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진료부터 재활까지 원스톱으로… 지방의료 접근성 높일 것”
홍은심 기자
입력 2025-05-21 03:00 수정 2025-05-21 03:00
‘노인성 난청’ 치료와 재활
정성욱 동의의료원 인공와우센터장… 부산경남권 난청 치료 인프라 구축
중장년 난청 유병률 증가하는 추세… 고도 난청, 인공와우 수술 고려해야
언어치료실 등 진료 프로세스 구축… 청각 훈련 앱 개발해 재활치료 도와
부산·경남 지역의 난청 환자를 진료하는 정성욱 동의의료원 인공와우센터 센터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최근 동아대병원에서 자리를 옮겼다. 홀로 400건이 넘은 인공와우 수술을 진행한 정 센터장은 “지방 거점 도시에도 난청 재활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노인 인구가 늘면서 난청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18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40세 이상 성인의 난청 유병 현황(2019∼2023)’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40세 이상 성인의 중증도 이상 난청 유병률은 남자 17.8%, 여자 13.6%, 경도 난청은 남자 30.9%, 여자 23.4%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난청 유병자도 늘어 70대 이상에서는 남자의 52.9%, 여자의 40.7%가 중등도 이상 난청을 앓고 있었다.
청력 손실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최근 동아대병원에서 동의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부산·경남 지역의 난청 환자를 진료하는 정성욱 인공와우센터 센터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을 만나 난청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부산·경남의 난청 환자 비율이 어떤가.
“우스갯소리로 부산은 ‘노인과 바다’라는 말이 있다. 부산·경남은 광역시도 중에서도 고령화 비율이 높은 편이다. 병원 대기실만 봐도 노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60대가 되면 100명 중 한 명이 고도 이상 난청이 된다. 노인성 난청은 생활 속 불편감을 넘어 대화 단절, 우울증 등을 유발하며 삶의 질이 떨어진다.”
―난청은 왜 생기나….
“소리는 공기를 타고 귓속으로 들어가 고막을 진동시킨다. 이 진동이 귓속뼈인 ‘이소골’을 통해 달팽이관에 전달돼 청세포를 자극하면 소리로 인식된다. 나이가 들면 달팽이관의 청세포가 손상되고 청신경이 퇴화하면서 청력이 저하된다. 그런데 이러한 청력 저하가 정상적인 속도를 벗어나 빠르게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를 노인성 난청이라고 한다.”
―치료 방법과 비용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난청은 경도, 중등도, 고도, 심도로 구분된다. 26∼40㏈ HL의 경도 난청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지만 40㏈ HL 이상의 중등도 난청부터는 보청기 착용이 필요하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해 사용자의 청력을 개선하는 기기다. 가벼운 난청부터 중등도 난청까지 다양한 수준의 난청에 적용될 수 있다. 고도(70㏈ HL 이상) 난청부터는 인공와우 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와우는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장치다. 고도에서 심도 난청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외과적 수술을 통해 측두골 속에 이식된다. 기능을 하는 청신경이 남아 있는 경우에 효과적이고 보청기로도 소리 인지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적합하다. 비용은 한쪽에 인공와우를 이식하는 데 2500만 원 정도다. 이 중 본인 부담은 성인이 500만 원 정도다.”
―난청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꺼리는 노인들이 많다. 이유가 있나.
“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가 다수다. 치료를 망설이는 이유는 심리적, 물리적 장애물 때문이다. 가장 큰 심리적 이유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다. 또한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여러 번의 검사가 필요하다. 이런 번거로움도 수술을 망설이는 이유가 된다. 의료 접근성도 치료의 장애가 된다. 부산·경남의 경우 난청 전문 메디컬센터 부재로 서울과 수도권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난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 후에는 관리와 재활이 필수다. 그러나 서울 수도권 대형병원에서도 수술 후 재활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도권 병원 쏠림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료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지방 거점 도시에 난청 재활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이 절실하다. 진료, 청력검사, 언어 검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돼야 보청기가 필요한 환자와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구분할 수 있다. 인공와우 수술은 통상 1시간 반 수술, 2박 3일 입원, 부분마취도 가능한 수술이다.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 병원이면 충분히 수술이 가능하다. 최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으로 난청과 비중증 환자의 수술이 어려워졌다. 동의의료원에서는 인공와우센터에 수술 전 평가와 정확한 수술 계획 수립, 재활을 위해 청력검사실, 언어치료실, 인공와우 매핑실, 등 전문 검사실과 체계적 진료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수술 후 청각 재활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직접 만들었다고 들었다.
“인공와우 수술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경험 많은 전문가의 수술이 중요하다. 인공와우 이식을 위해서는 달팽이관에 작은 구멍을 내고 전선을 넣어야 한다. 달팽이관에 작은 손상도 없이 전선을 삽입해야 하는 고도로 정밀한 과정이다. 수술 후에는 정확한 매핑과 청각 재활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언어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환자의 언어 능력을 지속해서 높여야 한다. 수술 후 매핑 과정, 꾸준한 언어치료도 수술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효과적인 언어 재활을 위해서는 가까운 사람과 매일 대화를 하면서 듣기 훈련을 해야 한다. 독거 노인이 많은 현실을 고려해 언어치료센터와 협업해 재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최근 동의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인공와우 첫 수술을 했다고….
“20세 여자 환자였다. 부모가 모두 선천성 난청을 앓고 있었다. 선천성 청력 소실 상태로 두 살때 한쪽 귀에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이번에 나머지 한쪽도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한쪽 인공와우로는 소음 상황에서 시끄러워지면 말을 못 알아듣고 소리가 났을 때 어디에서 나는지 입체감을 상실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현재 재활 훈련 애플리케이션으로 언어 재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동의의료원에서 현재의 인공와우센터를 확장해 진료, 검사, 수술 뿐만 아니라 재활까지 한 공간에서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많아서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다. 치료에 대한 심리적, 물리적 허들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정성욱 동의의료원 인공와우센터장… 부산경남권 난청 치료 인프라 구축
중장년 난청 유병률 증가하는 추세… 고도 난청, 인공와우 수술 고려해야
언어치료실 등 진료 프로세스 구축… 청각 훈련 앱 개발해 재활치료 도와

노인 인구가 늘면서 난청 환자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18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40세 이상 성인의 난청 유병 현황(2019∼2023)’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40세 이상 성인의 중증도 이상 난청 유병률은 남자 17.8%, 여자 13.6%, 경도 난청은 남자 30.9%, 여자 23.4%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난청 유병자도 늘어 70대 이상에서는 남자의 52.9%, 여자의 40.7%가 중등도 이상 난청을 앓고 있었다.
청력 손실은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최근 동아대병원에서 동의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부산·경남 지역의 난청 환자를 진료하는 정성욱 인공와우센터 센터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을 만나 난청과 치료법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부산·경남의 난청 환자 비율이 어떤가.
“우스갯소리로 부산은 ‘노인과 바다’라는 말이 있다. 부산·경남은 광역시도 중에서도 고령화 비율이 높은 편이다. 병원 대기실만 봐도 노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60대가 되면 100명 중 한 명이 고도 이상 난청이 된다. 노인성 난청은 생활 속 불편감을 넘어 대화 단절, 우울증 등을 유발하며 삶의 질이 떨어진다.”
―난청은 왜 생기나….
“소리는 공기를 타고 귓속으로 들어가 고막을 진동시킨다. 이 진동이 귓속뼈인 ‘이소골’을 통해 달팽이관에 전달돼 청세포를 자극하면 소리로 인식된다. 나이가 들면 달팽이관의 청세포가 손상되고 청신경이 퇴화하면서 청력이 저하된다. 그런데 이러한 청력 저하가 정상적인 속도를 벗어나 빠르게 찾아오는 경우도 있다. 이를 노인성 난청이라고 한다.”
―치료 방법과 비용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난청은 경도, 중등도, 고도, 심도로 구분된다. 26∼40㏈ HL의 경도 난청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생활이 가능하지만 40㏈ HL 이상의 중등도 난청부터는 보청기 착용이 필요하다. 보청기는 소리를 증폭해 사용자의 청력을 개선하는 기기다. 가벼운 난청부터 중등도 난청까지 다양한 수준의 난청에 적용될 수 있다. 고도(70㏈ HL 이상) 난청부터는 인공와우 이식을 고려해야 한다. 인공와우는 소리를 전기신호로 변환해 청신경을 직접 자극하는 장치다. 고도에서 심도 난청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외과적 수술을 통해 측두골 속에 이식된다. 기능을 하는 청신경이 남아 있는 경우에 효과적이고 보청기로도 소리 인지가 불가능한 환자에게 적합하다. 비용은 한쪽에 인공와우를 이식하는 데 2500만 원 정도다. 이 중 본인 부담은 성인이 500만 원 정도다.”
―난청 진단을 받고도 치료를 꺼리는 노인들이 많다. 이유가 있나.
“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도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가 다수다. 치료를 망설이는 이유는 심리적, 물리적 장애물 때문이다. 가장 큰 심리적 이유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이다. 또한 건강보험 적용을 받으려면 여러 번의 검사가 필요하다. 이런 번거로움도 수술을 망설이는 이유가 된다. 의료 접근성도 치료의 장애가 된다. 부산·경남의 경우 난청 전문 메디컬센터 부재로 서울과 수도권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도 나타난다. 인공와우 수술을 한 후에는 관리와 재활이 필수다. 그러나 서울 수도권 대형병원에서도 수술 후 재활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도권 병원 쏠림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의료 접근성이 좋아야 한다. 지방 거점 도시에 난청 재활을 위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이 절실하다. 진료, 청력검사, 언어 검사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돼야 보청기가 필요한 환자와 인공와우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구분할 수 있다. 인공와우 수술은 통상 1시간 반 수술, 2박 3일 입원, 부분마취도 가능한 수술이다.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는 병원이면 충분히 수술이 가능하다. 최근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으로 난청과 비중증 환자의 수술이 어려워졌다. 동의의료원에서는 인공와우센터에 수술 전 평가와 정확한 수술 계획 수립, 재활을 위해 청력검사실, 언어치료실, 인공와우 매핑실, 등 전문 검사실과 체계적 진료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수술 후 청각 재활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도 직접 만들었다고 들었다.
“인공와우 수술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먼저 경험 많은 전문가의 수술이 중요하다. 인공와우 이식을 위해서는 달팽이관에 작은 구멍을 내고 전선을 넣어야 한다. 달팽이관에 작은 손상도 없이 전선을 삽입해야 하는 고도로 정밀한 과정이다. 수술 후에는 정확한 매핑과 청각 재활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동시에 전문적이고 지속적인 언어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환자의 언어 능력을 지속해서 높여야 한다. 수술 후 매핑 과정, 꾸준한 언어치료도 수술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효과적인 언어 재활을 위해서는 가까운 사람과 매일 대화를 하면서 듣기 훈련을 해야 한다. 독거 노인이 많은 현실을 고려해 언어치료센터와 협업해 재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최근 동의의료원으로 자리를 옮기고 인공와우 첫 수술을 했다고….
“20세 여자 환자였다. 부모가 모두 선천성 난청을 앓고 있었다. 선천성 청력 소실 상태로 두 살때 한쪽 귀에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이번에 나머지 한쪽도 인공와우 수술을 했다. 한쪽 인공와우로는 소음 상황에서 시끄러워지면 말을 못 알아듣고 소리가 났을 때 어디에서 나는지 입체감을 상실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현재 재활 훈련 애플리케이션으로 언어 재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동의의료원에서 현재의 인공와우센터를 확장해 진료, 검사, 수술 뿐만 아니라 재활까지 한 공간에서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많아서 유튜브도 운영하고 있다. 치료에 대한 심리적, 물리적 허들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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