별에 따른 장기적 노화 역전’(Sex-specific longitudinal reversal of aging in old frail mice)이라는 제목의 논문이 게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UC 버클리) 과학자들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옥시토신(oxytocin)과 Alk5 억제제(Alk5 inhibito)를 병용 투여하자 노쇠한 고령 수컷 생쥐에서 수명과 전반적 건강 상태가 크게 향상됐음을 보여준다.
반면 암컷 생쥐에게서는 같은 ‘회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성별 간 생물학적 차이가 노화 치료의 작용 방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주요 생물학적 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두 가지 약물 병용 전략을 모색했다. 이는 단순히 노화를 억제하는 ‘항노화(anti-aging)’가 아니라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를 젊은 상태에 가깝게 복원하는 개념인 ‘노화 역전’ 연구다.
옥시토신은 뇌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이자 신경전달 물질로 사람 간 신뢰·유대감·애착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흔히 ‘사랑의 호르몬’이라고 불린다. 출산 시 분만을 유도하고 수유 시 모유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다.
최근 노화 지연, 회복력 향상, 염증 완화 효과 등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에 대한 탐구가 이뤄지고 있다.
Alk5 억제제는 TGF-β 신호가 지나치게 활성화되는 것을 막는 약물이다. ‘형질 전환 성장 인자 베타’라고 번역되는 TGF-β는 세포의 성장·염증·면역·조직 회복을 조절하는 강력한 신호 단백질이다. 젊을 때 TGF-β는 조직 회복을 돕고, 상처가 나면 면역 반응 조절, 세포가 필요할 때 성장하도록 조절 등 적절한 수준에서 작동한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 노화한 조직에서는 TGF-β가 과도하게 증가하는데, 이는 염증·섬유화·회복력 저하·간과 근육 같은 조직의 기능 저하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
Alk5 억제제는 노화 탓에 과도하게 작동하는 TGF-β 신호를 감소시켜 조직 건강을 회복하는 데 사용하는 약물이다.
옥시토신과 Alk5 억제제 병용 시, 늙은 수컷 생쥐 수명이 70% 향상됐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연구진은 25개월(사람 나이 75세에 해당) 된 노쇠한 수컷 생쥐에 ‘옥시토신+Alk5 억제제’(OT+A5i)를 정기적으로 투여했다.
그 결과 병용 약물 투여 수컷 쥐는 치료를 받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투여 시점부터 기대 수명이 73% 증가했다. 사망 위험은 3분의 1로 낮아졌다.
또한 체력, 민첩성, 단기 기억 등 건강수명 또한 크게 개선되었다.
하지만 암컷에게선 수명 연장이나 지속적 건강 개선과 같은 ‘노화 역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중년 암컷 생쥐에서 가임력 향상이라는 긍정적 효과가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노화 중재의 효과가 성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연구자들은 짚었다.
이러한 약물 조합을 인간에게 적용할 수 있을까?
연구진은 옥시토신은 이미 미 식품의약청(FDA) 승인을 받은 약물이고, Alk5 억제제 역시 암 치료제로서 임상시험 단계에 있어, 이 조합 치료가 장차 인간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매우 노쇠한 고령 수컷 생쥐에서 강력한 효과가 확인됨에 따라, “OT+A5i는 미래에 고령의 노쇠한 남성의 수명과 건강수명을 유의미하게 연장할 수 있는 유망하고 임상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65세 이상 지원자 20명을 모집해 임상시험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연구논문 주소: http://dx.doi.org/10.18632/aging.206304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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